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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장애인 운동선수, 그들도 같은 운동선수이다 – ② 알고 즐기면 더 재미있는 패럴림픽, 어떤 종목이 있을까?


② 알고 즐기면 더 재미있는 패럴림픽, 어떤 종목이 있을까?

출처: 연합뉴스


 

이번 런던 패럴림픽에는 총 21개의 종목이 열린다.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1개, 종합 13위를 목표로 지난 25일 런던으로 출국했다. 패럴림픽은 비록 올림픽보다 종목 수는 적지만, 패럴림픽에는 패럴림픽만의 독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종목이 많다. 올림픽과 종목이 같은 것도 있고, 종목 자체는 같지만 휠체어를 이용하는 것이 있으며, 패럴림픽에만 있는 종목들도 있다. 그렇다면 이번 런던 패럴림픽에서는 무슨 경기가 열릴까.



*설명하기 전에

패럴림픽에서는 장애 영역을 규정해 비슷한 장애를 가진 선수들끼리 경쟁하도록 하고 있다. 시각장애, 뇌손상장애, 지능장애, 휠체어 사용 장애, 팔/다리 장애(팔꿈치, 손목, 무릎, 발목 중 한 곳이 없는 경우), 기타 장애 등 총 6개 영역으로 나뉘며, 여기서 또 장애 경중에 따라 장애등급을 나눈다. 그래서 같은 종목이라도 이런 기준들에 따라 세부 종목으로 또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같은 영역, 비슷한 정도의 장애를 가진 선수들끼리 경쟁을 한다. 그래서 패럴림픽에서 공식적으로 세부 종목 이름을 말할 때는 경기 종목, 장애 영역, 장애 등급 등을 약어로 표시한다. 장애 영역을 표시하는 약어의 경우 각 종목의 특성에 따라 다르며, 숫자가 낮을수록 장애 정도가 심하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여자 양궁 척수장애부문의 경우, 양궁을 뜻하는 Archery의 앞글자 AR과 휠체어(Wheelchair)의 앞글자 W, 그리고 척수장애를 뜻하는 번호 2를 합쳐 ‘ARW2’라고 표기한다. 역도와 같이 예외적으로 선수의 장애를 고려하지 않고 일반 올림픽처럼 성별, 체급만으로 분류하는 종목도 있고, 조정과 같이 다른 영역의 장애 간에 힘을 합쳐 경기하기 때문에 장애 영역 분류가 따로 없는 경우도 있다. 종목에 따라 특정 장애를 가진 선수만 출전이 가능하기도 하다. 예를 들어 유도는 시각장애와 청각장애 종목으로 나누어지며 그 외의 장애를 가진 선수는 출전할 수 없다. 한편 보치아, 멀리던지기, 정확히던지기, 뇌성마비축구 등은 중증 뇌성마비 증상이 있는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다.


1. 패럴림픽에만 있는 종목(골볼, 보치아, 뇌성마비 축구)


출처: 대한장애인체육회


*골볼
시각장애인이 즐기는 스포츠로, 공을 굴려 상대방 골대에 골을 넣는 경기다. 경기 시간은 전, 후반 7분씩 총 14분이고, 연장전은 골든골 제도이다. 농구공보다 약간 크고 안에 방울이 든 공을 사용하며 선수들은 완전한 시각 차단을 위해 눈에 보호대를 끼고 경기한다. 한 팀에 3명의 선수가 좌우로 넓은 골대 앞을 지키고 서 있다. 공격권을 가진 팀은 실내 코트의 양 끝에서 상대방 골문을 향해 힘차게 공을 굴린다. 3명이 교대로 굴려야 하며, 이 때 ‘랜딩 에어리어’라고 하는 지역에서는 공이 절대로 뜨면 안 된다. 공이 굴러야만 방울 소리가 명확히 들리기 때문에 랜딩 에어리어에서 공이 뜰 경우 골이 들어가도 무효다. 한편 수비 팀은 상대방이 굴리는 공을 몸을 던져 막는다. 이 때 공이 골대 안에 들어가면 1점을 얻고, 공을 막으면 공격권을 가져온다. 언뜻 보기에는 정적인 스포츠처럼 보이지만, 선수들은 경기 내내 공과 상대팀 선수들의 움직임을 소리를 통해 쫓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해야 한다. 또한 공이 생각보다 크고 무겁기 때문에 손가락 부상의 위험도 있다. 그래서 선수들은 손가락에 부상 방지를 위한 붕대를 감는다. 소리에 의존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경기장은 조용해야 하며, 따라서 경기장 내에서는 응원 소리를 내선 안 된다. 

패럴림픽에서는 최강 미국을 비롯해, 덴마크, 캐나다, 중국 등이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은 아직까지 메달을 따진 못했다. 이번 런던 패럴림픽에도 선수진을 파견해 다시 한 번 메달에 도전한다.


*보치아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과 운동성 장애인이 즐기는 스포츠로, 공식 경기에서는 이들만이 출전할 수 있다. 구슬치기와 매우 비슷한 방식이다. 총 13개의 공을 사용하는데, 적색 공과 청색 공 각 6개와 흰색 표적구 1개를 사용한다. 적색 공을 던지는 팀과 청색 공을 던지는 팀으로 나뉘어 경기를 한다. 우선 표적구를 던지고, 그 다음에 적색 공 ‧ 청색 공을 던지는데 이 때 적색 공, 청색 공 중 표적구에 가까운 공을 던진 팀이 1점을 얻는다. 같은 거리에 있을 때는 양 팀에게 모두 1점이 주어진다. 이런 방식으로 점수가 높은 팀이 승리한다. 개인전과 2인조 경기는 4엔드로, 단체전은 6엔드로 이루어진다. 공은 손으로 던져도 좋고, 발로 차거나 홈통을 이용해 굴려도 좋다. 단 정해진 구역을 벗어나면 무효 처리된다. 남녀 구분 없는 혼성 경기로, 단순한 경기처럼 보이지만 최대한 표적구에 가깝게 던지기 위해 정신집중을 해야 한다. 표적구와 가깝게 던지는 것과 동시에 상대방 공을 적절히 견제하고 자기 팀의 공을 상대방 공으로부터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머리를 많이 써야 하는 두뇌 스포츠이기도 하다.

 
  

한국은 보치아 세계 최강이다. 지난 1988년 서울 패럴림픽부터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까지, 6회 연속 한 번도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현재 세계랭킹 1위이기도 한 한국 보치아대표팀은 이번 패럴림픽에서도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축구
축구를 이 항목에 넣은 것은 패럴림픽에서 하는 축구가 일반 축구와는 다르기 때문이다. 패럴림픽의 축구 종목은 뇌성축구와 시각장애인 축구로 나뉜다. 뇌성축구는 뇌성마비 장애인들의 축구로, 기본적인 룰은 축구와 똑같지만 오프사이드 룰이 없고, 한 팀의 7명의 선수가 뛰며, 스로인을 언더핸드로 할 수 있다는 게 다르다. 경기시간은 전후반 30분씩 총 60분이다. 한편 시각장애인 축구는 한 팀에 골키퍼 1명과 필드 플레이어 4명, 총 5명으로 구성된다. 필드 플레이어는 시력을 완전히 잃은 선수들이고 골키퍼는 시력이 있거나 경미한 시각장애를 가진 선수다. 단 골키퍼는 과거 5년 간 축구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선수여야 한다. 소리가 나는 축구공을 하며 플레이하는 데다가, 공을 가진 선수가 자신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끊임없이 ‘도이도이’ 소리를 내기에 선수들은 소리를 쫓아 경기를 한다. 이 때문에 매우 강한 집중력과 정신력이 요구되는 종목이다. 뇌성마비 축구와 시각장애인 축구 모두 공통적으로 경기장 크기는 일반 축구경기장보다 작다. 길이와 폭이 일반 경기장의 3/4 수준이다. 


뇌성마비 축구의 한 장면. 출처: 웰페어뉴스


치열한 공 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 명의 선수. 출처: 뉴시스


 



패럴림픽 축구 역시 브라질,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 전통적인 축구 강국들이 강자로 자리 잡고 있다. 이번 패럴림픽에서도 역시 이들이 강력한 메달 후보로 꼽힌다. 뇌성마비 축구의 경우 아시아에선 호주와 이란이 강팀으로 꼽히며, 한국은 아직까진 저변이 약한 관계로 국제 대회에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 한국은 뇌성축구와 시각장애인 축구에 모두 선수단을 파견한다.


*패럴림픽에만 있는 육상 종목


곤봉던지기 종목에서 사용하는 곤봉


정확한던지기의 과녁. 가운데로 들어갈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패럴림픽 육상에는 일반 올림픽에는 없는 종목이 네 가지 있다. 우선 곤봉던지기는 말 그대로 곤봉을 가장 멀리 던지는 사람이 승리하는 경기다. 곤봉은 나무로 만들어지며 위쪽에 쇠가 달려 있어 무게중심을 잡아준다. 오버핸드로 던지든 언더핸드로 던지든 상관없다. 정화히던지기는 뇌성마비 장애인들을 위한 경기로, 창을 표적 안에 정확히 던지는 사람이 승리하는 경기다. 지름 3m의 표적(그 안에 20㎝ 간격으로 8개의 동심원을 그린다)을 지면에 그리고, 남자는 10m, 여자는 7m의 거리에서 창을 6번 던져, 그 중 5번 던진 종합점수로 경쟁한다. 표적의 중심이 16, 14, 12, 10, 8, 6, 4, 2점 등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나올수록 점수가 줄어들게 되어 있다. 창던지기와 양궁을 합쳐 놓은 경기라고 보면 된다. 멀리던지기 역시 뇌성마비 장애인들의 경기다. 콩주머니를 60도 각도의 범위 내에서 어떠한 형태로든지 멀리 던지는 경기로, 원반던지기, 투포환던지기 등과 마찬가지로 각도를 벗어나면 무효 처리된다. 한편 중, 고등학교 시절 체력 테스트 종목으로 유명한 제자리멀리뛰기는 제자리에서 선 채로 앞으로 가장 멀리 뛰는 사람이 승리하는 경기다. 올림픽에서는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까지 정식종목이었지만 이후엔 자취를 감췄다. 반면 패럴림픽에서는 주요 육상 종목 중 하나이다.

한국 장애인 육상은 트랙 종목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하지만 필드 종목은 이에 비해선 약간 뒤처져 있다. 그래도 아시안게임, 패럴림픽 등에서 한국 선수들이 간간이 메달을 따는 종목이기도 하다. 일반 육상에 비하면 한국의 위상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할 수 있다.


2. 휠체어를 이용하는 종목

양궁, 테니스, 럭비, 농구, 펜싱, 육상 등은 휠체어를 이용한다. 일반인들과 같이 제대로 서서 경기할 순 없지만 휠체어로 몸을 의지하고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종목들이 주로 이렇게 한다. 양궁, 농구처럼 휠체어를 탄 걸 제외하곤 룰이 똑같은 종목도 있지만, 펜싱, 럭비, 테니스 등처럼 장애인 선수들을 위한 맞춤형 룰을 따로 정한 종목도 있다. 


출처: 대한장애인체육회



한편 탁구는 휠체어를 타느냐 여부가 장애등급에 따라 결정되는데 1~5등급은 휠체어를 사용하고, 6~10등급은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사격은 경기 방식에 따라 휠체어를 사용하기도 하고 사용하지 않기도 한다. 육상에서는 트랙 종목이 휠체어를 이용하는 종목이다. 출발점에서 도착점까지 가장 빨리 도착한 선수가 승리하는 건 같지만, 각 장애 영역에 따라 특수한 룰이 적용되기도 한다. 멀리던지기, 정확히던지기 등 일부 필드 경기에서도 휠체어를 이용한다. 한편 배구는 휠체어를 이용하진 앉지만, ‘좌식 배구’라는 이름으로 선수들이 앉아서 배구를 한다. 네트 높이가 약 1m 10cm 정도로, 앉아서 할 수 있도록 높이를 적절히 조정했다. 그 외엔 일반 배구 룰과 비슷하다.


이 밖에 올림픽과 같은 종목으로는 수영, 사이클, 승마, 역도, 요트, 유도, 조정 등이 있다. 기본적으로 경기 방식과 규칙은 일반 올림픽과 비슷하지만, 장애인이란 점을 고려해 조금씩 세부 룰이 다른 경우는 있다.


지난 베이징 패럴림픽 장애인 승마에서 활약했던 선수.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 출처: 국제육상경기연맹


패럴림픽은 성별, 종목 외에도 장애 등급 및 장애 항목으로 종목이 세분화되어 있고, 이에 따라 룰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더구나 그 동안 장애인 체육이 제대로 중계조차 되지 않았기에 일반인들에겐 당연히 낯설 수밖에 없다. 패럴림픽은 장애인 체육의 대중성을 크게 넓힐 기회이며, 아울러 일반인들에게 장애인 체육을 알리고 소개할 좋은 기회다. 이러한 기회를 더욱 살리기 위해 대한장애인체육회 등 관련 협회는 패럴림픽 기간 동안에 집중적으로 패럴림픽 채택 종목은 물론, 장애인 체육에서 진행하는 종목 전반에 대한 자세하고 쉬운 설명을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사람들이 보다 패럴림픽, 장애인 스포츠에 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대한장애인체육회가 블로그를 운영해 패럴림픽과 장애인체육에 대해 알리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마지막으로 세계적인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영국 시각장애인 축구 대표팀과 함께 훈련하는 장면을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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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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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2 Comments
  1. Mr.Zon

    2012년 8월 28일 01:38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많은 종목들이 패럴림픽에 있었네요^^
    우리선수들이 아무런 부상없이 자신의 기량을 한껏 펼칠 수 있길 바랍니다!
    잘 보고 갑니다^^

  2. 챠크렐

    2012년 8월 28일 11:34

    답글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도 패럴림픽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거두어 장애인 스포츠 전반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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