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50을 맞아, 고함20에서는 대선주자 5인에 대한 생각을 ‘20대가 보는 대선주자’라는 주제에 담아냈습니다. 20대의 시각에서 대선주자 5인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한 후, 장점과 단점, 바라는 점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대선주자들의 청년 정책을 비교하면서, 어떤 후보가 청년 문제 해결에 더 많은 관심을 쏟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사실 정치인들이 다 고만고만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들이 들고 나왔다는 정책은 더 고만고만하다. 차이가 없어 보인다는 얘기다. 지켜질 약속인지 낚시용으로 던져 본 ‘미끼’인지도 불명확하다. 그럴수록 더욱 더 깊게 현미경을 들이대야 한다. 그러면 후보자들의 공약 간의 미세하고 사소하지만 중요한 차이들이 드러나게 마련이다.




19대 대통령 선거가 150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대선 예비후보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경선 레이스가 시작되었고, 재야의 안철수의 행보도 심상치 않다. 대선 주자들은 얼마나 실효성 있고 비전 있는, 20대 청년 정책을 가지고 있을까. 이들은 20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얼마나 공들인 공약을 내놓았을까. 대선주자 20대 정책의 중간 성적표를 고함20이 정리, 논평했다.



*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5명의 대선주자, 임태희, 박근혜, 김태호, 안상수, 김문수 예비후보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8명의 대선주자 중 상위권으로 꼽히는 손학규, 문재인, 김두관, 정세균 예비후보, 그리고 안철수 원장의 공약을 조사하였다. 정당 정치인 후보들의 경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출마선언문, 정책발표문 등을 조사하였으며, 안철수 원장의 경우 <안철수의 생각>의 내용을 참고했다.



임태희 박근혜 김태호 안상수 김문수 손학규 문재인 김두관 정세균 안철수






‘복붙’ 일자리 정책, 해답 아직 안 나왔다



청년, 20대의 가장 큰 고민은 아무래도 취업 문제일 것이다. 취업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스펙을 쌓고, 더 좋은 대학에 가려하고, ‘살인적 등록금’도 감수하려 하는 악순환을 감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사회 구조는 ‘부모님’들의 등도 휘게 하고 나아가 국가 전반적인 자원의 낭비도 일으키고 있다. 그래서 예비 대선후보들의 제대로 된 일자리 정책이 절실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혁신적인 해답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다.



서로의 공약을 복사해서 붙여넣기 한 것 같은 동일한 언어들이 팽배하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확립하겠다는 정책은 민주통합당의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예비후보는 물론 새누리당의 김태호, 안상수 예비후보의 정책 발표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이와 유사한 비정규직 차별 철폐 공약은 새누리당 임태희 예비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예비후보 등이 내놓았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추가 창출 제안 역시 ‘저녁이 있는 삶’의 손학규 예비후보는 물론, 새누리당 안상수 예비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김두관 예비후보 등이 주장했다. 최저임금을 올리겠다는 약속도 민주통합당 문재인, 정세균 예비후보 등이 내놓았는데, 새누리당 임태희 예비후보의 경우 최저임금을 2배 인상해 88만원 세대를 ‘150만원 세대’로 만들겠다는 구체적인 공약을 펴 눈길을 끈다.



대선 예비주자들은 일자리 문제를 국정 현안 중 최고의 문제로 규정하고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예비후보는 3대 핵심과제 중 하나를 ‘일자리 창출’로 규정했고, 민주통합당 손학규 예비후보는 2020년까지 70%의 고용률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예비후보는 ‘일자리 혁명’을 일으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거창한 ‘큰소리’와는 다르게 공약과 정책의 내실은 아직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예비후보가 같은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데다, 이러한 정책들은 대선 이전에도 수년간 반복되어 온 인상이 짙기 때문이다. 아예 참신한 정책 혹은 반복된 정책이더라도 구체성이 더해진, 믿음이 가는 일자리 문제에 대한 비전이 조속히 등장해야 할 것이다.




정리: 고함20




최악의 일자리 정책은 박근혜, 김태호, 김문수



민주통합당 김두관 예비후보의 일자리 정책은 그나마 차별점이 있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제정해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공기관이 일정 비율 이상의 청년을 의무고용토록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으며, 실업부조에 대한 도입 의지도 나타냈다. 두 정책 역시 처음 보는 정책은 아니지만 이번 대선주자들의 정책 발언 가운데서는 신선한 축에 속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새누리당 박근혜, 김태호, 김문수 후보의 일자리 정책도 다른 후보들의 정책과는 차이가 있지만 최악의 일자리 정책에 가깝다. 박근혜 예비후보는 정보·소프트웨어 등 신산업과 내수기반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청년층 창업지원을 통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다. 박근혜 예비후보의 이 같은 정책은 청년들의 눈높이와 매우 동떨어진 느낌이 있다. 청년들은 현재의 사회 구조 하에서 중소기업에 가거나, 창업에 도전하는 불안한 선택을 쉽게 할 수가 없는 형편이다. 게다가 신산업에 취업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 청년들의 수는 한정되어 있다.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유력 대선주자가 내놓은 일자리 정책으로써는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김태호 예비후보 역시 청년창업기회 확대를 주요 일자리 정책으로 내걸었다. 폐업 이후 충격을 완화하고, 한두 번 실패해도 회생할 수 있도록 하는 보완책들이 뒤따르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청년들은 왜 취업을 하지 못하고 창업으로 내몰려야 하는지 납득하기 힘들다. 김태호 예비후보는 청년 해외취업 정책도 함께 제시했는데, 마찬가지로 미봉책으로 여겨지는 부분이다. 국내에서 청년들이 정상적으로 취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정책으로 드러나야 한다.



김문수 예비후보의 일자리 정책은 대선 주자들 중 가장 ‘기업친화적’이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규제를 철폐하고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모순적인 공약도 있으며, 7대 서비스 산업을 육성하는 등 일자리 20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 방안이 결여돼 ‘숫자놀음’에 가까워 보인다. 중소기업 근로자와 특수형태 업무 종사자를 우대하고 지원하겠다는 정책은 역시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공약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보여줬던 ‘눈높이를 낮춰라’의 다른 버전, 재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출처: 고용노동부 블로그




외면 받은 대학교육, 청년 주거 정책



주요 의제로라도 다뤄지고 있는 일자리 정책에 비해 대학교육,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한 대선 주자들의 관심은 매우 미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주자가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두 문제가 4월 총선 때까지만 해도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로 다뤄졌던 것에 비해 여러 모로 아쉬운 상황이다.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은 대체적으로 4월 총선 당시 공약이었던 ‘반값등록금 실현’을 기본으로 현재 당론인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와 관련된 대학교육 정책을 내놓았다. 손학규 예비후보는 보편복지의 차원에서 반값등록금 문제를 언급했고, 정세균 예비후보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 반값등록금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김두관 예비후보는 예산 8000억을 배정해 지방 국공립대를 우선으로 반값등록금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며, 학자금대출을 무이자로 지원하는 방안을 추가로 언급했다.



대학교육 시스템에 관련해서는 정세균 예비후보의 정책이 눈에 띈다. 서울대를 사실상 해체하는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론을 넘어서 고졸과 대졸에 따른 취업과 임금 차별을 없애기 위한 기회균등법(학력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사원 선발 과정에서 시행되는 고졸 쿼터제, 고졸과 대졸의 임금 및 승진 차별 금지, 대입·취업 시 소득계층과 출신지역에 따른 기회균형선발제 확대를 골자로 하고 있다. 대부분의 청년들에게 이 정책이 환영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많은 청년들은 고졸과 대졸 사이에는 분명하게 정당한 차이가 있고 어느 정도의 임금 차별은 당연하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대선주자 중에서는 박근혜 예비후보만이 대학교육에 대한 정책을 내비쳤다. 대학이 취업까지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는 책무성을 강화하고, 대학특성화를 지원해 대학교육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내용이다.





그렇다면, ‘안철수의 생각’은?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생각은 어떨까. 최근 발표된 그의 저서 <안철수의 생각>에서는 ‘복지, 정의, 평화’라는 키워드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아직은 추상적인 수준의 비전이 제시되어 있다. “복지제도와 자원이 확충되면 복지 서비스를 통해 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며, 공정한 거래 질서를 통해 중소기업의 숨통이 트이고 수익이 개선되면 추가 고용 여력이 생겨날 것이며, 남북경제협력을 하면 중소기업들이 중간관리자와 젊은 건설기술자들을 북한에 많이 파견할 수 있으며 북한의 건설, 유통, 부동산, 자원, 관광개발 등의 일자리가 많이 생겨날 것이라는 것”이 단행본의 내용을 통해 본 ‘안철수의 생각’이다.



안철수 원장의 생각도 다른 대선주자들의 생각과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안철수 원장이 대선 출마 의지를 공식화하고 정책 공약들을 제시하게 된다면, 그 정책들이 얼마나 다른 대선 주자들의 생각을 앞서는 생각으로 채워져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