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무소속 안철수 후보가 기자회견을 열고 일자리 정책을 발표했다. 일자리 정책을 포함한 고용․노동 정책은 20대 청년의 삶의 문제와 가장 직결된 정책 분야다. 연일 언론에 보도되는 정수장학회, NLL 문제 등으로 ‘서로 물어뜯기’ 선거를 치르는 와중에도 대선이 가까워오면서 정책들도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안철수 후보의 발표를 마지막으로 주요 후보들의 일자리, 고용 정책이 모두 발표되어 유권자 입장에서 비교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창조경제론(Creative Economy)를 앞세웠다. 과학기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이 성장을 바탕으로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스펙 대신에 꿈과 끼를 바탕으로 채용하는 스펙초월 채용시스템과 해외 취업을 장려하는 ‘K-Move‘ 정책도 함께 발표했다.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는 ’일자리 정부‘로 ’일자리 혁명‘을 이루겠다며, 일자리 창출을 정책 최우선순위에 둘 것을 선언했다. 공공부문과 대기업에 청년고용의무할당제를 실시하며, 근로시간 감축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실현하는 일자리 차별철폐 정책과 최저임금 단계적 인상 방안도 눈에 띄었다.

마지막으로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사회통합적 일자리 경제 구축’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노동시간 단축, 일자리 나누기,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보장, 최저임금 인상 등에서 문 후보와 궤를 같이 한 가운데, 대통령이 직접 주관하는 일자리 관련 국민합의기구 설치 방안이 이목을 끌었다. “지금 몇십만개 몇백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드리지는 않겠다”는 발화는 가장 안철수다운 것이었다.

안철수 후보 고용노동정책 발표현장 ⓒ 진심캠프

후보들의 정책 공약은 하나둘씩 정체를 드러내고 있으나 그에 대한 검증 바람은 아직 미약하다. 앞서 말했던 정수장학회, NLL 등의 굵직한 문제들을 터뜨리고, 대응하는데 선거판의 온 정신이 집중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검증되지 않은 정책 공약은 있으나 마나다. 5년 임기 내에 실천이 가능한 것인지, 정책 당사자들에게 실제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인지 분석해 보지 않고서는 그 ‘진정성’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검증을 거치지 못한 현재의 정책들 같은 것들을 보통 ‘겉만 번지르르하다’고 하지 않나.

이명박 정부 역시 선거 당시에는 충실해 보이는 일자리 관련 공약들을 내놓았었다. 7% 성장을 달성하고 300만 개의 새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장밋빛 정책’이었다. 취임 이후에도 2012년 예산안에 ‘일자리 예산안’이라는 별칭을 붙여가면서까지 고용 창출을 위해 공격적으로 정책을 마련했다. 그 결과는 청년들이 체감하는 바와 같이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충분히 검증되지 못한 정책들이 오히려 정책 당사자들에게 독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정책들과 함께, 특히 청년의 입장에서 유권자들은 일자리 정책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정책들을 피드백하고, 이를 통해 각 후보들에게 새롭게 걸러진 ‘업그레이드된 정책’을 요구하고, 후보자들 간의 ‘정책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누가 당선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가 당선되든지 ‘최선의 당선’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 그 과정이 바로 지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