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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0] “요즘은 책 많이 읽는 게 별종이래요” 독서왕 김지하씨

15.1권. 2012년 8월 잡코리아에서 조사한 20대 1년 평균 독서량이다. 한국출판연구소에서 조사한 결과에서는 성인 1년 평균 독서량이 11.9권, 그나마도 성인의 25%는 1년에 단 한권도 읽지 않았다. 연평균 도서관 이용률도 24.7%로 60%를 넘는 핀란드, 스웨덴같은 국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됬다.

 

 

독서가 중요하다 중요하다 하지만, 이처럼 우리 주변의 현실에서 독서는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나마 읽는 책이 대학생들의 경우 전공책이거나 과제를 위한 책이거나 토익 혹은 자격증, 수험생활을 위한 책들이다. 게다가 평균 독서 횟수를 채우는 책도 베스트셀러, 자기계발서 정도다. 이렇다 보니  ‘인문학 책으로 1000권 이상을 팔면 대박’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영화는 1000만 관객을 꾸준히 배출하는 데, 1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100만 부가 팔린 것이 요새 출판시장의 대기록인 셈이다.

 

 

 

물론 책을 많이 읽는 사람들은 무척이나 많이 읽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의 안 읽는 쪽에 속하다 보니 책 읽는 모습이나 책 읽는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책벌레’란 단어의 경우 책을 많이 읽는다는 좋은 뜻이지만 ‘책만 읽어서 현실감각이 부족한’, ‘헛똑똑이’와 같은 단어들로 연상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진짜로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올해로 20살, 수천 권의 책을 읽은 김지하 씨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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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한다

 

 

 

정말 간단히 하면 되나. 20살 김지하다(웃음).

 

 

 

 Q. 혹시 지금도 책을 가지고 있나. 갖고 있는 이유는 뭔가.

 

 

 

2권 갖고 있다.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키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와 <이성적 낙관주의자>라는 책이다. 지하철과 같이 이동할 때 읽을려고 들고 다닌다.
 

 


Q. 그럼 책은 언제부터 읽기 시작했던건가. 또 어릴 때는 무슨 책을 읽었나.

 

 

 

어머니 말씀으로는 3살부터라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믿기지는 않고(웃음). 5~6살 때부터 읽기 시작한 것 같다. 만화로 된 책들을 읽었다. 왜 그런거 있지 않나. 만화로 보는 한국사나 만화로 보는 구운몽 뭐 이런 것들. 초등학교에 들어와서는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뭐 가리고 읽었다기 보다는 그냥집에 있는 책들을 읽었다. 세계문학전집과 같은 시리즈도 많이 읽었다. 기억나는 건 그 당시 우리집에 하이텔이 들어와서, 인터넷에서 판타지 소설을 봤다. 대표적으로 드래곤 라자(웃음). 

 

 

 

Q. 어린 시절의 환경이 책을 읽는 습관에 영향을 끼친게 있나.

 

 

 

지금은 서울에 살지만 초등학교 5학년 때까지는 좀 시골에 살았다. 게다가 자주 이사를 다니다 보니 친구를 잘 사귀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어릴 때 딱히 놀고 뭐 할게 없어서 집에 있는 책들을 읽었다. 또 그 때 아버지가 서점을 하셨는데, 서점에 놀러가서 거기 직원이 뽑아준 책이나 직접 뽑은 책들을 읽었다. 아버지가 서점을 하셨고, 집안 분위기 자체가 책을 읽는 분위기였다. 그런 환경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책을 읽지는 않았을 거다(웃음).

 

 

 

 

 

Q. 책을 멀리한 적은 있었는지 궁금하다.

 

 

 

중3 때였다. 학교 밖에서 하는, 외부활동을 한 적이 있다. 그 때는 정말 책을 한 권도 안 읽었다. 두 달 정도 했었는데, 남은 시간을 거기다 쏟다보니 책 읽을 시간도 없었고 재밌어서 책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도 못했다. 그 2달이 지난 뒤에는 다시 읽었지만, 그 땐 정말 멀리했다. 보통은 책이 잔뜩 들어 있어서 가방이 무거웠는데 그 땐 책이 한 권도 없으니까 정말 가벼웠다.

 

 

 

 

 Q. 그러면 그 때 빼고는 어릴 때부터 쭉 책을 읽어온 셈이다. 지금 20살인데, 몇 권 정도 읽었나.

 

 

 

진짜 잘 모르겠다. 대충 5000권 이상은 읽은 것 같다. 현재 집에 3000권 정도 있고, 도서관 대출 기록에 남아 있는 거 생각해보면 그 쯤 되는 거 같다.

 

 

 

Q. 그 많은 책들은 왜 읽은 건가.

 

 

 

재밌다. 정말 그냥 재밌어서 읽었다. 물론 비문학적인 책들은 지식을 쌓기 위해서 읽었지만, 그것도 재미있었다. 내가 살면서 궁금했던 부분이나 알고 싶은 부분을 알아가는 거니까. 그리고 문학은 그냥 진짜 재밌다. 그래서 읽었다. 

 


 

 

 

Q. 고등학교를 1학년 다니고 자퇴한 걸로 안다. 책과 연관이 있는 것인가.

 

 

 

책이랑 깊은 관련이 있지는 않다. 그 때, 난 학교란 과정이 나에게 필요 없다고 생각했다. 학교 과정이 무조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나한테 무의미한 것 같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교복을 입고 학교를 가서 수업을 듣고 하는 그 획일적인 시스템말이다. 그 시간이면 더 재밌는 책도 읽고 더 재밌는 일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고등학교 다니면서 그냥 자주 조퇴하기도 했다(웃음). 물론 자퇴하고 나니까 책은 더 많이 읽을 수 있었다.

 

 

 

Q. 가장 좋아하는 책이 뭔지 궁금하다. 책 하나를 예시로 들어도 좋고 종류도 좋다.

 

 

 

SF물은 다 좋아한다. 특히 오늘도 가져온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는 정말 좋아하는 책이다. 맨날 읽고 또 읽는다. 그 외에 철학 책이나, 자연과학 중에서도 생물학 책을 즐겨 읽는다. 그런 책들은 아무래도 그 안에 담긴 지식들이 흥미로우니까 좋아하게 됬다.

 

 

 

 

 

Q. 좋아하는 작가는 누구인가. 또 그들을 왜 좋아하나.

 

 

 

되게 많은데(웃음). 리처드 도킨스나 루이스 캐롤, 아이작 아시모프, 버트런드 러셀, 톨킨, 찰스 디킨스, 조지 오웰… 많은 작가들을 좋아한다. 그런 작가들을 좋아하는 이유는 문체가 맘에 들기 때문이다. 사회에 대한 얘기를 담는데 그걸 무겁게 하는 게 아니라 풍자와 같은 걸 통해서 비꼬고 비유한다. 또 그들이 가진 지식에 대해서 잘난척하지도 않는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글을 쓰는 방식을 좋아한다.

 

 

 

 

 

Q. 싫어하는 책도 있나.

 

 

 

자기계발서를 싫어한다. 보통 자기 계발서들은 자신들이 말하는 내용이 과학이라고 소개를 하는 데, 미안하지만 전혀 과학적이지 않다. 그래서 난 유사과학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결과적으로 별로 도움이 안되는 책들 같다.

 

 

 

 

 

Q. 자기계발서 중에는 그런 과학적인 얘기 섞는 것도 있지만 단순히 성공한 사람들의 일화를 소개하는 책들도 많다. 그건 어떤가.

 

 

 

아무래도 과학 얘기 꺼내면서 하는 책들보다는 낫게 보지만 그런 류의 자기계발서도 좋아하지 않는다.

 

 

 

 

 

Q. 책 읽을 때 자신만의 습관은 무엇인가.

 

 

 

노트를 꺼내 적으면서 읽는다. 읽으면서 드는 감정이나 생각을 적기도 하고, 아 이 내용은 좀 맘에 안들어 라고 적기도 하고, 그 책의 뒤에 나와있는 참고문헌과 함께 읽으면 좋을만한 책들 목록도 같이 적는다. 그 작가가 쓴 다른 작품도 적어 놓는다.

 

 

 

 

 

Q. 책을 빌리기보다는 주로 사서 읽는 걸로 알고 있다. 요새 책값이 만만찮은데, 실제로 얼마나 들어가나.

 

 

 

 안 그래도 책값 때문에 고생이다(웃음). 한달에 30만원 정도는 순전히 책 사는 데 들어 가는 것 같다.

 

 

 

Q. 책을 많이 읽은 것이 자신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다고 생각하나.

 

 

 

친구가 없어지고, 성격이 어두워지고, 돈이 없어지고……(웃음). 깊게 생각하는 습관은 생겼다. 내가 읽은 책이 그런거다 보니까.

 

 

 

Q. 책을 읽지 말고 책을 읽은 시간에 공부나 자격증 따고 할 걸 하고 후회한 적은 있나.

 

 

 

한 번도 없다.

 

 

 


Q. 책과 관련해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

 

 

 

지하철에 탈 때 책을 가방에 들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책이 많다보니 쏟아질 때가 종종 있다. 그 때 사람들의 시선이 참 재밌다. 보통은 ‘이상하다’와 ‘존경스럽다’의 시선이 공존하는 것 같은데. 가끔 소위 ‘오덕’스러운 책과 ‘있어보이는’ 책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 소위 ‘오덕’스러운 책이 쏟아지면 안 좋은 시선인데 ‘있어보이는’ 책이 쏟아지면 그 반대다. 그 두 종류가 같이 쏟긴 적은 없는데, 반응이 궁금하긴 하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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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요새 우리나라에서 책을 많이 읽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 생각하는 바나 대안같은 게 있는지 궁금하다.

 

 

 

사실 뭐 깊게 생각하거나 큰 감정같은 건 없다. 어차피 책 읽는 거야 자기 자유 아닌가. 물론, 사람들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왜냐면 사람들이 책을 안 읽으니까 자꾸 책 가격이 올라간다(웃음). 사실 책은 이미 효용을 많이 잃었다. 게임, 스포츠 등 책보다 재밌는 게 훨씬 많다. 책보다 재밌는게 많다보니까 책을 잘 안 읽는 거고 내가 별종인 거다. 

 

 

 

 

 

 

 

Q. 사회에서 늘 책 읽는게 중요하다, 좋다 말하지만 현실에서는 공부하고 자격증 따고 토익 점수 올리고 하는 게 더 이득인 것처럼 보이는 게 사실이다. 책 읽는 건 단기간에 눈 앞에 보이는 결과가 없으니까. 책 읽는 게 좋다고 하지만 실상 책을 읽을 수 없는 상황이 아리러니하다. 이런 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독서는 결국 취미생활이기 때문에 깊게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우편수집을 가지고 나라에서 왜 너는 우편수집을 하지 않니? 우편수집이 얼마나 좋은데! 라고 하는 거랑 독서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과서의 경우는 엑기스만 모은거고, 그 나름의 장점은 있다. 그리고 어떤 책을 읽냐 마냐는 각자 인생의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거라 생각한다. 물론 삶을 풍성하기 위해서나, 아니면 좀 있어보이고 싶으면(웃음) 책을 읽는게 당연히 좋다. 친구가 없어진다는 큰 단점이 있긴 하지만(웃음). 
 

 

 

 

Q. 만화책도 엄청 읽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만화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 애들이나 읽는 거라고 치부하기도 하고. 그런 의견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만화책이 얼마나 멋진지 모르는 당신은 불쌍해요(웃음)라고 말하고 싶다

 

 

 

Q. 대선이 가까워지고 있다. 정치권에 제안하고 싶은 정책이 있나.

 

 

 

문이과 통페합. 문과와 이과가 서로에 대해 모르면서 서로에 대해 깔보는 분위기인 것 같다. 그런데 한 쪽만 배우니까 다들 생각이 단편적이다. 우리나라에서 늘 ‘사람이 자원이다’고 말하는 데 그렇게 자원이 망쳐지면 말이 되나. 그리고 등록금. 반값등록금을 하거나, 등록금을 거의 없애라고 말하고 싶다.

 


 


Q. 그런데 반값 등록금만 해도 ‘그게 다 세금이 어마어마’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보니 ‘무조건 등록금을 낮추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 차라리 장학금 혜택을 늘려서 금전적 비용은 줄이면서 학생들이 공부하게 하고 교육의 질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건 어떻게 생각하나.

 

 

 

참 웃긴 이야기다. 금방 말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늘 ‘사람이 자원이다’고 말한다. 그러면 그 자원을 잘 갈고 닦아서 빛내도 모자랄 마당에, 우리나라는 그 반대다. 각 자원들이 알아서 기어 나와서, 자기를 정제하고, 갈고 닦고, 모양을 내서 “나좀 사줘요!”라고 말한다. 세상에 이런 자원이 어딨나(웃음).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건 사실이다. 그런데 그런 말은 모두가 대학을 가고 있을 때의 얘기다. 우리나라는 정말 다 대학을 간다. 근데 대학은 말 그대로 큰 배움이다. 큰 배움이 필요한 사람, 소수만 가는 거다. 그 소수의 자원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지 않으라는 거다. 지금처럼 다 대학가는 상황이 이상할 뿐이다.

 

 

 


Q. 그렇다면 차기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한 마디는.

 

 

 

노고가 많으실거고, 힘들겠지만 자신이 선택한 길인만큼 열심히 하시고, 국민 무시하지 않으시고, 자신의 위치를 자각하셨으면 좋겠다.

 

 

 

 

 

 

 

 

 

 

 

  
감언이설

순간의 감성을 세상에 남기려고 글을 씁니다.

1 Comment
  1. 산솔새

    2012년 10월 30일 11:27

    오, 쿨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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