멘붕: 은어의 일종. “멘탈(mental) 붕괴”의 약어로서 약한 정신적인 충격을 의미한다. 그러나 트라우마와 같은 실제적인 정신적인 충격 보다는 굉장히 웃기는 상황, 황당한 상황, 어이없는 상황등으로 인한 가벼운 심리적 놀람의 상태를 재밌게 표현하고자 할 때 이용된다. (출처: 위키백과)

멘탈붕괴란 말은 인터넷 사이트 디씨인사이드의 스타크래프트갤러리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가장 유력하다. 영미권 표현인 mental breakdown의 번역에서 온 표현으로 정신을 뜻하는 멘탈과 한자인 붕괴를 합쳐서 생겨난 말이다. 

처음에는 소수의 누리꾼들만 사용하던 말이 지금은 ‘멘붕’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빈번하게 쓰이고 있다. 인터넷은 물론이고 TV에서도 버젓이 멘탈붕괴란 말이 자막으로 나올 정도다. 심지어는 기사에서도 ‘OO 멘탈붕괴’가 제목으로 쓰이니, 말 그대로 온 세상이 멘붕이다.

SBS 런닝맨에 나온 멘탈붕괴 자막 ⓒ 아츠뉴스


멘붕이 이렇게까지 유행어가 된 원인에 대해 박성수 씨(24)는 ‘현실이 멘붕 그 자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멘붕은 정신적으로 힘들어진 세상을 반영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는 그는 “입시생들은 입시 스트레스로 멘붕을 겪고, 우리 대학생들은 취업스트레스로 멘붕을 겪는다. 이런 상황에서 멘붕이란 말이 유행하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유행어란 한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관점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거다.

반면 남지영 씨(23)는 이런 신조어의 무분별한 사용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애초에 멘탈과 붕괴의 뜻이 정확히 맞지 않는데 억지로 두 단어를 끼워 맞춰서 왜곡되는 느낌”이라며 “이런 얼토당토않은 말을 마구잡이로 쓰다 보면 의사소통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남 씨는 “신조어가 나오면 상대적으로 신조어에 둔감한 사람들은 대화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들어 신조어의 사용에 신중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실제로 대화에서 소외되기 싫어서 신조어를 쓴다는 김미나 씨(24)는 “(멘붕이란 말을 듣고)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고 부정적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고 했다. 김 씨는 “특히 중, 고등학생 과외를 하다 보니 과외 학생들과 이야기가 통하려면 멘붕 같은 신조어를 알아야 한다”며 “늙어 보이기 싫어서 쓰게 되는 부분도 있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신조어는 여러 이유에서 생겨난다. 그때까지 없던 물건이나 개념을 표현할 필요성이 있을 때, 같은 사물을 신선하게 또는 완곡하게 표현할 필요가 있을 때, 혹은 기존의 단어에 새로운 의미가 추가되었을 때 우리는 신조어를 만들어낸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과 관련된 ‘카톡’이라던가 ‘앱’이라던가 하는 단어들은 과거에는 없던 물건에서 파생된 신조어다. 이태백은 당나라 현종 때의 시인으로 기존에 있던 말이었지만 오늘날 ‘이십대 태반이 백수’의 줄임말로 더 유명하다. 이렇듯 필요와 상황에 따라 생겨난 신조어가 있는 반면 감탄사의 대용으로 쓰이는 ‘뙇’이나 병신 같은 맛인지 병신 맛 좀 볼래 인지의 줄임말로 쓰이는 ‘병맛’ 등은 그 의미와 유래가 모호한 신조어다.

멘붕은 따지자면 후자에 가깝다. 특별히 어떤 사회현상을 반영한 말도 아니고 새로운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말도 아니다. 사정이 이럴진대 멘붕이 유행어라는 이유만으로 너도나도 쓰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 깊이 있는 고찰이 필요한 시점이다. 말 한마디에 뭘 그리 의미부여를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에 대하여, 세종대왕님이 지하에서 멘탈붕괴하여 통곡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