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의 열기가 더해지고 있다. 안철수 후보가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의 3자 구도로 대선의 윤곽이 좁혀졌다. 각 후보와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 모여 대선캠프를 차리고, 대선 후보들은 차기 국정을 이끌어나갈 비전과 정책을 발표해나가고 있다.

그중 가장 핫한 이슈는 단연 ‘경제민주화’다. 3인 3색, 각자 다른 색깔과 지향점을 가진 후보들이지만 이들 후보 모두 경제민주화를 시대정신으로 파악하고, 정책 방향의 중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문재인 후보는 경제민주화 의제를 일자리로 구체화시켜 일자리 대통령의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선거판에 늦게 뛰어든 안철수 후보도 14일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 정책 발표’를 통해 경제민주화의 실현 방안을 구체화시켰다.

하지만 박근혜 후보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성주 위원장이 어제 “경제민주화를 강제하는 것은 역사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것이다. 서울의 한 식당에서 기자 간담회를 가진 김 위원장은 “스스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스스로 하는 모범적 모습이 재벌 자체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 소신”이라며 “당이나 박근혜 후보에게 반기업적 정책으로 가는 것이 역사에 역행된다고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논란이 심화되자, 김 위원장은 야권의 정책을 언급한 것이라며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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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는 경제민주화 이슈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민주화를 가장 먼저 이슈화한 후보는 박근혜 후보였다. 경제민주화를 정책 키워드로 제시하면서, 김종인을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파격을 보였다. 김종인 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은 재벌 개혁이 트레이드 마크인 인물로, 1987년 헌법 개정 때 헌법개정위원장으로서 헌법 제 119조 2항인 경제민주화 조항의 입안을 주도했다.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과제”라고 말한 그는 작년 새누리당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박후보의 멘토로 활동해왔다. 경제민주화를 이슈화하고 김종인을 영입하면서 박근혜 후보는 통합과 쇄신의 행보를 보이려는 듯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민주화를 어떻게 구체화시킬 것인지에 대해 정책의 방향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다. 경제민주화의 구체적 방향은 차치하고서라도, 경제민주화를 명확하게 정책 키워드로 내놓은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서조차 의견 합의가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의 갈등은 익히 알려져 있다. 여기에 김성주 위원장의 발언까지 더해져, 경제 민주화에 대한 캠프 내의 의견 불일치가 심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물론 다양한 인사들이 수평적으로 자유롭게 토론하여 정책의 방향과 실현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발전적 토론이라기보다는, 내분 혹은 의견 대립으로 보인다.

위태위태한 박 후보의 경제민주화, 중도파를 잡으려 서둘러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외부인사를 영입한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새누리당 쇄신을 요구했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10일 당무에 복귀했지만, 내홍이 재발할 여지는 남아있다. 외부에서 영입한 자칭 ‘재벌 좌파’ 김성주 위원장은 경제민주화와 대척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런 상황은 박후보가 과연 경제민주화를 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그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