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아래선 갓끈을 고쳐 매지 말라’. 괜히 의심받을 행동을 하지 말란 이야기다. 대통령도 정당을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자신이 속한 정당을 도와주기 위해서 대선에 개입할 수는 없다. 자명한 사실이다. 19대 대선은 백중세가 될 확률이 높다. 한국의 대선은 언제나 긴장감이 흘렀지만 이번 대선은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이전과는 다른 제3의 후보가 등장하고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두고 치열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이전 대통령보다 이명박 대통령의 행동이 대선을 앞두고 더욱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지 못했다. 연평도를 가서 괜한 논란을 일으키고 말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18일) 연평도를 방문했다. 문재인 후보가 NLL로 여당과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철지난 색깔론이 나오고 있다. 종북 프레임이 슬슬 시동을 걸고 있는 시점이다. 여당 측에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후보가 NLL을 사실상 포기하려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연평도를 방문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정당에서 NLL을 두고 야당 대선 후보에게 NLL을 포기하려고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대통령이 NLL을 콕 찝다 못해 목숨을 걸고 사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이 의구심을 드러내자, 새누리당 대변인은 “영토수호에 진력하는 대통령의 발목을 잡지 말라”고 말했다. 진심이었을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말 영토수호를 위해 연평도를 방문했을 수 있다. 그러나, 왜 연평도인가. 연평도 포격 사건은 다음달에 2주기를 앞두고 있다. 그 때 방문했다면 그 의미가 더 했을 것이다. 일정 상 빨리 방문했다면, 왜 굳이 NLL을 꺼냈냐는 것이다. 연평도 사건을 되돌아보며 영토 수호에 전념을 다해달라고 말했어도 됐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대통령이 안보문제 대한 책임을 갖고 방문했다면 박용진 대변인의 말처럼, `노크 귀순’으로 철책선이 뚫린 동부전선을 방문해야 하지 않았을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물론, 청와대 측에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올라오는 질문에 다 대답할 수도 있다. 모두 확인되지 않은 의심일 뿐이다. 그러나 신중하지 못한 행보였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의 이번 행보는 그 의도야 어찌됐든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는 행보였다. 덕분에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연평도에 방문했지만, 그 의미마저 빛을 바래고 말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대선이 2달여 남은 시점, 앞으로 대선 후보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대선에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은 지양해야 마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