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범죄’에 대한 대책 수립을 위한 긴급토론회
: 병든 사회의 경고, ‘묻지마 범죄’는 없다!


지난 11일, 국회 입법조사처 대회의실에서 <‘절망범죄’에 대한 대책 수립을 위한 긴급토론회-병든 사회의 경고, ‘묻지마 범죄’는 없다!>가 열렸다. 토론회는 <불안증폭사회> 저자인 김태형 심리학자, 경제민주화2030연대 조성주 대표, 민주통합당 장하나 청년국회의원의 발제로 시작되었다. 이어 보건복지부 최종균 복지정책과장, 청년유니온 한지혜 위원장, 유자살롱 이충한 대표, 홈리스행동 이동현 상임활동가의 패널토론이 진행되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태형 심리학자는 “자살, 이혼, 범죄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사회의 문제다. 개인의 정신질환 자체가 사회문제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라고 말하며 오늘날 벌어지는 범죄를 개인의 정신병 문제로 치부하는 현실에 대해 꼬집었다. 이어 “현재 일어나는 범죄에 ‘분노’가 들어있다”고 말했다. 김태형 심리학자에 따르면 분노가 발생하는 이유는 욕구가 좌절되었기 때문이다. 좌절된 욕구는 생존의 욕구와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존엄의 욕구다. 끝으로 김태형 심리학자는 “원인 제거를 하지 않고, 강력한 처벌만으로는 범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사회안전망 설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발제를 맡은 경제민주화2030연대 조성주 대표는 먼저 극단적 범죄를 20-30대가 저지르는 현상에 대해 지적했다. “이는 무한 경쟁, 장기적 청년실업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우발적 사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성주 대표는 “‘개인이 어떤 것에 분노를 느끼는가’에 대해 살펴보고, 본질적 대책을 세울 것”을 강조했다. 조성주 대표의 말처럼 사회적으로 만연해있는 부정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또 다른 발제자인 민주통합당 장하나 청년국회의원은 “‘청년의 삶이 어떤지, 청년을 위한 법 제도 안전망이 어떻게 마련되어 있는지’에 대해 돌아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고통 받는 세대가 되어버린 10-30대가 문제 해결을 위해 싸우는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제가 끝나고 패널 토론이 이어졌다. 먼저 보건복지부 최종균 복지정책과장이 입을 열었다. 최종균 과장은 “현재 발생하는 범죄가 모두 사회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다. 개인적 문제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다방면에서 ‘중독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한 최종균 과장은 사회구조적 문제를 변화시키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미시적’인 부분부터 해결해야 함을 주장했다.



패널 토론에 참여한 청년유니온 한지혜 위원장은 정작 ‘청년들이 어떤 이유에서 범죄자가 됐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음을 지적했다. 또한 범죄자인 청년은 사실상 사회적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한지혜 위원장은 “용광로에서 죽음을 맞이한 청년, 피자 배달을 하다 세상을 떠난 청년, 최고은 작가의 죽음과 같은 청년들의 죽음은 단순히 개인들의 죽음이 아니라 사회적 타살이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함께 통감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말하며 토론장의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여의도 칼부림’, ‘의정부 칼부림’, ‘초등생 성폭행’, ‘만삭 임신부 성폭행’ … 하루가 멀다 하고 끔찍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는 이를 ‘묻지마 범죄’라 칭한다. ‘묻지마 범죄’는 아무 이유 없이 행해지는 살인 등의 범죄 행위를 뜻한다. 그런데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과연 계속해서 발생하는 범죄 사건들을 아무 이유 없이 행해지는 ‘묻지마 사건’이라 부를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는 ‘묻지마 범죄’는 더 이상 ‘묻지마 범죄’가 아닐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토론회에 참여한 발제자들과 패널들의 말처럼 ‘어떤 이유에서 범죄가 발생하는 지’에 대한 근본적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