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신문사에서 인턴을 하는 박지훈(가명,27)군은 수강신청시간에 맞춰 대기 중이었다. 10시가 되기 전에 취재를 가라는 상사의 명령이 떨어졌다. 인턴이기 때문에, 그리고 신속성과 현장성을 골자로 하는 일의 특성상 어쩔 수 없이 일을 택해야 했다. 박군은 부처의 마음으로 수강신청을 내려놓고 현장으로 뛰어갔다. 박군의 상황은 어느 대학생에게나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일인데,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떠올릴 수 있다. 수강신청은 왜 오전에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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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끝날 즈음이면 대학생들은 바쁘다. 수강신청 때문이다. 2012 런던 올림픽이 휩쓸고 지나갔던 올 여름도 예외는 아니었다. 국민들이 승리의 기쁨에 취하고 있는 동안에도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에는 OO대, ㅁㅁ대 수강신청이 메달의 순위권 안에서 오르내렸다.

새내기든 헌내기든 수강신청을 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의문을 품을 법한 내용, 7시, 8시 반, 10시. 수강신청은 왜 오전에 하는 것일까? 가능한 추측은 모두 해본다. 일찍 일어나게 하기 위해서? 방학이라? 고개를 끄덕일만한 이유는 아닌 것 같다.
 
학교마다 수강신청 시간은 다양하다. 7시부터 시작해서 8시 반, 10시, 오후 2시 등 다양하다. 하지만 대체로 오전에 편성되어 있다. 특별한 이유가 존재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대학교에 문의해보았다.

각 학교에서 돌아온 답변은 간단했다. 별 이유가 없다는 것. 처음부터 그 시간대에 수강신청을 진행해왔고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알바나 인턴을 하는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것과 같은 이유를 기대했다면 조금은 허탈할 수 있다. 서울대의 경우 수강신청을 7시에 하는데 거기에 대한 별 다른 이유는 없다고 했다. 10시에 수강신청을 하는 서강대의 경우에도 방학 중 적당한 시간이라는 판단아래 지금까지 변동사항 없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유의미한 답변도 있었다. 학교의 정상적인 근무시간인 9시에 맞춰 진행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교직원들은 9시 이전에 출근해 수강신청에 필요한 모든 것을 살펴본다. 단국대의 경우 10시에 수강신청을 일괄적으로 시행한다. 방학마다 진행하는 수강신청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해보고 10시 이전에 쏟아지는 학생들의 문의전화를 받기위해 8시쯤 출근한다고 한다. 학생들이 수강신청에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함과 동시에 정상적인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서이다. 동국대의 경우도 비슷했다. 8시 30분에 수강신청이 시작되는데 이는 9시부터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이며 시스템 과부하를 막기 위함이라고 했다.

오전이 아닌 오후에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경북대는 신입생은 10시, 재학생은 전공 2시, 타전공 3시, 이런 식으로 수강신청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경북대 역시 이렇게 시간을 정한 것에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했다. 다만 열리는 시간을 다르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 서버가 혼잡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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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순천향대는 방학 중 수강신청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학기 중에 수강신청을 시행하기도 했다. 모든 학생들이 100% 만족하는 수강신청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최대한 많은 학생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강신청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으며 비록 완벽히 만족스럽지는 않으시겠지만 양해를 바란다는 학교의 말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