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 모든 사람들의 눈은 스마트폰을 향하고 있다. 일하던 중간,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올라오는 소식들을 ‘카톡’으로 주고 받는다. 2011년 방통위 발표에 따르면, 만3세 이상 국민의 인터넷이용률은 78.0%에 육박하고 스마트 기기의 보유 가구는 10명 중 4명(42.9%)꼴이다. 그야말로 ‘스마트 시대’다. 이런 사회에서 인터넷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오안’이 된다. ‘아오안’이란 인터넷 신조어로 ‘아웃 오브 안중’의 줄임말로 ‘안중 밖의 일이다’라는 뜻이다.

스마트하지 않으면 야구도 못 보는 세상

3월부터 뜨겁게 달려온 프로야구의 정규시즌경기가 모두 종료되었다. 해가 갈수록 높아지는 프로야구의 인기로 포스트시즌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야구팬들은 이 현장을 직접 느끼고 싶지만 포스트 시즌을 현장에서 직접 관람(직관)하는 길은 매우 험난하다. 모든 표를 인터넷으로만 팔면서 그야말로 ‘예매 전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예매전쟁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다.

ⓒOSEN 롯데와 두산의 준플레이오프

KBO는 2010년부터 암표근절을 내세우며 모든 표를 인터넷으로 판매하고 있다. 올해 포스트 시즌 경기 예매도 역시 오직 G마켓과 티켓링크를 통해 인터넷으로만 예매 가능하다. 대신 경기 당일까지 잔여 입장권 여유분이 생기거나 예매표 중 취소분이 나올 경우에만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현장 구매가 가능하다.

인터넷을 통한 예매는 헛걸음하는 팬을 줄이고, 표를 관리하는 부분에서는 용이할 것이다. 하지만 야구는 젊은 층만 이용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인터넷사이트를 통한 예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야구를 보고 싶어도 티켓 예매전쟁에서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

실제로, 한 인터넷 야구 커뮤니티 이용자에 따르면 두산과 롯데의 준 플레이오프 첫날, 잠실야구장에서는 휠체어에 탄 야구팬이 현장에서 티켓을 구매하려 했다. 하지만 매표소에서 돌아온 말은 인터넷 예매 후 남은표가 외야 입석밖에 없으니 외야입석을 끊으라는 말이었다. 외야 입석은 휠체어를 타고 앉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인터넷 예매를 하지 못한 이 야구팬은 아쉬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또한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가 진행된 첫날 인천 문학 구장에서는 잔여 티켓을 구하려 아침 일찍부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헛걸음을 하기도 했다. 잔여 티켓이 하나도 없이 매진되었기 때문이다. 혹시나 잔여티켓이 있지 않을까 기대감을 가지고 경기장으로 향한 팬들은 집으로 돌아가거나 비싼 값을 주고 암표를 구입해야 했다. 그날, 이렇게 표를 구하지 못한 노인들이 경기장에 들어가려해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풍경이 목격되기도 했다.

KBO가 암표 근절을 목표로 인터넷 예매를 시행 한다 발표했지만 여전히 암표는 존재한다. 이에 대해 KBO는 관계자는 “그래도 인터넷 예매 덕에 암표상들이 많이 준 상태에요”라고 했다. 인터넷에 취약한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모든 게 완벽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현재도 그런 피드백이 접수는 된 상태고, 절충안을 강구하겠다.”라고 했다. KBO는 취약층에 대한 배려가 없는 부분을 인정하여 앞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내년 시즌, 이들을 위한 대책이 나오길 기대해본다.

할인혜택은 인터넷 예매자에게만?

비슷한 일이 코레일의 KTX 할인제도에서도 발생했다. 지난 9월 11일, 코레일은 기존의 할인 제도를 대폭 수정하고 KTX 요금을 최고 50%까지 할인하는 ‘파격가 할인’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달 15일부터 바뀐 할인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그 중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KTX 파격가 할인’제도이다. 이는 KTX 열차를 대상으로 승차율이 높은 열차는 15%·30%, 승차율이 낮은 열차는 50%까지 파격 할인을 해주는 제도이다. 2004년, KTX가 개통한 이래로 가장 높은 할인율을 제공하는 제도라 사람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코레일의 할인변경 공지

KTX 파격가 할인 제도는 열차 출발시간 한달 전 오전7시부터 3일전까지 선착순으로 미리 예약하고 스마트폰, SMS, 홈티켓으로 구입하는 경우에만 이용이 가능하다. 열차별 할인율과 좌석수는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결국 현장에서 직접 ‘KTX 파격가 할인’을 받을 길은 없다.

대신 노인과 장애인회원에 대해서는 고객센터를 통해서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도 사전에 역에 방문해 노인과 장애인회원등록을 해야만 이런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이 두 계층이 인터넷 취약층을 모두 포함한다고 볼 순 없다.

결국 인터넷 취약층에게는 할인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 코레일은 측은 “인터넷 취약층을 배려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현재 코레일은 모든 표를 ‘자가 발권’으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고, 그 절차 중 하나”라고 한다. 인터넷 판매를 통해 역 창구를 감소해 인건비를 줄이기 때문에 이렇게 큰 할인혜택이 가능한 일이라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할인이 인건비를 줄여서 가능한 것일까. ‘KTX 파격가 할인’ 제도는 열차 승차율에 따라 할인율이 결정 된다. 평소 승차율이 적은 KTX 열차를 사람들이 이용하도록 해 몰려있는 수요를 분산하려는 의도이다. 원래 빈 상태로 가던 열차에 사람을 태우면서 이득을 내는 것이다. 인건비와는 큰 관련이 없어 보인다.

스마트사회의 어두운 이면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실시한 “2011년 인터넷이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1년 7월, 만 3세 이상 국민의 인터넷이용률은 78.0%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011년 방통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발표, 연령별 인터넷 이용률

하지만 연령별로는 10-30대 젊은 층의 인터넷 이용률(99%이상)이 높았지만, 40대(88.4%)부터는 낮아지기 시작해 50대(57.4%)부터는 급격히 줄어든 수치를 보였다.

2011년 방통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발표, 가구 소득별 인터넷 이용률

또한 가구 소득별 인터넷 이용률에 따르면 가구소득 100만원 미만인 가구에서는 22.8%의 저조한 인터넷 이용률을 보였다. 인터넷의 이용률에서 젊은 층과 노년층,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사이에 큰 격차가 나타난다.

인터넷의 발달과 더불어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도입으로 스마트 시대가 열리고 있지만, 이를 이용하지 못하는 소외되는 계층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모든 표를 인터넷으로 예매를 실시하고, 오직 인터넷예매만 할인을 해주는 정책은 그들을 고려하지 않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