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교사(反面敎師), 다른 사람이나 사물의 부정적인 측면에서 가르침을 얻는다는 뜻의 사자성어다. 지난 5년, 이명박 정권의 임기를 돌아보면 사실상 청년들은 정권에 뿔이 나 있었다. 그는 해결하겠다던 청년실업 문제를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고, 눈을 낮추라거나 눈을 돌리라거나 하는 식의 ‘대안 없는 대안’밖에 제시하지 못했다. 공식공약집에서는 빠졌어도 공언한 적이 있었던 ‘반값등록금’에 대해서도 ‘그런 적 없다’는 식으로 일관했다. 청년들의 삶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



18대 대통령선거 후보들이 청년정책과 공약 수립에 있어 이 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고함20은 <일류국가 희망공동체 대한민국>이라는 책을 꺼내들었다. 바로 2007년 12월 당시 한나라당이 내놓은 대선 정책공약집이다. (한나라당은 공약집에서 ‘일류국가’로 가겠다는 목적 아래 그 이름도 유명한 ‘대한민국 747’이라는 국정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연 7% 경제 성장으로 3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0년 내 연 4만 달러 소득을 달성해 세계 7대 강국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엄청난 포부가 담겨 있다. 물론 ‘747’은 경제 위기와 함께 없었던 공약이 된 상태다.)



국가장학금 확충됐지만…

MB정부는 대선 당시 맞춤형 국가장학제도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서는 대학등록금 인상을 억제하고 장학금을 대폭 늘렸다는 것을 주요 국정성과로 홍보하고 있다. 실제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때의 등록금 상승률 추이에 비해 현 정부에서의 등록금 상승률은 매우 낮게 기록됐으며, 국가장학금 역시 2007년에 비해 약 20배 증가했다. 2011년 국가장학금 시행과 함께 소득 7분위 이하 기준으로 25.2%의 등록금 부담완화 효과가 발생했다. 칭찬할만한 성과다.



그러나 대선 과정에서 공약했던 정도에 비해서는 매우 미약한 변화에 그쳤다는 사실은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공식공약집에서는 드러나고 있지 않지만,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반값등록금’에 대해 언급 한 바 있다. 그에 비해 국가장학금 확대는 정책 입안에서부터 한 발 물러선 것이었다. 게다가 국가장학금의 경우 학점 커트라인 제한, 건강보험료 기준, 대학별 장학금 지급액수 양극화 등 크고 작은 논란이 있기도 했다.



큰 틀에서 등록금 부담 완화를 위해 설계되었던 정책들도 100%까지는 진행되지 못했다. 대학생 근로장학금의 경우 산학협력 및 인턴제 강화를 통해 6천억 원 규모로 확대하기로 했었다. 2009년 한국장학재단 설립과 함께 실제로 정책이 추진되기는 했으나, 2011년 현재 근로장학금 규모는 810억 원에 그쳐 대학생 2만 7천 명 정도에게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 학자금대출 문제도 마찬가지다. 취임 전 공약집에서는 소득 5분위 대학생까지는 무이자로 학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했으나, 취임 후 실제로 추진된 ‘든든학자금대출(취업후학자금상환)’ 정책은 소득 1~7분위 학생에게 3.9%의 금리를 물리고 있다.


취업 100% 대학, 만들었나요?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 MB정부가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만 한 건 아니었다. 취업률 제고를 위한 MB정부의 카드는 대학교육에 칼을 빼드는 것이었다. 공약집에는 교육부가 일방적으로 특성화와 산학협력을 강제하는 관치로부터 탈피해, 대학교육의 자율적인 질 관리 체제와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 취업 100% 대학이 나오도록 하겠다는 정책 방향이 제시되어 있다.



실제로 MB정부는 대학이 취업률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대학교육에 대한 평가․인증․퇴출 시스템을 도입해, 2011년부터 재정지원제한대학, 학자금대출제한대학, 경영부실대학을 각각 지정하고 있다. 특히 이 시스템의 평가기준에 취업률을 연동시킴으로써, 2011년에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되었던 대학들의 2012년에 취업률을 제고시키는 등의 효과를 보기도 했다.



대학교육과 관련한 정책 추진 방향은 취임 전과 취임 후에 일관되어있으나, 이 방향이 맞는지에 대해서 재고해 봐야 한다. 특히 단기적인 취업률 지표 상승을 우선 목표로 둔 정책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2012년에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된 바 있는 국민대의 강병하 기획처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해 재정지원 제한 대학에 선정된 학교들이 학과를 통폐합하고 단기 미봉책으로 취업률을 높여 1년만에 최상위권으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 코멘트 한 줄에서 인문학의 위기, 대학의 근로자양성소화, 질적인 변화 없는 양적 취업률 상승 등의 문제들이 주르륵 드러난다.



대학교육과 취업문제를 연관시킬 때 빼먹을 수 없는 전문대학 정책도 아직 갈 길이 멀다. 윤여송 한국고등직업교육학회장은 한국대학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정부는 ‘취업’을 강조하면서 4년제 대학 중심으로 재정지원을 하고, 4년제 대학 위주의 고등교육 틀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MB정부는 정책공약집에 내놓았던 ‘전문대학의 수업연한 규제 철폐’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정부가 대학교육을 손질해 취업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인식을 하고 있으면서도, 전문대학과 4년제 종합대학 정책을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해 양쪽 모두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상태다. 전문대학은 제대로 키워주지 못하고, 4년제 종합대학에서는 취업률 잣대를 과다하게 들이대 몇몇 학문을 고사시키고 있는 것이다.

* ‘MB정부의 청년정책을 되돌아보다 (下)’에서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