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경험 한 두 번쯤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내 사이즈에 맞게 산 바지를 실제로 입어봤는데 내 몸에 맞지 않을 때. 교환하기도 귀찮고 내 몸에 대충은 맞는 것도 같고. 그러다 바지가 늘어나서 입지 못할 때. 분명 내 치수에 맞게 샀는데 왜 옷 크기는 다른 걸까? 내 몸이 그새 줄어든 걸까 아니면 옷이 늘어난 걸까. 곧장 체중계로 가서 몸무게를 확인해본다. 기대했던 내가 바보다. 그렇다면 옷이 늘어난 게 분명하다. 어느새 이렇게 사이즈가 바뀐 건지 직접 나가서 확인해보기로 했다. 

브랜드는 총5가지. SPA브랜드 SPAO와 UNIQLO 그리고 지오다노, 코데즈 컴바인, WHO.A.U(후아유)의 상의와 하의 사이즈를 측정해봤다. 상의는 M사이즈  티셔츠의 팔 아래 가슴단면을, 하의는 26사이즈의 스키니 진 허리단면을 쟀다. 

 

 브랜드  정 사이즈  UNIQUO  SPAO  지오다노  코데즈 컴바인  WHO.A.U
 실 치수

(cm) 
 42.5  40  45  45    44
M사이즈의 가슴둘레는 95cm. 가슴단면은 둘레를 반으로 나눈 42.5cm정도가 돼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브랜드의 상의 모두 정확한 사이즈를 지키지 않았다. 그러나 SPAO, 지오다노, WHOAU의 상품은 대체로 크기가 비슷했다. 코데즈 컴바인의 상의는 일반 면 티셔츠 제품을 찾기 힘들어 비교하지 못했다. UNIQLO의 상의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사이즈가 작았다. 옷을 입어봤을 때 S사이즈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몸에 딱 맞았다. 다만 옷의 신축성이 좋아서 활동할 때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았다.  

 
 브랜드  정 사이즈  UNIQUO  SPAO  지오다노  코데즈 컴바인  WHO.A.U
 실 치수

(cm) 
36 39 38 35  35.5  35.2
요즘 청바지는 골반라인에 맞게 나오기 때문에 허리둘레로는 사이즈를 비교할 수 없었다. 보통 온라인 쇼핑객들은 26사이즈의 바지의 경우 허리단면 36을 기준으로 바지가 크게 나왔는지 작게 나왔는지 비교하곤 한다. 따라서 여기에서도 36cm를 기준으로 바지 사이즈를 비교했다. 위 치수들을 보면 브랜드 별로 사이즈의 큰 차이가 있었다.  UNIQLO와 SPAO는 약 1인치(2.54cm) 정도 크게 나온 것을 볼 수 있다. 지오다노, 코데즈 컴바인, WHOAU는 35-36cm사이의 크기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 3브랜드의 모든 바지가 35-36cm에 맞게 나온 것은 아니었다. 흰색 반바지의 경우 WHO.A.U는 40cm, 코데즈 컴바인은 39cm로 측정됐다. 

 도대체 왜 이렇게 사이즈의 편차가 심할까?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UNIQLO 매장 직원에게 문의해 봤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여성 바지의 경우 치수가 원래 그렇게 크게 나온다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SPAO의 고객센터에 문의해 봤다. 대답은 비슷했다. SPA브랜드라서 혹은 외국브랜드라서 차이가 나는 건 아닐까? 이번에는 SPA브랜드 매장에 들러 사이즈를 측정해봤다. 

 브랜드  정 사이즈  ZARA  forever21  GAP  아메리칸 어패럴
 실 치수
(cm) 
 36
 36
(24사이즈)
 35.5  39   35.5


 


 마찬가지로 하의의 사이즈는 상이했다. forever21은 26사이즈에 맞게 제품이 나왔다. ZARA매장에서는 26사이즈의 제품을 찾기 힘들어 24사이즈의 청바지의 허리단면을 측정해봤다. 놀랍게도 26사이즈에 해당하는 치수가 나왔다. GAP은 39cm로 측정됐다. 아메리칸 어패럴의 제품은 특이하게 각 허리사이즈에 해당하는 하의가 따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2개의 사이즈 예를 들어 허리사이즈 26,27인 사람이 함께 입을 수 있는 하의로 나온다. 또한 매장에는 허리밑단이 배꼽가까이에 오는 하이웨스트 청바지 밖에 없어 제대로 된 비교를 할 수 없었다. 26,27사이즈 하이웨스트 하의의 허리단면은 35.5cm로 나왔다. 

 사이즈를 측정해 본 결과 대부분의 해외 SPA브랜드 하의는 사이즈가 크게 나온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SPAO의 경우는 국내SPA브랜드지만 마찬가지로 사이즈가 크게 나왔다. 반바지의 경우는 국내 일반브랜드도 크기가 들쭉날쭉했다. 혹시 다른 사이즈를 측정했던 것은 아닐까?  SPAO의 사이즈 조건표를 살펴봤다. 아래 조건표 26사이즈의 허리둘레는 76cm. 허리단면은 그 반절인 38cm. ‘정확히’ 26사이즈의 바지였다. 하지만 사이즈 26에 해당하는 사람들 누구도 그 바지를 입지 않는다. 

스파오 사이즈조건표
(64→25, 67→26...)


 

한 가지의 제품만을 측정했기 때문에 각 브랜드의 모든 제품들의 사이즈가 저럴 것이라고는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러나 정 사이즈보다 큰 제품을 입어 본 소비자는 그 브랜드의 상품은 모두 크기가 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문제다. 사이즈도 일종의 약속이다. 그것도 아주 기본적인 약속이다. 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은 신뢰가 가지 않는다. 브랜드도 제품도 마찬가지다. 지금부터라도 정 사이즈를 지켜서 만드는 것이 기업의 신뢰를 유지하는 동시에 브랜드의 신뢰도를 유지하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