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파티는 참신한 아이템이었다. 김상민 의원, 이준석 전 비대위원, 손수조 당협위원장 이렇게 3명의 젊은 정치인들이 20~30대와 어울리면서, 소풍 온 듯한 분위기에서 직접 소통하고 공감하는 행사는 새누리당에게 ‘젊은’ 이미지를 부여했다. 정치에 대한 거부감을 없애고, 보수 진영에 대한 젊은이들의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행사라는 점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또한 빨간 파티에선 젊은이들의 자발적 참여를 강조한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기존의 정치·사회 행사는 정당이나 대기업 주최로 이루어졌고, 젊은이들은 그 속에서 주로 머릿수만 채워주며 이용당할 뿐이었다. 그러나 빨간파티는 누군가의 지시를 받지 않고, 참여자들 스스로가 콘텐츠를 만들어나간다. 젊은이들이 직접 주체가 되며, 당의 지원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빨간파티가 ‘빚 좋은 개살구’ 처지에 놓일지도 모르게 생겼다. 새누리당에서 빨간 파티를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의 삼성동 자택에서 여는 것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2030 젊은이들이 주체적으로 열어가던 행사가, 결국 우려했던 대로 ‘새누리당 홍보 행사’로 전락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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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위원장은 ‘불통’의 대명사다. 당연히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도 부족했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집을 개방하고, 젊은 세대들과 이야기하는 단발성 행사를 가진다고 하니, 그 진정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 단순히 표를 위해 ‘쇼’를 한다는 인상이 짙다.  ‘쇼’를 왜 굳이 빨간 파티의 형식을 빌려서 하려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 

박 전 위원장의 집에 아무나 들어갈 수 있겠는가? 무작위가 아니라, 선발 된 젊은이들만 박 전 위원장의 집에서 소통하는 척 할 수 있을 것이다. 행사가 어느 정도는 형식적이고 어색한 분위기속에서 진행될 것도 자명한 일이다. 박 위원장의 집에서 빨간 파티를 여는 순간, 빨간 파티 본래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박근혜 캠프의 선거 전략에 이용될 뿐, 젊은 세대들의 주체적인 정치문화를 만드는 행사와는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빨간 파티의 블로그에 가면 행사 취지에 ‘단순히 젊은층을 향한 새누리당의 지지기반 확대차원에 한정되어 있지 않다.’라고 쓰여져 있다. 주최자인 이준석 전 비대위원은 “진정한 친구가 먼저 되겠습니다.” 가 빨간 파티의 1단계 슬로건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당을 떠나서, 젊은 세대들과 함께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나가려던 의지가 있는 행사였다. 그러나 박 전 위원장의 집에서 빨간 파티를 하는 순간, 빨간 파티는 단순히 새누리당 지지세를 늘리는 행사가 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빨간 파티의 주최자들이 평범한 2030들과 친구가 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