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행사에 망신도 가지가지다. 31일 노컷뉴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여수엑스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운영요원들이 행사 종료가 보름이 지난 지금도 급여를 지급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폐막식 이후인 15일쯤 7월분 급여 지급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운영요원 관리 대행사 측에서는 ‘기다려 달라’는 것 외에 대책 마련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운영위원 아르바이트생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20대들의 경우, 등록금을 제 때 내지 못하는 등 곤란한 상황에 빠지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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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엑스포는 국가적 규모의 행사로써 추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논란들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며 ‘국제 망신살’의 도마 위에 올라왔다. 티켓 관련 논란이 대표적이다. 조직위원회가 800만 명이라는 관람객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수를 동원했다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가 회원사인 증권사들에게 티켓 구매 협조 공문을 보낸 일이나, 서울교육청이 방학 과제로 ‘여수엑스포 관람’을 넣을 것을 권유하는 공문을 보낸 일이 논란이 되었다. 행사 막판 조직위가 지자체에 공짜표를 대거 뿌린 것도 기존 유료 관람객들의 원성을 샀다. 공짜표를 들고 막판에 몰린 인파는 행사장 내에서 무질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폐막 이후에도 ‘적자 논란’은 여수엑스포의 꼬리에 항상 붙어 다녔다.

이번 아르바이트 임금체불은 여수엑스포가 저지른 ‘국제적 망신살’의 결정판이다. 800만 관람객 목표를 달성했다는 이유로, ‘성공적인 개최’였다고 자평하던 여수엑스포의 허상이 까발려지게 됐다. 운영요원을 관리하는 대행사 측이 자금 문제로 제 때 임금을 지불하지 못할 정도로 사실상 운영상의 문제가 많았던 것이다. 게다가 ‘공식 행사’에서 4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운영요원들에게도 임금을 체불하는 부끄러운 일을 드러낸 것은, 마치 자금 사정이 어려우면 노동에 대한 대가부터 줄이고 보는 한국의 기업 문화를 간접적으로 ‘광고’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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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에는 그 대가가 주어져야 한다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다. 인간의 노동이 없으면 결코 아무런 생산성도 가능하지 않은 바, 노동의 가치 또한 그 온전한 몫이 인식되어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기업은 꼭 ‘돈’을 빌린 빚쟁이들에게 쩔쩔매면서도 ‘노동’을 빌린 노동자들에게는 임금을 체불하면서도 당당한 경우가 유독 많다. 고용주는 노동자를 가족으로 생각하지 않으면서, 노동자만 기업을 가족으로 생각하라는 식의 언어도 존재한다. 단순히 늦게 임금이 지급되는 일이었긴 했지만, 국가의 공식 행사에서 이런 일이 빚어졌다는 것은 매우 상징적이다. 이번 임금 체불 사건이 더욱 불편하게 다가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