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리댄스 강사 김성경씨가 자신을 소개할 때 하는 말이다. 벨리댄스를 사랑하고 벨리댄스에 미래를 걸었지만, 남들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에는 현대무용을 먼저 얘기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여성을 가장 여성스럽게 보이도록 한다는 벨리댄스는, 한국에선 그저 ‘싼 티 나는’, ‘격 없는’ 춤일 뿐이다.




낮에는 서울예술대학 무용과에서 현대무용을 공부하고, 밤에는 벨리댄스 학원 강사와 벨리댄스 공연단 활동을 하고 있는 김성경씨에게 소수 예술 분야의 설움과, 대한민국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20대로서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서울예대 무용과에 다니고 있는 22살 김성경이라고 합니다. 현재 현대무용을 전공하고 있고, 밸리댄스 강사와 벨리댄스 공연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벨리 공연단 외에 무용 공연단도 하고 있어요.




Q. 아직 벨리댄스가 생소한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벨리댄스 좀 소개해주시겠어요?




벨리댄스는 배를 이용한 동작을 기본으로 하는 춤 이구요. 건강미와 여성미를 가장 잘 보일 수 있는 춤이에요. 여성 위주의 춤이지만, 남성분들도 재밌게 할 수 있어요. 의상도 화려하고, 간단한 춤 동작도 많기 때문에 누구나 쉽고 재밌게 배울 수 있는 춤입니다.




Q. 어떻게 벨리댄스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또 벨리를 한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중학교 2학년 때 취미로 시작했다가 고등학교에 올라가면서부터 벨리댄스 공연단 활동도 시작하고 전문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어요. 강사 자격증은 열아홉 살 때 땄구요, 강사 활동은 스무 살 때부터 시작했습니다.




Q. 벨리댄스 강사의 시급이나 대우는 어떤가요? 그리고 벨리댄스 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격요건이 필요한가요?




선생님에 따라 다르긴 한데 시급은 25000원~40000원 선이에요. 제 나이 또래가 하는 아르바이트에 비해선 시급이 굉장히 높은 편이죠. 대우는 엄청나게 좋은 대우를 받는 건 아니고, 그냥 다른 댄스 강사들이랑 비슷해요.




강사가 되기 위해서는 일단 강사 자격 수업을 이수해야 하고, 강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해요. 그런데 벨리댄스는 자격증이 국가공인 자격증이 아니라 사단법인이라서 강사자격증을 따기는 쉬운 편이에요. 협회도 딱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많이 있어요. 그래서 이상한 협회에서 배우면 야매로 배울 수도 있어요. 협회마다 가르치는 스타일도 다르거든요. 강사들은 각 사단법인 협회에서 발급하는 자격증을 가지고 강사 활동을 합니다. 아무래도 요가나 스포츠처럼 나라에서 인정해 주거나, 벨리댄스 전문학교를 나오거나 하는 게 아니다 보니 중간에 그만 두는 경우도 많아요.




Q. 학업과 강사일을 병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힘들지 않아요?




힘들죠. 일단 좋아서 하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강사일을 하는 게 알바 대신에 하는 거니까요. 수업하는 시간은 얼마 안 되더라도 수업을 준비하는 과정도 있고, 무용과다 보니 학교 실기 준비도 해야 하고…. 둘을 병행하다 보니 시간도 많이 들고 체력적으로도 힘들죠.




그리고 제가 어린나이에 강사 일을 하다 보니 수강생들을 대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긴 해요. 10대랑 50대가 같은 클래스에서 배우다 보니, 다양한 연령을 한 번에 다뤄야 하는데 아직 그게 서투르죠. 강사 일을 하면서 사람 대하는 법이나, 어른들 대하는 법을 많이 배워가는 것 같아요.





Q. 본인도 벨리댄스를 하고 있지만, 대학에서는 현대무용을 전공하잖아요? 벨리댄스는 한국에 들어 온지도 얼마 안 되었고, 국내에 벨리댄스과가 있는 대학교도 없구요. 강사를 할 정도의 수준에 올랐으면, 더 이상 한국에서는 벨리를 보다 전문적으로 배우기 힘들지 않나요?




맞아요. 아직 국내에는 벨리댄스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대학교가 없어요. 서울예술종합학교에 벨리댄스과가 있기는 한데, 대학으로 인정받는 건 아니고 학점은행제에요. 국내에선 벨리를 체계적으로 배우기가 힘들다보니 협회장급 되면 러시아나 이집트, 터키로 찾아가서 배워요. 그런데 유학은 아무래도 시간이나 돈이 많이 드니까, 저 같은 일반 학생은 시도조차 힘들죠. 돈 좀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죠. 가끔 유명한 외국 벨리댄서를 초청하는 워크샵이 국내에서 열리기도 하는데, 많지도 않구요. 더 많이 배우고 싶고 다양한 걸 접하고 싶은데 물질적인 것 때문에 많이 막히니까 힘들죠.




Q. 벨리댄스는 복장에 노출이 많아서 그런지, 대중들의 인식이 발레나 현대무용 등을 대할 때와는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실제로 대중들의 이런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 겪었던 고충이나 설움이 있나요?




정말 많았죠. 왜냐하면 오해를 하시니까요. 벨리댄스는 전혀 야한 춤이 아닌데, 술집이나 이런데서 벨리댄스를 안 좋게 만들고 이용하잖아요. 그러다보니 그걸 보고 우리 전체를 다 그렇게 바라보구요. 벨리댄스를 성 상품으로 악용을 하니까 벨리댄스를 하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 것 같아요.




사실 따지고 보면, 현대무용도 옷 벗고 추는 것도 많고, 페이스 페인팅만 하고 춤을 추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런데 그건 고상한 예술이고, 우리가 노출이 많은 의상을 입고 춤 추는건 외설로 받아들이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발레는 전통이고 우아한 건데 벨리는 싼 티 난다고 생각하잖아요.




실제로 벨리댄스도 발레 만큼이나 고급스러운 춤이에요. 러시아 같은 경우는 벨리댄서들도 다 발레를 기초로 한 다음에 벨리댄스를 하기도 하구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걸 모르죠.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통 벨리댄스 공연을 안 보잖아요? 술집 이런데서 악용하는 벨리 이미지만 보고 벨리를 오해하죠.




더 서러운 건 무용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벨리댄스를 무시해 버리거든요. ‘우리는 순수무용이고, 벨리는 퓨전이니까 질 떨어져’ 이렇게 생각을 해요. 예술의 전당 이런데서 벨리댄스 공연을 하는 건 꿈도 꿀 수 없는 일이죠. 외국에서 되게 신기했던 게, 거기는 노부부가 벨리댄스 공연을 영화 보듯이 보러 다니더라구요. 그런 걸 보면 정말 부럽죠.




Q. 그런 부정적인 인식들 때문에 벨리댄스를 그만두고 싶거나 포기하고 싶었던 적은 없나요?




있었어요. 현대무용이랑 벨리댄스랑 너무 다르다 보니 춤을 추는 입장에서 혼돈이 오기도 했고, 사람들 인식이 무용 전공이랑 벨리댄스 전공이랑 전혀 다르니깐…. 사람들한테 저를 소개할 때에도 나도 모르게 무용 전공을 먼저 말하고, 벨리댄스도 하고 있다고 얘기를 해요. 나중에 무용으로 빠져야 하나 이런 생각도 정말 많이 했죠.




그리고 벨리댄스 강사는 정규직이 아니라 프리랜서다 보니까 불안하기도 하죠. 대부분 투잡을 해요. 공연단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강사 활동도 하는 식으로요. 근데 나이가 들면 공연단이나 강사 활동을 하기도 힘들잖아요. 한국 무용이나 발레는 나이가 많아도 교수나 전문가로서의 대접을 해주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벨리댄스가 제대로 자리 잡지 못했으니까, 학원을 직접 차리거나 협회를 직접 차리지 않는 이상은 계속하기 힘들죠.




한국 벨리댄스계에 가장 필요한 게 체계화인 것 같아요. 학점은행제가 아니라 우리학교 같은 대학에 벨리댄스 과가 생긴다거나, 협회가 하나로 단일화되거나 아니면 국가공인 자격증이 생기거나 해야 할 것 같아요.



ⓒ 더 에스 벨리



Q.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가요?




서울예대가 3년제이기 때문에, 졸업하면 4년제 학사를 따고 대학원에 진학하고 싶어요. 그 다음에는 외국으로 유학도 가고 싶어요. 현대무용을 좀 더 배워서, 현대무용을 접목시킨 벨리댄스도 만들고 싶어요. 사람들의 ‘벨리댄스=싼 티’라는 인식을 바꿀 수 있게 전문화시키고 고급화 시키는 게 꿈이에요. 무용 기초를 써서 좀 더 테크니컬하고 고급스러운 퀄리티 높은 내 스타일의 벨리댄스를 만들고 싶어요.




Q. 정치권에 제안하고 싶은 정책이나 대선 공약이 무엇인가요?




예체능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에서 예체능을 하기엔 돈이 너무 많이 들어요. 내 돈 주고 투자하고, 내 돈 주고 공연하는 식이거든요. 투자를 해도 버는 게 없어요.




입시무용 같은 경우는 기본이 학원비 한 달 백 만원, 입시 작품비 천 만원이에요. 근데 실상은 그거보다 더 들죠. 부르는 게 값이라고 보면 되요. 예체능 사교육에 대한 정부 규제도 강력하지 않다 보니까, 학생들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잘하는지 저 사람이 잘하는 지도 모른 채로 그저 달라는 대로 돈을 줘야 해요. 그래서 예체능계의 비리도 굉장히 많구요.




그렇게 돈 들여서 대학에 와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어요. 일반 대학생 등록금도 비싼데, 예체능은 등록금이 어마어마하게 비싸요. 그리고 교환학생을 보내준다든가, 장학금을 주는 경우도 별로 없고 국가에서 학교에 지원을 잘 해주지도 않구요.




영국은 어렸을 때부터 끼가 있는 영재들을 국가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 준다고 해요. 그 사람이 영국출신이든 한국출신이든 일본 출신이든 지원을 해 주고, 그 사람이 나중에 성장을 하면 영국이란 이름을 내 걸고 활동을 하는 거죠. 그런게 너무 부러워요. 지원도 많고 기회도 많고…. 저는 어렸을 때부터 무용을 하고 싶었는데, 주변에 배울 곳이 없었어요. 춤을 시작한 것도 중학교에 와서야 배우기 시작했구요. 원래는 어렸을 때부터 시작을 했었어야 하는 데도 말이에요.




Q. 차기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성범죄가 너무 무서워요. 우리 같은 경우는 늦게까지 연습하고 밤늦게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무서워서 택시도 잘 못 타겠어요. 예체능 관련 정책 외에도 그런 점에 신경 써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동생들이 아직 어린데, 아이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