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들고다녀라! 인내하라?

그렇게 하나 둘 길거리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쓰레기들은 미관뿐만 아니라 역한냄새를 풍기기도 한다. 쾌적한 도시환경을 위해, 수준 높은 시민의식의 실천을 위해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잘 실천되지 않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기자는 해마다 쓰레기 문제로 몸살을 앓는 부산의 주요 관광지인 광안리, 동백섬, 해운대의 거리의 모습을 살펴봤다.

하루 최대 100만명이 찾는다는 해운대는 어떨까. 해운대 또한 쓰레기 문제로 해마다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해운대는 지난해 보다 쓰레기통이 많이 생긴 덕택에 이전보다 훨씬 청결해진 모습이었다. 해운대 해수욕장의 해안선(총 1.6km)을 따라 걸으며 발견한 쓰레기통은 20개는 족히 넘었다. 쓰레기통은 평균적으로 80m간격으로 놓여져 있어 광안리보다 4배 더 조밀한 간격이었다, 오히려 굴러다니는 조그맣고 흔한 쓰레기조차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해변가를 지나면 쓰레기통이 없어 상인들이 임시로 봉투를 만들거나, 주변 호텔직원이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관광지를 벗어나면, 쓰레기통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부산 센텀시티역에서 내려서 누리마루로 가는 1시간동안 (해운대로 상행선·3.2km)에는 쓰레기통을 하나도 찾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거리의 쓰레기통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광안리
(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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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섬
(1.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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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해안로
(1.6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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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로
(3.2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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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 개수 | 8개 | 8개 | 21개 | 0개 |
설치 평균간격 | 350m | 200m | 80m | 3200m |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가 그 예다. 지하철 1~4호선의 운영을 담당하는 서울 메트로가 테러방지를 목적으로 지하철 승강장의 모든 쓰레기통을 한시적으로 치웠다. 이로 인해 당시 많은 시민들은 불편을 겪어야 했고 몇몇 시민들은 담배꽁초나 음료수캔 등의 쓰레기를 정류소와 같은 장소에 무단 투기하여 거리를 지저분하게 하기도 했다.
두 번째 이유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불법 쓰레기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꾸준히 쓰레기통을 줄여왔다는 것이다. 1995년 쓰레기 종량제 시행 이후, 종량제 봉투 사용에 부담을 느끼고 집안의 쓰레기까지 거리의 쓰레기통에 함부로 버리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지자체는 쓰레기통을 줄이기 시작했다. 시민들의 무단투기로 인해 발생하는 불법쓰레기 투기 비용은 고스란히 지자체가 떠안아야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부산시청에 문의한 결과, 1995년 종량제봉투 시행이후 2천400여개였던 거리의 쓰레기통이 현재 750개 수준으로 급격하게 줄었고 관련민원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하지만, 부산시의 각 구청에서는 “쓰레기통 지원은 시에서 해주지만, 불법투기에 관한 비용은 우리가 떠않기 때문에 쓰레기통 확충은 어렵다” 라며 민원에 대한 무수용 입장을 일관하고 있다.
“주변에 음료수 캔을 버릴 곳이 없어요. 손에 계속 들고 다니자니 불편하고, 가방에 넣자니 혹시나 남은 음료수 몇 방울이 쏟아질 것 같아서 불편하네요.” 동백섬에 가족들과 함께 산책하러 왔다는 김희원(45)씨는 손에 있는 빈 음료수 캔이 무척이나 불편하게 느껴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해운대구에서는 쾌적한 거리환경을 위해 개인 쓰레기는 각자가 해결하는 시민의식을 강조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쓰레기투기를 잡기위해 단속반을 운영하거나 CCTV를 설치하는 방법으로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정책에 대해 해운대에서 만난 환경 미화원 임진호(63·가명) 씨는 “거리를 보면, 편의점 쓰레기통이나 종량제 봉투 하나라도 있으면 주변은 상당히 깨끗한 편이다. 거리에 쓰레기통을 치우고 단속만 하면서 더러운 거리를 시민의식을 탓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라는 말로 현재 정책을 비판했다.
도시에서 쓰레기 무단투기를 줄이고 쾌적한 도시을 만드는데 1차적으로 시민들의 노력이 가장 필요하다. 하지만 쓰레기통과 같은 기반시설조차 없는 환경에서 지자체가 마냥 시민의식을 탓하며 단속만을 강화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처럼 각 지자체가 진정으로 쾌적한 도시를 만들기 원한다면 마냥 시민의식을 탓하면서 단속을 강화하고, 시민의식에 호소하는 정책 이전에, 시민의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어떤방법으로 거리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을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한다. 나아가 구체적인 정책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것이다.

Soo Kim
2012년 8월 3일 05:55
저런저런… 안타깝네요~
관광지로 유명한곳이라면 더욱더 부끄러운 일이로군여~ㅠㅠ
1234
2012년 8월 3일 22:08
예전엔 어느정도 안 불편할정도 있었는데 어느순간 스레기통이 다 없어졌다..
min
2012년 8월 4일 00:27
부산에 사는 사람은 오직하겠습니까!
있던 쓰레기통도 없애는 마당에..
kimk
2012년 8월 4일 03:52
진짜 시민의식 시민의식 탓만하는 기사들보면 짜증이 막 납니다. 솔직히 무단쓰레기투척때문에 쓰레기통을 치운다…
너무 부차적인 이유 아닌가요?
babyd0
2012년 8월 14일 12:50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빠른변화가 필요해보이네여
Medical Writer 쿠쿠쿠의 행복이야기
2012년 10월 13일 15:33
집을 정리하다보니 이래저래 버릴 것이 계속 생긴다. 뚜껑이 제대로 맞지 않는 플라스틱 밀폐용기부터 찢어지거나 해져서 더 이상 입기 곤란해진 ..
odry0731
2012년 11월 6일 11:31
안녕하세요 ^^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글로벌 프론티어”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길거리 쓰레기”를 주제로 잡고 계획서를 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문제점을 찾다가 이 자료를 보게 되었고, 실례가 안된다면.. 저희가 이 자료를 참고(또는 사용)하여 보고서를 작성해도 될까 해서 여쭙니다.. ^^
무단으로 사용하기엔 너무 귀중한 자료인 것 같아서 허락을 받고 싶습니다//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최지원
2013년 4월 9일 01:38
저 안녕하세요 저는 부산 경남여자고등학교 2학년 최지원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학교에서 과제연구를 진행하는데 저희조의 주제가 주요해수욕장의 쓰레기통 설치문제인데요. 작성하신 글을보니 많은 참고가 될것 같습니다. 혹시 가능하시다면 cgw0620@naver.com 으로 메일한통만 보내주실수 있으신가요? 물어보고 싶은게 많습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찌라시네
2013년 11월 5일 10:05
음료수만 마셔도 생기는게 쓰레기인데 시민들이 무슨 해결책을 고민해요?
음료수캔까지 뜯어먹기라도 할까요?
다 함께 생각해봅시다^^ 만사OK인줄 알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