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하기

메스코리아? 미스코리아 성형 논란이 불편한 이유

중국 월나라 때의 미인 서시는 위가 안 좋아 가끔 눈살을 찌푸리고 다녔는데 그 모습이 더욱 아름다워 모두가 감탄했다고 한다. 이에 같은 마을에 사는 한 추녀가 서시처럼 아름다워 보이기 위해 눈살을 찌푸리고 다니자 마을 사람들이 모두 도망쳤다. 

지난 7월 ‘제56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진(眞)을 차지한 김유미(23)의 과거 사진이 인터넷에 올라오면서 그녀의 성형 논란이 시작되었다. 처음 김유미가 미스코리아 진에 선발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지금과 정반대였다. ‘역대 최고 미모’ 라는 찬사부터 시작해서 ‘너무 너무 부럽다’ 등 그녀의 외모를 칭찬하는 반응 일색이었다.

그러나 지금과 달리 쌍꺼풀이 없는 수수한 과거 사진이 유포되면서 사람들의 반응은 돌변했다. ‘미스코리아가 아니라 메스코리아라고 해라’라며 싸늘한 눈초리를 보내더니 급기야 다음 아고라에 ‘성형 논란 미스코리아 진 김유미의 사퇴를 청원합니다’라는 서명 글이 올라오기까지 했다. 사람들의 차디찬 반응은 김유미가 서시처럼 자연미인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서시를 따라잡으려고 성형이라는 편법을 쓴 평범한 여인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의 크나큰 실망감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람들의 실망감은 성형 미인이 노력 없이 자연 미인을 제쳤다는 느낌에서 비롯된다. 뭔가 반칙을 썼다는 부당함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성형 미인이 미의 희소성을 침범한다는 경계심도 바탕에 깔려 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실망의 수준을 지나쳐 인신공격으로 치닫고 있다. 아고라에 올라온 서명 글에 달린 댓글 중에는 ‘ 인조인간 ㅡㅡ;; 징그러워정말(아이디 연짱)’, ‘ 마인드가 글러 먹었다 이X 뻔뻔하기 짝이 없네(아이디 허군)’ 등 원색적인 비난을 가하는 댓글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과연 성형 미인은 사람들의 주장처럼 뻔뻔하게 편법을 써서 미인의 대열에 오른 사람일까?

<성형 전 사진이 공개되면서 논란에 휩싸인 미스코리아 진 김유미>

성형 미인의 편법을 통한 미인 대열 합류와 자연 미인의 노력을 비교하기 전에 미스코리아를 뽑는 미의 기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사실 우리 시대의 미의 기준은 지극히 서구적 미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수술 없이 큰 가슴, 동양인치고는 큰 키, 그리고 갸름한 얼굴과 큰 이목구비라는 유전적으로 축복받은 조건은 열심히 노력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굳이 자연미인의 노력 여부를 따진다면, 백만분의 일이라는 확률로 난자를 뚫고 들어간 정자가 자신의 반수체 n을 줘서 ‘아름다운 외모’라는 업적을 이뤄냈으니 아버지의 정자에게 공을 돌려야 할 것이다. 오로지 부모를 잘 만난 덕에 아무런 노력도 없이 미인이 된 자연 미인에 비해 성형 미인은 어떨까. 오히려 김유미는 성형뿐만 아니라 몸매와 피부관리, 화장 등의 시간과 돈, 노력을 투자한 자기관리를 했고 그 결과 미스코리아 진으로 뽑혔다.

인위적인 성형이 미의 기준을 충족하는가에 대한 논란도 대회 규정상 성형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다. 미스‘코리아’를 뽑기 위한 미의 기준이 동양적 미가 아니라 서구적 인상을 선호하는 사대주의에서 왔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김유미는 기준에 맞는 얼굴을 들고 나왔다. 사람들은 김유미가 자연적인 얼굴이 아닌 인위적인 수단을 통해 만든 얼굴이기 때문에 비난을 한다. 성형을 통해 미의 희소성에 대한 근원적인 기대감을 무너뜨리는 것에 대한 경계심에서 나온 비난이다.

하지만 희소성 있는 외적인 미를 지나치게 추구함으로써 인간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상대로부터 존중 받을 권리를 침해받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성형한 사람을 비난하면서까지 미의 희소성이나 기대감이 지켜져야 할 정도로 미가 절대적인 가치인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이렇듯 사람들이 성형 미인을 비난하면서까지 미적 가치를 숭배하는 현상은 바로 미스코리아 대회가 유발한 것이다. ‘지성과 교양, 미를 겸비한 대한민국 최고의 미인’이라는 미스코리아는 사실 외모지상주의와 그로 인한 성형 열풍의 극치를 달리는 존재이다. 미스코리아가 지정한 서구적 미인의 기준을 따라잡기 위한 여성들의 강박증은 문전성시를 이루는 성형외과와 길거리를 활보하는 판에 박힌 외모의 여성들로 나타난다.

미스코리아가 여성의 상품화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측면은 차치하고서라도 인격과 여러 요소들을 종합해서 개인의 주관에 따라 판단되는 미가 획일적 기준에 의해 제시된다는 것도 문제이다. 앞서 언급한 성형외과를 찾는 여성들이나 불황 속에서도 뷰티산업이 호황을 누리는 것 역시 미스코리아가 제시하는 지극히 획일화된 미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여성들의 소외감이 커져 가고 있다는 증거다. 

 


미스코리아를 메스코리아로 매도하며 성형 미인에 대한 인신공격을 퍼붓던 사람들의 행동이 불편한 이유가 있었다. 결국 한국의 대표 미인을 뽑겠다는 미스코리아 대회의 이면에 숨겨진 아름답지 못한 진실이 원인이었던 셈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성들에게 서시라는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따라잡기 위해 어떤 수단이든 가리지 말 것을 종용하면서도 정작 그들을 비난하는 진실 말이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1 Comment
  1. ㅎㅎ

    2013년 10월 20일 11:14

    돈을 퍼붓는 게 문제가 아닐까요 미스코리아에 성형인이 뽑힌건 말그대로 한국의 외모의 최고점이 성형인이라는 거ㅛ을 나타내는 것이니까요.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