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10여개 대학 가운데 올해 2학기 등록금을 카드로 받는 곳이 108곳 밖에 안 된다고 한다. 26.3%, 10개중 7개 대학은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낼 수 없다는 것이다. 가뜩이나 비싼 등록금이 부담되는 서민들이 신용카드를 통해 할부로 등록금을 내지 못하고, 등록금을 위해 한 번에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대학들은 연간 수천억의 등록금을 카드로 받게 된다면, 결국 수십억의 수수료를 내기 때문에 대학 재정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를 대며 카드 안 받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는 얌체 같은 행태이다. 대학들은 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고, 입시전형료나, 수익사업에 필요한 돈은 카드결제가 가능하게 하고선, 등록금에만 예외를 두고 있다. 심지어 카드사에서 일반 가맹점에 매기는 수수료율인 2~3%보다 낮은, 1%대의 등록금 수수료율을 제시하는데도 불구하고 대학들은 등록금 카드결제를 거부한다. 등록금 부담에 허덕이는 학생들을 나몰라 하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볼 수 있다. 

등록금 카드 납부 가능 대학 현황(지난 1학기 기준 자료이므로, 2학기에는 변동사항 있을 수 있음) ©한국대학신문


천원 상당의 물건을 사면서도 신용카드를 쓸 수 있는 세상에, 수백만원의 거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없는 건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사실이다. 사실 이러한 행태는 법에도 저촉된다. 카드 가맹점으로 등록되어 있는 대학들이 등록금을 카드로 안 받을 경우, 여신전문금융업법 19조와 70조에 의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도록 규정되어있다. 사회의 올바른 문화를 선도해나가야 할 대학이, 법을 어기면서까지 자신들의 이익만 챙기려고 하니 한심할 따름이다.

카드 납부 대신, 현금 분할 납부제도를 갖추고 있는 학교도 있지만, 분할 납부의 조건이나 절차가 매우 까다로운 경우도 많다. 결국 대부분의 서민층 학생들은 대출을 받아서 등록금을 내게 된다. 가뜩이나 현재 20대의 고용환경이 불안한 것을 감안한다면, 사회생활을 시작하자마자 빚과 이자를 갚아 나가야 하는 것은 대학생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결국 신용카드로 ‘무이자 분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등록금을 내기 위해 빚더미에 오르는 일을 줄일 수 있게 된다.

마침 지난 6월 모든 대학들에게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받는 것을 의무화하고, 학생들이 카드 결제 수수료를 내지 않도록 하는 취지의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새누리당 홍일표 의원에 의해서 발의되었으나, 아직 통과되지 않았다. 하루 빨리 이 법안이 통과되어서, 모든 학생들이 부담 없이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무이자 분납’할 수 있는 시스템의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은행들 역시 등록금 카드 결제에 있어서는 수수료를 없애거나 최소화하면서, 적어도 대학 등록금으로 수수료 장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