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가 10월 7일 전체학생대표자회의(전학대회)에서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탈퇴를 결정했다. 지난달 12일 총학생회가 한대련 탈퇴 정책투표를 실시해서 안건이 가결되었고, 그 이후에는 의결기관인 전학대회에 한대련 탈퇴안을 상정시켰다. 이에 전학대회에서는 108명중 56명이 참석했고, 그 중 찬성 42명, 반대 4명, 기권 10명으로 한대련 탈퇴안을 가결시켰다.

고려대는 2009년 한대련에 가입한 후, 4년 만에 탈퇴를 하게 됐다. 현재 고려대 총학생회인 ‘고대 공감대’는 처음부터 한대련 탈퇴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만큼, 탈퇴 수순을 밟는 것이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고려대가 2011년 한대련 주최의 새내기 콘서트와 같은 대규모 행사를 열만큼 한대련의 중심 기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일로 한대련의 영향력이 축소되는 등, 운동권 전반에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대가 한대련에 가입한 후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학생들은 한대련과 같이 하는 것에 대해 득보다 실이 크다고 느꼈던 듯하다. 고려대는 한대련 가입 이후 총학생회를 중심으로 청소노동자 파업과 반값등록금 시위 등에 적극적으로 연대했고, 약간이나마 등록금 인하에 기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대련계 총학생회는 반값 등록금을 제외하고는 학내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이념적 운동에 치우쳐서 학생들로 하여금 학교의 이름을 걸고 정치 운동을 한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게다가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와 한대련이 가까운 관계라는 것이 드러나고, 폭력 사태의 배후로까지 지목되면서, 더 이상 학생들은 한대련에 신뢰를 줄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단순히 한대련의 자업자득이라고 말하기엔 학생운동권에 미칠 영향이 우려스럽다. 고대 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역시 한대련이 그 동안 쌓아놓은 학내에서의 운동기반이 무너질 경우, 정작 적극적으로 학생들의 목소리가 필요할 때 활발하게 내지 못할 수도 있다. 또한 한대련과 상반되는 생각을 갖고, 다른 방식의 운동을 하고 있는 운동권들도 많은데, 이들 역시 투쟁을 하고 시위를 하는 운동권이라는 이유만으로 오해받고 배척받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학생운동권은 위기인 이 때를 오히려 기회로 삼고, 학생들의 열망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학생들은 운동권 계열 학생회에게, 학내에서 일어나는 문제와 청년문제에 집중하기를 바라고 있다. 특정 정파에게 힘을 실어주고 그 정파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한대련은 그들이 학생사회에서 많은 일을 해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이념적 색깔을 내비추고, 특정 정파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학생들로부터 멀어져갔다. 이제 낡은 운동권 이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생운동권이 학교를 바꿔나가고, 나아가 사회를 바꿔나가려면 냉철한 현실인식에 기반 한 투쟁, 그리고 학생들의 문제의식을 한 발짝 먼저 읽어내는 감각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한대련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쇄신해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통합진보당 구당권파와 계속 함께 갈 경우, 한대련의 미래는 없을 뿐더러, 다른 운동권 조직들에게도 피해만 끼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