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당연히 기본적으로는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함이다. 정책의 목표가 근본적으로 ‘사람을 위한’ 것일 때만이 옳은 정책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국내에 난립하고 있는 부실대학을 폐쇄하고 대학교육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은 분명 정당성을 가진 것이었다. ‘무늬만 대학’인 곳에서 졸업장을 따려고 등록금을 마련하는 사회적 낭비를 줄이고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먹고 살기 괜찮은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동반된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는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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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과부의 부실대학 관련 행정을 보면 사람을 위한 것인지,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것인지 헷갈릴 지경이다. 목적과 수단이 전치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작년 명신대, 성화대에 이어 올해 벽성대를 폐쇄 조치시키는 동안, 수많은 피해자가 생겨났고 그들의 삶을 교과부는 돌보지 못했다. 특히 벽성대 졸업생들의 자격증을 취소시키고, 학위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교과부의 시도를 보면 이들이 고의적으로 부실대학 졸업생들과 재학생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려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정도다.

지난 17일, 민주통합당 최규성 의원(전북 김제·완주)의 홈페이지에는 벽성대학교 졸업생인 09학번 김희곤 씨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그는 “열심히 살아보려고 벽성대에 입학해 남들은 쉬는 시간에 공부하고 새벽까지 과제를 하며 학교에 다녔는데, 학교의 방침에 따라 했는데 자격증 취소라니 당황스럽다”며 “꿈과 희망을 빼앗지 말아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교과부와 보건복지부는 이미 졸업한지 오래 된 06학번부터 09학번까지의 자격증을 취소하는 등의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벽성대가 주말·야간 등에만 수업을 몰아서 비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해 1400시간이라는 법정 수업시수를 채우지 않고 학위를 발급했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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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태도는 벽성대 졸업생비상대책위원회의 말처럼 ‘이성을 잃은 행정편의주의적 사고’다. 졸업생들이 입학을 하던 당시 벽성대는 멀쩡한 대학교로써 신입생을 모집받았고, 학생들은 그들이 말한 것처럼 학교의 안내에 따라 졸업장과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졸업생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지 궁금하다. 부실대학으로 선정돼 학교가 폐쇄될 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입학 원서를 낸 죄일까? 대학은 주식이 아니다. 학교의 운명까지 생각해가면서 입학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이라면, 이미 교육은 ‘공공성’을 가진 것이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교과부에게 묻는다. 정책은 무엇을 위해서 존재하는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정부와 공무원들이 이를 알고 있다면, 벽성대 졸업생들의 삶을 일방적인 자격증 취소와 같은 방법으로 망가뜨릴 수는 없다. 그 최종적인 목표가 사람에 있지 않다면, 부실대학을 정리하겠다는 정책은 그 정당성을 잃어버릴 것이다. 즉, 벽성대 졸업생들의 반발에 대한 대처가 또 앞으로의 부실대학 출신 학생들에 대한 대책을 잘 세우는 것이 부실대학 폐쇄 정책의 옳음을 증명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