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미끼 상품 삼겹살과 출혈 전쟁



올 들어 불황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SSM 규제로 소음을 빚어온 대형마트들이 25일부터 홈플러스, E마트, 롯데마트 등에서 대대적인 할인행사에 들어갔다. 특히 업계 1, 2, 3위를 다투는 E마트와 롯데마트 그리고 홈플러스는 창립기념 행사로 최대 50% 할인행사를 개최하는 등 개점이래 가장 큰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특히 주요 생필품을 50%까지 인하하고 특히 대표 서민음식 삼겹살의 가격 800원대로 내려서 불황 속에 얼어있던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고 있다.



특히 재작년부터 매년 삼겹살을 두고 싸우는 삼겹살 전쟁은 올해도 시작되었다. 올해는 처음  롯데마트가 불을 붙였다. 요즘 2000원까지 솟았던 삼겹살을 25일 오후부터 980원에 판매하던 26일 E마트는 850원 27일 오전 롯데마트는 다시 840원, 27일 오후 830원, 29일 오전 롯데마트 또한 830원에 올렸다. 현재 다른 대형마트(홈플러스) 또한 부랴부랴 980원에 팔던 것을 850원에 팔고 있다. 이에 언론들은 <‘10원’이라도 더 싸게 삼겹살의 ‘10원 전쟁’> <대형마트 ‘삼겹살 10원 전쟁’ 재점화> 등의 기사로 대형마트의 가격 전쟁을 부추기기도 했다.




삼겹살 가격 정말 옳은 것일까?



출처 : E 마트
주변 대형마트에서 약 1km(직선거리) 떨어진 중형마트의 정육부분 매니저 장진호(46·가명)씨는 “저희가 삼겹살을 2주전까지만 해도 도매가로 1000원에 들어왔는데 아무리 대형마트에서 규모의 경제, 노마진이라고해도 800원대 초반 가격이라는 건 솔직히 나올 수가 없는 가격이에요 하루에 매출액 못해도 6,70만원에서 100만원 팔았는데, 요즘엔 20만원 파는 날도 있고 많이 어렵습니다.” 라고 말했다.



또한 대형마트에서 약 1.7km(직선거리) 정육점을 하는 박인호(37)씨는 “삼겹살보다 비교적 싼 목살은 1500원대에 팔면서 삼겹살을 800원에 판다는 건 사실 이해가 가질 않네요. 여튼 대형마트의 손님 모으기 때문에 주변 가게들 다 죽어나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에서 약 2km안에 있는 중대형마트와 정육점 5곳을 조사해본 결과, 중대형 마트에서는 삼겹살이 1050원에 들어오고, 1480원, 1570원에 팔고 있었다. 또한 일반 식육점에서는 1100원대에 들어오고 1500원에, 1580, 1470원에 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관련 종사자들 모두 입을 모아 ‘불공정한 가격으로 주변 상권을 죽이는 비윤리적인 행위’라고 대형마트의 반값 삼겹살에 비판했다.


































   중형마트A 중대형마트B   정육점A 정육점B 정육점C  홈플러스  E마트  롯데마트 
삼겹살
수매가
 1050원 950원 이상  1000원대  1100원대  X
판매가  1480원 1570원 1500원 1580원 1470원 850원 830원  830원 


( 중(대)형마트 23일 / 정육점 25일 / 대형마트 27일 기준 조사 )



불황에 미끼상품에 더더욱 유혹당해



최근 생필품 및 먹거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는 탓에 대형마트들의 대형세일은 소비자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소식으로 다가오고 있다. 27일 아침 세일이라서 오랜만에 큰 장을 보러온 주부 김재인(36)씨는 “요새 물가가 너무 비싸서 뭐든 살 엄두를 못냈는데, 삼겹살도 살 겸해서 오늘 좀 많이 사갈까 싶어요. 삼겹살도 싸고 세일도 하는데 이번 만한 기회는 없죠”라고 말하며 쇼핑카트에 물건을 계속 담았다.



미끼상품, 그 거짓 합리성과 위법성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익 없이 판매하거나 혹은 원가 이하로 판매함으로서 더 높은 수익이 발생하는 판매를 이끄는 마케팅 기법을 리더전략(Leader Strategy) 혹은 로스리더전략(Loss-Leader Strategy)라고 부른다. 이처럼 지금 삼겹살 전쟁에 대해서 일부 언론지와 관계자들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이야기한다. 소비자 또한 그렇게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정말 미끼상품들이 소비자에게 효율을 가져다주는 전략일까? 미끼상품은 말그대로 미끼이다. ‘싼 삼겹살’과 같은 미끼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장벽을 낮추고 정포로 유인하기 위한 방법이다. 전단지를 보고 온 주부 김재연 씨는 오늘 세일에 대해 “여긴 대부분 물건이 싸니깐. 그리고 세일이니깐 사러왔다”고 이야기를 덧 붙였다. 



정말 재인씨의 말대로 대형마트의 세일가격은 합리적일까? 아래는 27일 오전 주부 김재연씨의 쇼핑카트에 담겨있던 몇 가지 물품들과 다른 육고기들의 비교표이다. 대규모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최대 50%를 할인한다고 밝혔지만, 재연 씨의 카트에 담겨있던 물품의 가격은 오히려 동네 중(대)형마트에서 파는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한 유통업계 관련자에 의하면, 현재 대형마트들이 2000종류의 물품을 최대 50%세일한다고 광고하지만, 10만개 20만개가 훨씬 넘는 종류를 따지면, 1% 남짓되는 종류가 세일물품들이며, 그마저도 10~20% 세일이 대부분’라고 과대광고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중형마트 A 중대형마트B 홈플러스  이마트 
상추(일반등급)  1200원/100g  1150원/100g  1176원/100g  1186원/100g 
맥심 모카골드(180티백)  21800원  25700원  24700원  23290원 
돼지 목살  1580원  1470원  1580원 
한우 채끝살  7000원(A+) X  8800원(A+) 6500원(A) 

( 돼지 목살 – 국내산 / 27일 기준 조사 )



또한 이번 삼겹살 전쟁과 같은 과도하거나 원가이하의 미끼상품을 통한 경쟁적 소비자 유도는 2006년 OECD에서도 불공정 거래행위로 규정되어 있으며, 국내에서도 식품관리법, 공정거래법상 위법으로 명시되어 있으며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되어있다.



대표적으로 1999년 월마트의 미끼상품에 대해서 법원은 <피심인(한국 마크로 – 월마트)은 매입원가 인하 등 정당한 이유없이 자기의 상품을 구입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함으로서 경쟁사업자를 시장에서 배제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여선 안된다.>는 판례로 경쟁사업자에 대한 공격적인 미끼상품전략에 대해 불법판정을 내리고 있다. 몇 년간 이루어지고 있는 대형마트간의 삼겹살 전쟁은 불법적인 요소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쌀 99석 가진 부자가 100석을 채우기 위해 1석을 가진 가난한 사람의 것을 빼앗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최근 SSM(기업형 슈퍼마켓) 규제로 많은 홍역을 앓던 대형마트들은 최근 전통시장 등 주변 상권과 상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와 주변 상인들은 ‘반값 삽겹살’과 같이 비합리적 과대광고와 불공정한 가격으로 경쟁사업자를 배제시키려는 악의적인 전략을 쓰면서까지, 또다시 쌀 100석을 채우려고 하는 그들의 탐욕을 마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