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봉구 쌍문동의 D여대에서 비리가 있는 재단이 다시 돌아오는 것에 반대하는 농성을 준비하면서 총학생회측과 학교간의 실랑이가 있었다. 지난 9월 20일, 전학대회(전체 학생 대표자 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에 따라 농성에 필요한 컨테이너를 학내에 들여오는 과정에서 학교측이 허가되지 않은 건물을 무단으로 들여오는 것에 대해 반대했기 때문이었다. 2시간여의 진통끝에 결국 컨테이너는 총학생회의 바람대로 학교에 들어올 수 있었다.


그러나 컨테이너 농성이 시작된지 2주째, 추석연휴와 주말을 제외한다해도 10일이 지났지만 실제 학교내에서 농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추석연휴와 개천절 사이에 끼인 샌드위치 평일이기는 했지만 많은 학생들이 오가는 캠퍼스 한켠에 놓인 컨테이너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은 거의 없었다. 컨테이너 농성보다는 컨테이너 옆에서 진행 중인 야구잠바 공동구매에 더 많은 관심이 쏠렸다.




컨테이너 앞에서는 A4 한장짜리로 된 총학생회의 소식지를 나눠주며 학생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받는 학생들보다 받지 않고 지나치는 학생들이 더 많았다. 전단지를 받지 않고 지나가던 김현지(가명, 22세)씨는 “총학생회에서 하는 활동에 관심이 없다. 농성을 하는지는 알고 있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하며 바쁜 걸음을 재촉했다.


실제 대학 내 매점과 식당 등 학생들이 모이는 곳에서 52명을 대상으로 간단한 설문을 해본 결과 농성중임을 알고 있는 학생이 42명, 잘 모른다는 학생이 10명으로 농성에 대해 알고 있는 학생의 비율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농성을 지지하냐는 질문에는 긍정적으로 대답한 학생들은 8명 뿐이었다. 농성에 부정적이 의견은 13명이었다.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이유에 대해 이예슬(경영학과, 21세)씨는 “학교 내에 컨테이너 박스를 들여 보내야 할 만큼 이 사안이 중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특정 정당과 연관되어 하는 농성이라고 알고 있어 부정적이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농성 또는 시위에 대해 알고 있더라도 대부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상관없다고 생각하거나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이가 52명중에 31명에 달했다. 절반을 훨씬 넘긴 수치다.




이런 대학내 의견이 이 특정 대학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올해 전국 대학교 내에서 학생 주체로 시위 또는 농성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해당 학교의 학생들의 관심도는 극히 적었다. 학생 주체의 시위나 농성에 대한 관심이 이러할진데 대학사회를 이끌어가는 또 다른 축인 청소, 운전용역이나 시간강사에 관한 시위에 관한 관심이 더 적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1년 넘게 서울 성북구 안암동의 한 대학에서는 강사노조가 텐트 농성을 벌이고 있지만 이에 대해 알고 있는 학생은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 사회의 시위 또는 농성은 상대적으로 약자인 일명 ‘을’의 위치에 있는 학생들이 ‘갑’인 상위의 존재에게 의견을 전달하거나 피력하기 위한 도구로 쓰인다. 하지만 효과적으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서는 총학생회라는 일부 집단만의 목소리가 아니라 학생 사회 전체가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되어야 한다. 단지 컨테이너를 학교 안에 들여놓았다는 성취감에서 벗어나 52명 중에서 관심이 없는 31명과 함께 이야기 할 수 있는 진장한 소통의 장으로 컨테이너가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