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영경, 김대호, 윤범기, 이동학.

진보성향의 싱크탱크를 운영하며 사회문제에 줄곧 관심을 가져온 사회디자인연구소 김대호 소장은 “결혼불능세대는 세상을 바라본 새로운 프레임이다. 이 프레임은 정치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난 21일 말했다.
 
지난 21일 국회의원연구단체 ‘청년플랜2.0’의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결혼불능세대 북콘서트’에 패널자격으로 참가한 그는 “모든 사회문제는 개인과 구조의 문제가 있다. 이제 (사람들이)자살문제에 대해선 개인과 구조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이해를 하고 있지만 결혼문제에 있어선 아직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결혼도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바라볼 문제다”라고 말했다. 
 
김대호 소장은 또 결혼불능세대 문제를 현재 우리사회의 문제와 연관시키며 “(저출산고령화)문제의 위에는 만혼 현상이 있다. 결혼불능세대는 저출산고령화문제의 상위를 지적하는 것 같다. (만혼 문제는)사회의 많은 문제와 연결되어 있고, 문제를 인식하는 좋은 프레임인 것 같다”고 말했다.

북콘서트에는 그 이외에도 김영경 전 청년유니온 대표, 다음세상을 준비하는 다른(다준다) 연구소 이동학 소장, 결혼불능세대 공저자인 윤범기 MBN기자가 참가해 청년들의 결혼문제를 주제로 다양한 의견들을 내비쳤다.
 
자신을 ‘결혼 파업’중이라고 표현한 김영경씨는 “작년까지 보증금이 없어서 고시원에 살았다. 월급 120 – 150중 월세로 50이 나간다”며 청년들의 열악한 주거문제가 결혼을 망설이게 하는 중요 한 이유 중 하나임을 개인의 경험을 통해 밝혔다. ‘결혼 파업’이란 단어에 대해 김영경씨는 “파업이란 단어에 적극성이 있다. 포기라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나 등록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그 때까지 결혼하지 않겠다는 저항의 의미다”라고 말했다.
 
이동학씨는 “집도 문제지만 결혼비용도 문제라고 생각했다. 결혼식을 알아보기 위해 돌아다닐 때 처음엔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하다 나중에 울쌍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결혼 과정에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요소, 예식장과 예단 비용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전경

 

책의 공저자이기도 한 윤범기씨는 결혼의 문화적인 문제를 해결할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결혼 후 시작되는 시부모의 간섭에 대해 “남자가 집을 구해오기 때문에 시부모에게 힘이 실린다. 결혼하기 위해선 부모와의 투쟁이 필요하다”며 “남자가 집을 구할 것이 아니라 남녀 모두 집값을 반반씩 부담하자”는 의미에서 ‘반값결혼’을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선거가 있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거 때 문제가 되지 않으면 집권하고 나서도 해결되지 않는다”며 정치 부분에서도 결혼하기 힘든 사회라는 아젠다 세팅이 필요함을 적극 강조했다. 
 
이날 열린 북콘서트에는 이러한 문제의식의 공유 덕분인지 여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의원들이 참석했다. 민주당 박홍근(서울중랑구을) 의원은 “(청년)문제를 개인에게 맡길 수 없고 정치권과 기성세대가 나서 구조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국감이 끝나고 국회에서 청년정책을 모두 모은 박람회를 열 것을 제안했다. 새누리당 이재형(비례대표) 의원도 축사를 통해 “지금 여야를 떠나 나눈 이 대화가 (청년문제 해결의) 시작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동영상 메시지를 보내주고 박영선 의원이 참석하는 등 “결혼문제는 사회문제다”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