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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사태, 학생운동권에 미치는 영향은?


통합진보당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진보정치는 큰 위기에 빠졌다. 이미 대중에게 신뢰를 잃었으며, 진보세력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나아가 진보정치세력을 기반으로 하고, 그들과 연대하던 학생 운동도 운동의 동력을 상실하는 분위기다. 특히 구 민주노동당과 연대하며 대중기반을 쌓아나가며, 가장 큰 운동조직으로 성장했던 한대련이 구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이 주도하고 있는 단체로 지목되면서, 앞으로의 활동이 힘겨워질 분위기다. 반값등록금 투쟁을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주목받았던 작년과는 대조적이다.

학생운동은 과거에는 독재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주도하면서, 그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민주화가 이뤄진 후 2000년대 들어서는 청년 문제를 사회이슈로 확대시키고, 약자, 소수자들과 연대하면서 사회 변혁을 위해 다양한 활동들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학생사회가 활발하게 돌아가지 않고,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학생들이 사회참여를 하기 보다취업 준비에 몰두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운동권 세력이 약화됐다. 또한 운동권의 이념적 기반이 학생들에게 크게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오히려 반감을 가지는 학생들도 늘어나게 되었다.

그나마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있고, 청년이슈가 공론화 되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학생 운동세력이 활발하게 조직되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 사태는 학생운동세력을 오히려 약화시키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구 민주노동당+참여계+진보신당 탈당파에 속해있는 운동권 학생들이 전부 속해있었기 때문에, 운동권 전체에 파장을 몰고 왔다. 진보신당 또는 사노위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공동실천위원회)쪽에 속해있는 운동권 학생들 역시 진보세력 전반에 대한 지지가 축소되면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물론 이들이 정당과 협력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학생운동을 진행할 수도 있지만, 운동권 학생들 대부분이 진보정당의 당원이고, 진보정당을 정치적 구심점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정당 내의 청년조직 자체에서 학생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통합진보당 사건은 학생운동권을 묶어주는 구심점이 해체된 것과 같다. 앞으로의 학생운동의 미래는 통합진보당 사태가 어떤 식으로 해결되냐에 따라서 상당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한대련의 이미지 실추, 운동권 전반에 타격입혔다

한대련은 통합진보당 사건 내내 구당권파를 옹호했고, 비례대표 투표과정에서의 부정에 책임을 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던 김재연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왔다. 또한 실제로 폭력사태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대중은 한대련에게 등을 돌렸다. 한대련에, 부정선거를 책임지지 않고 폭력사태를 일으킨 구당권파의 이미지가 덧씌워진 것은 앞으로 학생 운동을 하는데 큰 장애가 될 수밖에 없다. 

한대련은 작년 반값 등록금 시위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박원순 시장에게 시립대 반값등록금을 요구해서 실현시키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학생 운동 조직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면서, 전신인 한총련때부터 학생 운동권의 가장 중요한 세력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이들이 타격을 입었으니, 운동권 전체가 흔들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전반적으로 운동권, 학내 진보세력에 대한 불신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운동권=한대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번 사태로 인해 한 대련만 피해를 봤다고 볼 순 없는 것이다.

대학 전문 블로거 하이네(필명)씨는 “‘이석기 키즈’로 불리며 언론에 노출된 한대련 인사들로 인해서 한대련과 운동권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총학선거를 보면 정확하게 이번 사건이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참여계 당원인 설동훈씨도 “다음 학내선거에서 학생 운동권이 많이 밀릴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대련이 통합진보당 사태에 개입한 여파가, 운동권 세력의 근거지인 대학에서 먼저 반응이 오지 않겠냐는 이야기다. 물론 대선이라는 큰 행사가 있고, 정치적 활동력이 있는 운동권 총학 후보가 선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한대련과, 한대련 외 운동 조직 간의 관계에는 문제가 없는 것일까? 일반적으로 운동권끼리는 정파가 달라서 서로 견제하다가도, 대형 이슈에 관해서는 시위 현장에서 다 같이 연대하여 투쟁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번 통합진보당 사태를 계기로 한대련과 다른 운동 조직간의 느슨한 연대감마저 상실한 듯 보인다.

 
 

분당이 아니더라도 이미 돌이키긴 힘들다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격한 갈등처럼, 학생 운동권에서도 주류 NL세력인 경기동부 세가 강한 한대련과, 나머지 운동권 세력 간의 감정싸움이 격해지고 있다. 같은 NL로 분류되지만, 경기동부가 아닌 비주류 NL에 속해있는 학생들도 당권파의 패권주의에 일조하고 있는 한대련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분위기다. 아예 진보신당계 (진보신당 내 독자파와 통합진보당 내 통합연대 포함)나 참여계쪽은 경기동부에 속한 운동권 세력은 적으로 돌리는 분위기라는 것이 SNS를 통해 감지되고 있다. 같은 당을 기반으로 활동한다는 자체가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 김재연 의원의 페이스북 글에 대한 당권파와, 비당권파 학생들의 논란이었다. 김 의원은 청년비례대표가 제명되면 안 된다는 호소를 하러온 학생들이, 심상정 의원을 찾아가자 의원실에서 학생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문전박대했다면서 심상정 의원을 비난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심상정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이택준씨가 “10명의 학생들이 20분동안 이야기를 하고 갔다”’ 며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재반박이 이어졌다. 박자은 통합진보당 학생위원회장이 “심상정 의원실이 방호과에 부탁해서 학생들을 쫓아내달라고 했던게 맞다.”고 주장하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학생들 간의 갈등이 심각한 상황인 것은, 분당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만 들어도 알 수 있었다. 구당권파인 한대련 소속을 제외한 운동권 학생들 역시 지금의 통합진보당에 희망을 걸지 않았고, 분당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참여계 설동훈씨는 “통합진보당으로 대중적 진보정당을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받아드릴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신당계 이택준씨도 “그대로 간다는 건 힘들고, 대규모 재창당움직임이 나타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내 비주류세력이었다가, 이번에 탈당을 결의한 다함께의 한 회원도 “미래의 일은 분당사태까지 열어둘 수도 있다고 본다.”라며 분당을 예상했다.

그러나 비주류 NL계의 한 당원은 “속칭 구당권파가 절반이상인 상황에서 정당법상 해산이 불가능하고 결국 분당밖에 길이 없는데, 이미 진보신당의 아쉬운 모습을 봤던 분들이 독자정당화를 하기 힘들 것이다. 참여계의 탈당 이상은 어려울 것이다.”라며 분당이 어렵다는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그의 말도 실질적인 분당이 어렵다는 것일 뿐, 세력간 화해를 하고 공존해나갈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아니었다. 당 내 갈등이 깊어지는 만큼, 운동권 세력 간의 갈등도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운동권의 위기, 어떻게 극복해나가야 하는가?

운동권 최대 조직인 한대련이 대중조직으로서의 신뢰를 잃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다른 운동 조직이 운동권의 구심점으로 나서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물론 오큐파이 운동, 청년 문제 의제 설정, 학내 문제에 집중하는등 여러 가지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쉽지 않다. 위기에 봉착한 만큼 운동권이 새로워져야 한다는 내부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택준씨는 “이데올로그적 투쟁이 중심이 된 학생운동이 일련의 상황속에 그 끝을 보여주었다. 이후의 학생운동은 정당을 축으로 하는 정당내 의견그룹, 학생 본연이 당사자로 포함되는 당사자운동으로서의 학생운동으로 정립될 것이다.”라는 의견을 보였다. 이어 “연세대 학생들의 주거권 운동이 당사자 운동의 좋은 예다. 만약 기존의 방식대로 간다면 운동권은 더 고립되고 말것이다.”고 말했다. 설동훈씨도 “학생 운동권이 학내 중심에서 지역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 지역에서만 할 수 있는 최저임금 운동등을 통해 자신의 희생만 강요하는 운동보단 학생운동이 우리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며 학생 운동이 보다 삶에 밀접하게 다가가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6년동안 학생운동에 매진했다는 한 진보정당 당원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운동권이 학내, 학외 이슈를 선점하고 담론을 형성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당장 학내의 학생들이 균일한 이해와 요구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소수 집단인 운동권이 이슈들을 많이 놓치고 있는게 고민이다.”라고 털어놓으며 “결국 학생운동원 당사자성의 강화를 통해서 고립을 돌파하고, 문화와 담론을 무기로 내용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비교적 발 빠르게 청년 문제를 포착하고, 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유도해가는 청년유니온, 민달팽이 유니온등 기존의 운동권과는 다른 방식의 사회적 운동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제까지의 운동이 이념 중심적이었다면, 앞으로는 ‘실제 청년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운동을 해나가야 기존의 운동권들이 새로운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듯하다. 나아가 노동자,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를 통한 사회운동의 부분에서도 깃발과 구호 이상의 새로운 운동 문화를 만들어나갈 필요가 있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2 Comments
  1. Avatar
    Watcher

    2012년 8월 31일 11:50

    요즘 운동권을 보면 민주화운동이 끝난 시점에서 더 이상의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투쟁 마인드를 계속해서 유지한체 자기들 내부 결속이 유일한 길이고 방법으로만 알고 타협보다는 관철만 시키려는 태도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구당권파의 모습이기도 하죠. 단순히 운동권이 아닌 당의 모습으로 변했다면 그 지위에 맞는 행동으로 지지를 받아야 하는데, 한대련이나 구당권파나 그런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이 오늘날의 모습이라 생

  2. Avatar

    2012년 9월 10일 13:25

    아아 신발나라 이제 보수국가되나
    돌아버리겟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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