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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아고라 대통령’ 문국현 넘어설 수 있을까

5년 전, 인터넷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대선 후보는 단연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였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완연한 승기를 잡아가고, 여당 후보였던 정동영에게 기대를 걸기 어려운 상황. 경제가 핵심 화두였던 선거에서 이명박 후보와 마찬가지로 경영인 출신인 문국현 후보는 ‘사람 중심, 진짜 경제’라는 슬로건으로 이명박 후보와 대립각을 세웠다. 20대는 그에게 열광했다. 20대들이 자주 가는 다음 카페와 홈페이지들을 중심으로 문국현 지지를 호소하는 글이 넘쳐났다. 친구들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도 문국현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5.8%. 17대 대선에서 그가 받은 표다. ‘인터넷 대통령 문국현’이라는 타이틀을 만들어준 인터넷의 열광적인 반응에 비하면 적은 표다. 하지만 7년간 정당활동을 꾸준히 해온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가 3%의 득표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정치 기반이 없고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로는 선전한 편이었다. 2007년 12월 19일. 20대들은 “5년 후에, 꼭 다시 찍어 드릴게요”라며 다음 대선을 기약했다. 그리고 18대 대선을 3개월 앞둔 지금, 문국현은 잊혀졌다.




5년 전의 문국현이 보여준 ‘능력있고 도덕적인 이미지’


5년 전 문국현을 지지했던 20대들은 대체로 그에 관한 물음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그를 뽑았던 기억을 회상하면, “속은 기분”이 든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그를 뽑았다는 사실은 적어도 ‘자랑거리’로 남지는 않은 듯 했다. 고함 20은 20대들이 그를 지지했던 이유, 그리고 그를 떠나간 이유를 되짚어 보기로 했다.



사람들은 5년 전 문국현 후보를 뽑았던 이유로 ‘도덕성’을 가장 많이 꼽았다. 회사원 김세진(29)씨는 “커다란 회사를 계속 경영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도덕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에, 믿을 만 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의 수많은 의혹들과 대비되었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경제 정책에 대한 ‘경쟁력’을 꼽았다. “좋은 성과를 낸 경영인이기에 대통령직을 잘 수행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의견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했다. 문국현은 ‘도덕적’이고 ‘능력’있는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문국현에게 대통령직의 승산은 크지 않아보였다. 당시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정동영 후보에의 지지를 호소하며 ‘문국현 사표론’을 주장하기도 했다. 사람들에게 진보진영 후보 중, 가장 지지율이 높았던 정동영 후보를 뽑지 않은 이유를 묻자, 이정명(26)씨는 “대선으로 (문국현 후보가) 유의미한 세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명박이 당선 되는 것은 거의 확실해 보였고, 정동영 후보에게는 마음에 드는 점이 없었기 때문에 지지를 표명하는 것이 현명해 보였다”고 답변했다.




문국현이 잊혀진 이유 ― 부족한 지지기반과, 뚜렷하지 않은 정치철학


문국현 후보가 대선이 끝나자마자 잊혀진 것은 아니다. 그를 지지했던 이들이 소망했던 ‘의미있는 세력화’를 이루어 나가고 있었다. ‘창조한국당’은 대선 직후 치러진 총선에서 3.8%의 득표로 비례대표 두 석을 챙길 수 있었고, 문국현 대표는 강적인 이재오를 상대로 은평(을)에 출마하여 의석을 얻었다. 창조한국당은 세 석을 얻었을 뿐이지만, 전체적으로 진보세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무시할 수 없는 제3세력’의 탄생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나름 좋은 출발을 보인 그의 정치 인생이 2년 만에 나락에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그를 지지했던 20대들은 ‘정치적 성향’과 ‘부족한 지지기반’을 꼽았다. 많은 이들은 문국현이 ‘진보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를 찍었다고 밝혔다. 문국현의 정치적 성향은 어떤 것 같냐고 묻자 “확신할 수 없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보수일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는 등 17대 대선 당시 ‘진보적 후보’라는 평가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김세진(29)씨는 ”정치적인 상황에서 진보/보수인 것과 도덕성과는 별개의 것인데, ‘깨끗하다’는 점을 내세우자 부패한 보수와 대비되어 저절로 ‘진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진보’적이지 않은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의원직을 상실하기 전에 이미 찾아온 본질적 위기다. 보수 정당인 ‘자유선진당’과 연합하여 원내 교섭단체를 출범시키면서 큰 논란에 휩싸였다. KT 전 사장이었던 이용경을 비례대표 1번으로, 보수주의 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를 지낸 경력이 있는 이한정을 2번으로 공천한 것도 구설수에 올랐다.



그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은 ‘자유선진당’과의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두고 “화가 났다”고 그 당시를 묘사했다. 그를 지지하면서 자유선진당의 정치적 위치를 긍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중에는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기 자신이 ‘진보’라고 말한 적은 없었으니까요.” (김세진) 진보와는 거리가 먼 인물 둘을 비례대표 1,2번으로 나란히 공천한 것도 “납득할만한 일”이라고 평했다. 정치적 지지기반이 전무한 그에게 주변에 기용할 만한 인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나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기대한 것만큼 정치적 이념이 확실한 것도 아니었고, 기반이 없으니 쉽게 무너진 것뿐이죠. 처한 상황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이정명씨는 대답했다.



문국현 전 대표의 부족한 지지기반은 후에 이어진 ‘공천대가’ 논란에서도 아무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법원이 창조한국당이 시중금리 5%보다 낮은 1%의 이자로 발행한 당사랑채권이 비례대표 청탁의 대가성을 가진다고 선고했다. 그로 인해 당대표인 문국현에게 징역 8년, 집유 2년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었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여권의 거물을 큰 표 차이로 이긴지 1년 만에 무너진 것이다.



“물론 표적수사 등의 문제도 있었지만, 정치적 기반이 있었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정치적 세력의 도움을 받는 것도 실패했고요. 이런 부분에서 정치적 능력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짧은 기간이었지만, 통합민주당 등 다른 정치세력과 유의미한 합의를 이끌어내거나 밀고 당기기를 하는 능력이 확실히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라고 김세진씨는 분석했다.



그리고 안철수


문국현의 경험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다. 우리는 비슷하고도 다른 한 명의 대선후보를 마주하고 있다. 윤리적이라고 알려진 기업의 CEO 경험, 반듯한 이미지, 무당파라는 점에서 문국현과 안철수는 비슷하다. 그럼에도 둘을 다른 방식으로 보게 하는 가장 큰 차이는 지지율이다. 역시 5년 전 문국현에게 표를 준 김수정(23) 씨에 따르면 “(안철수는) 좀 더 센 바람, 더 오래가는 바람, 그리고 기대가 더 큰 바람”이다.



안철수는 야권 후보 중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그리고 5년 전 문국현을 지지했던 사람들은 대체로 안 후보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안철수가 대통령으로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같은 정치 초년생 문국현의 문제로 꼽혔던 ‘정치기반’과 ‘확실하지 않은 정치적 성향’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김수정씨는 “솔직히, 국정운영 경험이 없고 정치 세력이 없으니, 무엇을 추진하려고 해도 반대 세력에 막혔던 노무현과 비슷한 전철을 탈까봐 걱정되요”라고 이야기 했다. 그럭저럭 잘하더라도, ‘메시아’수준의 기대치를 형성하고 있는 안철수 신드롬 때문에 평가가 박할 수도 있다는 것도 그녀의 걱정이다. 하지만 안철수가 문국현처럼 아마추어같지는 않을 거라고 입을 모았다. “문국현이 정치적 전략 없이 다 내보이는 스타일이었다면, 안철수는 정치적 전략을 철저히 계산하는 사람이죠. ‘정치인’에 (문국현 보다는) 더 가깝다고 봅니다.”



안철수가 내건 ‘상식파’라는 타이틀도 사실 ‘어떤 정치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사형’은 분노한 대중에게는 상식이 될 수 있지만, 진보정치에서는 비상식적인 제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수정 씨는 이에 대해 “사안에 따라서 중도 진보 보수를 옮겨 다니는 것 같은데, 그게 나쁘게 보이지는 않아요. 보수더라도 새누리당 스타일의 보수는 아닐 거라는 안도감 때문에 지지하는 측면이 있어요”라고 이야기 한다.



대선이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그 안에 구체적인 공약과 계획을 통해, 안철수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조금 더 뚜렷해 질 수도, 아닐 수도 있다. 안철수는 민주당과의 적당한 관계를 설정해 낼 수도 있고, 밀고 당기기에 실패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아고라 대통령’ 문국현의 정치경험이 안철수와 안철수를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고함20
고함20

20대의 소란한 공존 [고함20]의 대표 계정입니다.

1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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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진

    2012년 9월 13일 12:57

    문국현을 찍은 사람으로서\ 문국현을 바르게 평가한 글이 아닌거 같네요.
    문국현은 진보,보수 이런 이념을 타파해야 한다고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간다고 한 사람인데
    무슨 이념 잣대로 평가하나요..이회창과의 정책연대도 문국현의 깊은 뜻이 있는데
    오랫동안 후진국 정치판 고정관념을 문국현에게 들이대고 평가하면 안되요
    안철수니 뭐니 해도 문국현만큼 훌륭하고 유능한 사람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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