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소리를 듣지 않는 학교, 권리를 잃어버린 학생 자치기구들


원칙을 지키지 않은 학생회칙 변경을 인정하지 않겠다. 전 기수의 의장 역시 도장을 찍어준 적(학생회칙 개정에 관한 의결)이 없다고 말했다.” 이 말은 지난 201281, 학생총회에서 인하공업전문대학의 총 대의원회(학생자치기구) 의장의 발표이다.



해당 전문대는 지난해 822, ‘학생지도 위원회라는 학내 교직원 및 교수들로 이루어진 기구에서 학생자치기구의 규정을 담고 있는 학생회칙을 개정했다. 학생기구들은 학교가 학생회칙에 대한 학생의 권리를 침해했다 반발했고, 총 학생회를 비롯해 총 대의원회, 동아리연합회까지 나서서 진정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바꾼 지 얼마 되지 않은 회칙이라 재개정 요구는 받아드릴 수 없다.’고 대답한 채 재개정을 거부했고, 이후로도 계속 반발을 했지만, 역시 같은 이유로 거부했다. 결국 개정된 회칙대로 동아리 연합회가 사라지고, 과를 대표하는 학회장단들이 총 대의원회 소속에서 나오게 되었으며 총학생회의 차장단은 없어지게 되었다



 개정된 회칙에 대해 학생 대표들의 주장은 동아리 연합회가 없어지면 동아리의 지원자체가 소홀해질 수 밖에 없는데다가, 총학에서 동아리를 관리한다고 해도 동아리부서 2명이서 기존에 7명이 관리하던 동아리를 과연 다 관리할 수 있나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학회장단들이 총대의원회 소속에서 나오게 되면 그동안 총 대의원회가 가졌던 학생을 대표하고 있다라는 이미지나 정당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총학에서 차장단이 나간 것 역시 차장단이 나가면 1학년들의 목소리를 듣는데 한계가 있을 것이고 학생회 사업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 등이 있다. 결론은 개정된 사인들로 인해 기구들의 목소리는 작아지고, 점점 학생을 대변할 곳이 없다는 주장이다.


학생대표들의 문제제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회칙 변경 안에 대해 총 대의원회측이 학교 측의 일방적인 절차 무시를 주장하며 원칙을 지키지 않은 학생회칙 변경을 인정하지 않겠다라며 강력하게 비판한 것이다. 대의원회 측은 학생회칙에 명시된 대의원회의 학생회칙 개정 심의 및 의결권을 근거로 들며 학생 회칙의 의결권 역시 대의원회에서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 관계자는 학생회칙의 절차상 문제가 전혀 없다.”학생회칙 내의 심의 및 의결권은 학생들끼리의 회칙 의결권을 말하는 것이고, 마지막은 학생지도위원회의 결정이 나야 바뀔 수 있다.”고 했다.


학생회칙은 물론 학교마다 다르지만 학생들이 구성하는 지치기구들의 규약이기 때문에 전적으로 학생에게 변경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대의원회 측은 주장한다. 대의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4년제의 경우 학생회칙을 학생총회에서만 변경이 가능하고 학생총회는 학생들의 일정 정족수 이상이 차야지만 열릴 수 있다. 하지만 우리학교의 경우처럼 회칙상의 의결권이 학생들 간의 의결권이라면 학생들의 기구에 대한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고 했다. 또한 학교 측에서 말하는 학생지도위원회 규정 역시 인하전대 학보에 학교 측이 공개한 규정 자료를 참고해 보아도 심의권에 대한 항목은 있지만 의결권에 대한 항목은 없다.


이외에도 변경된 회칙의 내용으로는 학생회의 사업 예산 제한, 대의원회의 학생회칙 심의 및 의결에서 의결권 삭제 등이 있다. 이번 회칙 변경이 중요시 되는 이유중 다른 하나는 이번 학생 권리의 침해, 기구들의 역할 축소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앞으로 학교의 입맛대로 회칙이 변경될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학생대표측은 이번 사례를 근거로 학교가 앞으로의 학생회칙을 바꿀 권리가 있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기존의 심의 및 의결권에서 심의로 바뀌게 되면 학생지도위원회의 학생 회칙 심의와 다를바가 없게 된다. 학교 측 역시 학교의 맘대로 회칙을 개정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규정상 그럴 가능성(학생회칙을 학교 맘대로 바꿀 가능성)은 있다고 밝힌바 있다.





 




학교의 총학활동에 대한 훼방, “학교도 바보가 아니죠. 직접 방해하진 않습니다


학교가 학생을 압박하는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다른 수도권의 전문대에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다. A 전문대는 서류상의 문제를 지적하며 압박을 가한다고 한다. 해당학교 학생자치기구 관계자에 따르면 학생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업무방식이나 절차에 대해 미흡하다. 그때문에 학교 측은 곤란한 안건에 대해서는 절차가 틀리다. 혹은 서류의 양식이 맞지 않다.”며 학생들의 소리를 막는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생회에서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하는 정보나 사실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학교 측의 임의로 사실을 전달하지 않는 예도 있다학교가 바보가 아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티나게 방해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사례는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 도중 발생했다. 국가에서 정한 등록금에 관한 규정 중에서 등심위가 열리게 되는데 여기에 학생 대표 위원들을 참석시켜야 한다. 그런데 등심위에서 총학생회장을 학생대표위원으로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 또한 그나마 참석했던 학생회 임원진조차도 발언권은 있었지만, 전체적인 진행은 발언할 상황을 만들어 주지 않았다고 관계자 측은 주장했다. 이에 A 전문대 학생자치기구 관계자는, “중요도가 정말 높은 등심위에 학생들의 대표성을 지니는 회장이 참석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국가 회의에 다른 나라들이 우리나라 대통령을 참석하지 말라고 하는 것과 같다학생회 임원진이 참석하긴 했지만 등록금 심의에 대한 학교의 일반적인 통보만 있었다.”고 말했다.


 


학내언론의 역할 부재, 언론을 통제하는 학교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대 학생대표는 이런 상황이 대학언론의 부재와도 연결된다고 봤다. 그는 학생들이 학내 언론에 관심이 없는 이유 중 하나는 학내언론에서 학생들의 입장보다 학교가 원하는 기사를 써내기 때문이다.”학내 언론이 이러한 상황을 전하지 못하고, 전하더라도 영향력이 없기 때문에 학교가 마음 놓고 압박한다. 또 학교 역시 학내 언론 역시 압박하면 안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문대의 학내언론은 학보사(신문사)와 방송국으로 주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방송국의 경우 한 전문대는 방송을 통해 학내 소식이나 이슈를 전하기보다 음악만 켜는 방송국의 경우도 있다. 다른 방송국들 역시 학교를 강하게 비판하기 보다는 여러 가지 예능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가 크다. 한 예로 한 전문대의 방송 편성표를 보면 일주일에 총 방송은 15개로, 이중 학교 소식을 다루거나 학교를 비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두 가지로 밖에 구성되어 있지 않다.


학보사나 신문사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B 전문대의 기자는 우리 학교도 작년까지만 해도 학교를 비판한다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높은 기수 선배들의 경우 학교를 비판하곤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학교비판보다는 소식을 전하고 학교의 자랑거리를 전하는 학교 홍보지로 전락되었었다,”고 했다. 이 기자는 학교측 직원이 지난해 노조의 파업관련 기사를 싣지 못하게 협박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노조관련 기사를 쓰려하자, 행정적 업무만 담당하는 간사가 학내 정치적인 부분이라 이 기사를 쓴다면 내가 너희를 책임질 수 없다.’며 쓰기 힘든 분위기를 연출해 결국 기사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전문대의 경우 작년과 올해를 대비해 보았을 때, 학내 비판기사가 올해의 경우 8p신문 2부 안에 총8개의 기사로 1면에 실린 기사만 4개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작년은 8p, 12p신문 총6부 중에 학교 비판기사는 단 한기사도 없다.


그밖에 다른 전문대의 학보사는 더더욱 상황이 심각했다. C 전문대 학보사의 기자에 따르면, “얼마 전에 반값등록금 기사로 학교 비판기사를 냈었는데, 교수님이 익명으로 내주셨다.”학교 비판기사는 잘 내지 않는 편이다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편집은 전적으로 간사가 담당하고 있어, 주간교수의 편집권 침해로 발행 중지 사태까지 일어났던 건국대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D 전문대에서는 “1면 기사를 때때로 주간교수님이 써주실때도 있고 사설도 주간교수님이 써주신다.”학생이기 때문에 글을 잘 쓰지 못해 주간교수님이 사설부분을 써주시고 계신다.”고 밝혔다. 사설은 신문사의 공식 입장을 밝히는 글로써, 팩트를 위주로 쓰서 판단을 독자에게 맡기는 일반 기사와는 차이가 있다. 사설 역시 건국대 발행중지 사태에 한몫을 했는데, 주간교수가 교수 사설란을 통해 학생사설과 정 반대 방향의 사설을 실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당시 건국대 기자는 사설은 신문사의 입장이므로 통일된 관점을 제시해야 한다라는 입장으로 주간교수에게 사설의 중요성을 피력했던 바 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한 전문대 학생은 취업을 목적으로 전문대를 다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학생들의 당연한 권리를 침해해서야 되겠냐학생들의 무관심이 문제겠지만 무관심을 갖게 하도록 유도하는 학교에도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