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 이를 이해하고 있는 학부모들은 몇이나 될까. 사교육의 시장에 묻혀 줄 세우기를 강요당하고, 경쟁으로 뒤덮힌 현실의 늪에서 힘들어하는 아이들. 우리 아이들의 현실은 어디에 있을까. 강금영 씨는 그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듣고 또 듣는다. 그런 다음 아이들을 이해하려 한다. 그런 아이들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모여 대구 성서지역에 ‘꿈이 자라 와룡배움터’인 지금의 ‘마을학교’가 만들어졌다. 그곳에서 상근 교사로 일하고 있는 강금영 씨를 만났다.










Q.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28살, 강금영이라고 합니다. 전공으로 초등 특수교육과를 마쳤습니다. 현재 마을학교 상근교사로 있습니다.

 



Q. 공부방 교사라는 건 정확히 어떤 용어입니까? 눈높이나 재능 교육과 같은 찾아가는 교사인가요? 아니면 학원 교사 같은 건가요?



다릅니다. 요즘 보통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시설을 ‘공부방’이라고 하는데요. 원래는 빈민 운동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만들어진 용어입니다. ‘마을 학교’라고 하면 될 거에요. 사교육 시장이 확장되면서 수학교습소 같은 곳에서 ‘ㅇㅇ공부방’ 같은 용어가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데요, 많이 달라요. 사교육과 달리 관계를 가르치고 인성 발달에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많이 지원하는 쪽이죠. 이렇게 함으로써, 지역공동체도 만들어가는 거라고 봐요.




Q. 어떤 계기로 지금의 마을학교 교사를 하게 되었나요?



자연스럽게 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평화 캠프 같은 곳에서 ‘고구마 학교’라고, 발달 장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했죠. 그들과 함께 만나 일 대일로 짝꿍이 되어 격주 토요일로 나들이 프로그램을 했습니다. 거기서 배운 것이 마을 학교 교육 철학의 바탕이 됐어요. 발달 장애아들은 평생을 ‘안 돼.’ ‘하지마.’ 라는 말을 듣고 자랍니다. 친구라고는 학교 선생님, 사설 치료 교사, 부모님뿐입니다. 사실 그런 발달 장애아들은 그들에 대한 사회의 편견과는 매우 달라요. 동생처럼 편하게 대하다보면 그들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집니다. 일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데 내가 할 일이 없을까’ 생각하게 됐어요. 그런 걸 찾아가다 복합적인 계기로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Q. 전공이 특수교육과 쪽이면 오히려 평화 캠프 같은 곳에서 일하는 것이 전공을 살리는 방향이지 않았을까요?



제가 바라는 특수교육 교사는 넓은 의미에서 초등학교 교사와 동등하다고 봐요. 교육을 교육 하는 기관에서도 시간이 더 걸린다하더라도, 특수교육과 초등교육을 같이 가르쳤으면 좋겠어요. ‘장애 아동’과 ‘비장애 아동’을 가르치는 것이 다양성을 인정해주는 미래의 교육과 관련되어있다 생각합니다. 그렇게보면 저는 전공을 잘 살리고 있는거죠.
 
 



Q. 주로 어떤 학년이 현재 마을 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으며, 선생님은 그곳에서 어떤 일을 하십니까?




가르치는 학년은 다양해요. 초등학생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이죠. 저는 상담 교사로서 실무 일을 맡고 있죠. 저희 학교 같은 경우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자원봉사 하는 분들이 교육의 한 파트씩을 맡고 계세요. 예를 들어 미술, 동요 부르기, 산행 수업, 공부 같은 과목들을 가르치죠. 중등 학생 같은 경우에는 주요 과목과 함께 요리나 배드민턴 같은 다양한 일을 가르쳐주기도 하고요. 교육에 있어 효율적인 방법을 시도하려고 노력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지금의 아이들이 스스로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도록 도와주려 해요.



 




Q. 비정규직 아닌가요? 거기다 근무 환경이나 기타 일하는 여건 같은 게 나쁘지는 않나요? 아무래도 마을 학교다보니까 힘들 것 같은데요.



급여가 적지 비정규직은 아니에요. 정식으로 계약서를 쓰고 본인이 할 수 있는 만큼 일을 하죠. 교사도 부족하고 재정도 열악한 편이라서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어요. 출근을 12 : 30분 쯤에 하고요, 퇴근은 7시에 시켜줍니다. 더 할 일이 있으면 조금 도와주지만 야근을 권장하지 않아요. 일이 많으면 다음 날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지장이 있으니까요. 오히려 일하는 분들이 적극적으로 교사를 배려해주는 편이죠. 일하는 만큼 대가를 못 받는 경우도 많지만, 이런 환경에서 20년씩 일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런 분들에 비하면 나쁘단 말을 못하죠. 사실 지금 돈을 벌어 노후를 대비하고 저금을 할 여유까지는 없어요. 몇 년을 더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죠.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공부방 교사를 하고 싶지만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어요. 지금 버는 게 부족하지만 환경이 좋아져서 이 일을 오래 하면 좋겠단 생각을 하고 있어요.



Q. 만약에 어떤 사람이 이 기사를 보고, 마을 학교 교사가 되고자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우선 그런 사람이 있다면 저한테 연락을 해주세요. 일단 저희는 아이들에게 ‘교사’가 아니라 ‘친구’로 다가가려고 노력을 해야 해요. 그리고 처음부터 마을 학교 교사를 하는 것보다 자원 활동으로 시작하는 게 좋아요. 일주일에 몇 번씩이라도 꾸준히 와서 활동하면, 자연히 그곳에 있던 선생님이나 학부모들과 친하게 지게 되고 또 일을 하게 되죠. 급여가 넉넉지 않아 힘들 수 있지만, 마을 학교 자체적으로도 지원을 해주려고 노력해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한티재 출판사에서 올해 나온 ‘마을이 아이를 키운다’라는 책인데 읽어 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거에요.



Q. 애들이 말 잘 안 듣지 않나요? 너무 힘드실 것 같아요. 특히 초등학생부터 중학교 때면 한창 반항할 나이잖아요.



말을 안 듣는다는 걸로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애들이 그렇죠. 그 시기에 반항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한거죠. 앞서 말한 장애아들처럼 아이들도 똑같이 강요를 받아요. ‘공부해, 청소해, 뭐 하지마.’ 라는 말을 듣고 자라죠. 적어도 이 마을 학교에서만큼은 그러지 말아야 되겠다, 생각해요. 특히 제가 상담 교사라서 그러는 게 아니라 아이들이 자유롭게 크길 바라죠. 전 오히려 애들이 그러면서 자기 색깔을 드러냈으면 좋겠어요. 그렇지만 폭력은 나쁜거라 싸우거나 할 때는 다른 거로 풀길 유도합니다.
 



Q. 그래도 몇몇 애들 같은 경우에는 다루기 힘든 건 사실이잖아요. 또, 학부모들의 치맛바람 같은 것도 심하지 않나요?



가끔 관계를 맺는 것보다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강한 애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가르치는 애들 중에 한 아이가 장난감을 많이 가져오게 되면 다른 아이들도 그걸 가지고 싶겠죠. 장난감을 나눠주지 않으면 박탈감이 생길 수 있어요. 그러면 이제 그 장난감을 많이 가진 아이들을 설득 하죠. 왜 나눠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 말이예요. 그런 것 하나하나가 저는 마을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라 생각해요. 보통의 아이들과 같아 욕도 하고 나쁜 행동을 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지만 이것도 다 아이들 때여서 할 수 있는 거잖아요. 좋은 아이가 될 수 있도록 많이 유도하죠.


이곳에 오는 학부모들은 대부분 치맛바람과 거리가 먼 분들이세요. 그렇지만 몇몇 들은 사례로는 관계 맺기에 서툰 아이가 있었는데 부모님이 ‘친구를 좀 사귀었으면’ 하는 마음에 학교에 보냈는데 못 참으시는 거죠. 6개월에서 1년은 걸리는 과정인데 그걸 못 참고 아이를 학원에 그냥 보내셨어요. 공부 쪽으로 전향시켜 버리는 거예요. 그러면 저희는 허탈해지죠. 조금만 기다리면 아이가 정말 밝고 건강하게 변할텐데 그걸 못 기다리는 분도 계시다고 하더라구요. 

 



Q. 추석 때 몇몇의 공부방이 문을 닫아서 아이들이 ‘외롭다’는 기사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혹시 이번 추석 때 어떠셨나요?



휴일에는 문을 닫아요. 명절에는 배움터도 쉬는떼 추석때 갈 곳이 없는 아이들이 아직은 없어요. 만약에 그랬다면 저희는 동네 선생님들과 함께 학교를 열었겠죠. 부모님들도 오셔서 도와주시고 자원 봉사 하시는 분들도 아동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면 기꺼이 문을 열었을 겁니다.
 
 



Q. 공부방 교사 전에 20대시이십니다. 요즘 어떤 꿈이나 이런 걸로 불안한 건 없나요?



불안 한 건 없는 것 같아요. 지금 목표는 일단 이 마을 학교가 지역에 좋은 에너지를 심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동네에서 하는 학교가 이렇게 아이를 잘 자라게 하는 곳이구나, 그런 말을 듣고 싶어요. 지역의 교육 문제에 대해 열심히 참여하고 교육 문제를 변화시키는데 기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Q. 어떤 정치권에 제안하고 싶은 정책 혹은 대선 공약이 있나요? 지금 현실적으로 필요한 바람도 같이 말씀해주세요.



대구 지역 저희 같은 마을학교 교사들이 모여 ‘강제 획일화 교육 반대화 운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제도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일단 여기서 주장하는 건 ‘0교시와 8교시의 강제 자율 학습 시키지 마라’라는 거예요. 교육이 줄 세우기를 하고 사교육에서 오는 소외감이 학교 폭력을 조장하기도 하죠. 공부 이외에 것은 아이들이 아무것도 보장을 못 받아요. 틀에 박힌 교육을 하며 숨 쉴 틈도 없으니까 지치죠. 그래서 학교 앞에서 플랜 카드를 들고 시위했어요. 스트레스를 풀 곳이 있어야 올바른 성장을 할 수 있다고요. 이런 간단하지만 어려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약부터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Q. 차기 대통령에게 혹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일단 20대로서 일자리 문제의 심각성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청년일자리가 너무 부족해요. 취업 문제가 심화되고 있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자신의 가치관을 살리면서 일할 수 있는 직장이 나왔으면 좋겠어요.


마을 학교에 관련해서도 한 마디 하고 싶어요. 마을 학교는 정말 아무도 지원을 해주지 않아요. ‘지역 아동 센터’ 같은 공부방 비슷한 단체에서는 지원을 받는데요, 거기도 힘들어하고 있어요. 돈을 쓰는 것보다 서류를 내야 하는 게 더 많으니까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꼴이예요. 이런 제출 서류를 조금 줄어주셨으면 좋겠어요. 재정의 투명성도 중요하지만 그곳에 일하시는 분들이 너무 힘들어 하는 걸 봤거든요.


앞서 말했듯이 차기 대통령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20대들이 하는 일들에 대해 ‘청년 지원금’ 같은 것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기본 소득을 받고 일하고 보람을 느끼고 그들이 하는 꿈이 직업이 되는 복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고, 아이들을 키우는 교육에 대해서는 돈을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