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어느새 우리들 삶에서 조금은 멀어진 듯한 단어다. 시장이라는 단어에는 ‘정겹다’라는 느낌이 있지만, 동시에 왠지 ‘옛날’의 것 같다. 정겨움으로 대표되지만 점점 멀어지고 있는 시장들. 그 시장에 ‘달달함’이 붙었다. 달달한 마을 시장, “달시장”이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하자센터 앞에서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에 열리는 달시장을 31일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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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시장 시작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

 

달시장은 2011년 5월 처음 시작됐다. 지역주민, 예술가, 사회적 기업가들이 모여 함께 하는 마을시장을 표방하고 있다. 예술가들이 만든 다양한 작품들이 있는 아트마켓, 인디밴드와 다양한 사회적기업의 문화 공연, 지역 주민들이 물건을 가져오는 벼룩시장, 공예와 같은 문화예술워크숍이 함께한다. 이름만큼이나 ‘달달한’ 매력이 넘쳐나는 달시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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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 맵

ECO 달시장, 환경친화적인 시장

달시장은 올해 6월부터 ‘Eco 달시장’을 시작했다. 먼저 일회용품을 쓰지 않고 버려지는 물건이 없게 하는 것이 목표다. 떡볶이, 국수와 같은 다양한 음식들을 접시에 담아 판매하지만 다 먹고 난 뒤 접시를 반납해야 한다. 일회용품을 줄이기 위해 컵 또는 양초를 가져오면 에코백으로 교환해주고, 집에서 사용하지 않는 종이백 기부도 받는다. 텀블러를 가져올 경우 홍초 에이드 한 잔도 마실 수 있다. 텀블러를 챙기지 못한 사람을 위해, 사회적 기업 ‘Bring Your Cup’과 연계해 텀블러를 빌려주기도 했다. <다른 에너지 ZONE>에서는 자전거와 발전기를 연결한 뒤 ‘자전거 타고 바나나 쉐이크 만들기’를 진행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믹서기를 돌릴 전기를 만들기 위해 자전거를 타는데 열을 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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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Bring Your Cup’은 텀블러를 빌려주었다


공간 하나. “아트마켓”


입구에서 왼쪽에 있는 아트마켓은 팔찌, 목걸이와 같은 장식품이 주를 이룬다. 다양한 예술가들이 자신만의 창의적인 방식으로 만든 공예품들이라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함이 물건들에 묻어 나온다. 이번 아트마켓에는 통가죽만 사용하여 모든 과정이 수작업인 지갑(쑬의 공방 김수정 작가), 한지로 만든 스니커즈, 깨진 유리병으로 만든 브로치(홍금라 작가), 여행하며 찍은 사진(최랑 작가), 퀼트 작품(조길순 작가), 손수 쓴 붓글씨 ‘캘리그라피’ 수첩(허유정 작가) 등 다양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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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유정 작가의 ‘캘리크라피’ 엽서, 노트, 스케줄러

 


공간 둘. “별시장”


별시장은 전국 문화장터 네트워크의 ‘팔도방문단’들로 이루어진 공간이다. 각자의 ‘다름’을 주제로 한 색다른 워크숍과 물건들을 만날 수 있었다. ‘다른 힐링’을 주제로 치유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는 ‘소울카드’,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해주세요> 앨범을 볼 수 있었다. 그 옆에는 ‘다른 예술’을 주제로 자메이카 출신 작가이자 패션모델의 핸드메이드 악세서리가 가득했다. ‘다른 그림/음악’을 주제로 한 양자주 작가에게 기타 연주를 들으며 색연필 초상화를 얻을 수 있기도 했다. 현 음원 서비스 정액 제도의 불공평함을 지적하는 <STOP DUMPING MUSIC> 부스 등 정말 ‘다른’ 이야기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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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날개를 콜라주한 작품과 아프리칸 스타일의 악세사리를 선보인 TONY

 

 

공간 셋. 벼룩시장, 워크숍 ZONE

후문 쪽에 자리잡은 벼룩시장은 지역주민들이 물건을 직접 가져나와 만든 공간이다. 악세서리, 의류, 전자기기, 책을 비롯해 온갖 종류의 물건들이 즐비했다. 가격 또한 반값 수준으로 저렴한데다 어린이들을 위한 물건들이 많아 달시장에 온 어린이들이 앉아 물건을 고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벼룩시장 옆 신관 입구에 위치한 워크숍 ZONE에서는 조립형 펜던트 만들기, 양초 만들기, 은 목걸이 만들기와 같은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어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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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숍을 진행하는 사람들

 


공간 넷. 사회적 기업 ZONE과 먹거리

사회적 기업 ZONE에는 건전한 빵과 쿠키를 만드는 마을 기업 ‘꿈 더하기’에서 직접 만든 빵과 쿠키를 팔았고, ‘지속 가능한 관광 사회적 기업 네트워크’에서는 <인디필름데이> 홍보와 <문래동네> 잡지를 준비했다. 사회적 기업들은 본관과 신관 1층에 위치한 먹거리를 파는 장소에서 그 존재감이 더욱 돋보였는데, 신선한 요거트와 바나나 에이드를 준비한 ‘운짱 딜리버리’나 수제 주먹밥을 파는 ‘웃어밥’을 만날 수 있었다. 하자센터 내 창의네트워크 학교 ‘영쉐프’에서는 분식과 솜사탕을 준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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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 ZONE

 

 

‘달달한’ 시장, ‘달달한’ 축제 달시장
 
달시장은 우리가 평소에 생각하는 ‘시장’의 이미지를 뛰어넘었다. 남녀노소와 출신, 배경, 학력 심지어 국적까지 뛰어넘은 달시장은 작은 축제가 펼쳐지는 문화공간이었다. 


하자센터 내 작업장 학교 학생들이 펼치는 축하 공연에는 하자센터를 방문한 외국인, 어린이가 함께 어우러져 ‘신명나게’ 달시장의 시작을 알렸고, 공연 ZONE에서는 판매 상인들의 사연과 신청곡을 담은 달달한 라디오 ‘달디오’가 진행됬다. 달디오 이후에도 정선호, BLOSSOM, 사이와 같은 사람들의 문화 공연도 이어졌다.


공연과 더불어 다양한 워크숍, ‘다른’ 작품들과 이야기들, 다양한 먹거리는 남녀노소를 뛰어넘어 문화공간을 만들어냈다. 달시장에는 신나서 뛰어놀고 있는 어린이도, 자리에 앉아 노래를 감상하는 어르신도, 열정적인 사회적 기업가와 물건을 사는 젊은이들도 함께했다.


달시장 사무국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는 한 청소년은 달시장을 ‘함께 나누는 놀이판’이라고 표현했다. 달시장에서 워크숍에 참여하고 악세서리를 산 21살의 대학생은 달시장은 ‘지역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하는 즐거운 소란’이라고 말했다.
 

지역 주민과 예술가, 사회적 기업부터 시작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공간을 만든 달시장. 함께 어울리며 서로가 주인공이 되는 마을축제를 지향하는 달시장이 달을 형상화한, 밝게 빛나는 마스코트 ‘영달이’처럼 많은 이들에게 빛이 될 공간으로 계속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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