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함20의 새로운 연재, 언론유감!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좋고 어떤 기사가 구린지 알아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이번 주에는 20대에 대한 신선하고, 재미있는 기사가 많았다. 반면 20대들을 깎아내리고 왜곡하는, 소위 ‘열 받는’ 기사는 찾기 힘들었다. ‘20대여, 도전하라’식의 계몽적 논조로 사설이나 논평을 쓴 것도 보이지 않았다. 모든 언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관심을 곤두세우는 만큼, 청년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한 글 자체가 줄어든 탓일 것이다.

 
Best

[2030 잠금해제] 20대 섹스의 경제학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561126.html

어느 순간 섹스는 비교적 가장 저렴하면서도 만족도 높은 여가생활이 된 것만 같다. 그 이상 무엇을 하는 데는 훨씬 더 많은 돈이 든다. 일전에 희망청(청년실업네트워킹센터)에서는 일반적인 20대가 데이트 생활을 즐기기 위해 (매주 데이트를 한다는 가정하에) 얼마큼의 돈이 필요한지 계산을 해본 적이 있다. 주말에 만나 쓰는 밥값, 커피값, 영화관람료, 모텔비를 합치면 최소 8만원 정도의 돈이 든다. 월 30만원이 넘는 돈을 감당하려면 아르바이트 생활을 해서는 불가능하다. 데이트 비용을 줄일 방법을 찾다보면 오락거리가 있는 모텔을 찾거나 모텔에서 술을 마시거나 영화를 볼 수 있는 ‘방에서 한다’.

‘20대의 섹스’라는 화두를 던진 것 자체가 산뜻하다. 20대는 연애와 섹스가 중요한 그 어느세대보다도 중요한 세대다. 글쓴이는 ‘20대의 섹스는 슬프다’고 말하며, 섹스를 하는데도 사회적 제약이 많고, 섹스를 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청년문제에 대해서 주로 일자리에만 국한시키는 시각에서 벗어나, 20대가 가장 사적인 연애 문제에 대해서도 총체적 난국을 겪고 있는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글은 아쉽게도 전반적으로 어수선한 느낌이 든다. ‘20대의 섹스’에 얽혀있는 다양한 경제적 문제들을 전부 짚으려고 하는 욕심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문제의식이 독특하고, 연애와 섹스 문제를 청년문제로공론화시키기 위해 노력한 글이라는 점에서 Best 기사로 선정한다. ‘20대의 섹스’에 대한 보다 심층적인 기사를 기대한다.


데이트 비용이 그렇게나 많이?! ⓒ 영화 <내 생애 최악의 남자>

Cool
교회 女청년들의 절규… “기다리다 죽겠어요” (기독일보)

http://www.christianitydaily.com/view.htm?id=5490 

특히 교회에서는 믿는 사람들과 결혼해야 한다고 합니다. 2대 8이라면, 한 명을 놓고 네 명이 싸워야 되는 구조입니다. 같은 교회 다니는 이들은 너무 잘 알아서 이성(異性)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잖아요. 그렇다고 교회 사이에 연결되는 컨퍼런스나 미혼 남녀간 만남의 장도 적습니다. 사명 따라 열심히 일하고 사역하면서 결혼도 해야 할텐데, 잘 안 되는 것이죠.

교회에서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잘 깨닫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크리스천이라면 누구나 하나님 기뻐하시는 가정을 만들고, 그러한 자녀들을 낳아서 신앙을 대대손손 이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할텐데 말입니다. 교회 내에서 자매들이 배우자를 찾을 수 없어 힘들어한다는 걸 절실하게 느끼질 못하고 계세요. 자매들의 경우 이런 고민들을 표현하는 것 자체도 굉장히 어렵다 보니….


기독교 여성 신자들의 ‘연애’에 대한 기사다. 인터뷰이는 “20대 기독교 신자들은 교회에서 배우자를 찾으려고 하지만, 교회의 여성 비율이 높으므로 상당히 선택지 자체가 부족하다. 게다가 같은 교회 다니는 사람들과 연애하는 것도 쉽지 않은 환경이고, 만남의 장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연애문제 역시 교회사람들의 ‘청년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기독교인만의 문제로 국한될 수도 있지만, 여성 기독교인들이 교회 안에서 배우자 찾는 것을 요구받고, 또 스스로 원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고민이 사회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다. 이번 기사는 기독교인 싱글 여성들의 고충을 주제로 책을 펴낸 이애경씨를 인터뷰하면서, 기독교 내 청년문제의 한 부분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좋은 기사라고 볼 수 있다. 

Good
스튜어디스 사설학원이 왜 성형외과 쿠폰을? (프레시안)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10121110155347&section=03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른바 ‘이미지 메이킹(만들기)’을 목적으로 사설학원에 다니는 구직자들도 늘어나고 있다. 승무원 학원들이 제공하는 교육 과정의 절반 이상은 화장법, 자세 교정, 미소 연습 등 외모 가꾸기와 관련되어 있다. 이에 더해 일반 기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마저 면접을 대비해 아나운서 사설학원 등을 다니며 외모에 돈과 시간을 투여하기도 한다.

급기야 ‘성형외과 쿠폰’을 수강생 특전으로 내세우는 사설 취업학원도 생겨났다.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승무원 사설학원은 학원에 등록하는 재학생에게 수십만 원 상당의 성형외과, 치과, 피부과 쿠폰을 제공해오고 있다.

취업에 ‘여성의 외모’가 큰 영향을 끼치는 문화를 비판하는 기사다. 회사에서 여성의 외모에 대한 압박을 가하고, 심지어 옷차림이나 용모에 대한 규제를 가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게다가 승무원 사설학원이 성형외과 쿠폰을 주는 ‘이상한’ 현실을 지적하며, 취업 시 외모를 보는 현실이 성형을 조장한다고 지적한다. 20대 여성들이 외모 때문에 겪는 고통, 성형 때문에 건강까지 해치는 안타까운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이어트와 성형 광고의 제한, 이력서에 증명사진을 붙이는 것을 규제하는 것을 요구하는 대안제시도 적절하다. 여성의 외모에 대한 사회적 압박에 대해 다각도로 모색하면서, 자칫하면 뻔하고 원론적으로 갈 수 있는 기사에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Worst  
박재완 장관의 말
http://app.yonhapnews.co.kr/Yna/Basic/SNS/r.aspx?c=AKR20121115039100002%26

박 장관은 15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주재한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취업 시즌이 다가오면서 학력과 스펙 쌓기 열풍이 만연한 우리 사회를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 10명 가운데 6명이 창업 의사가 있었는데, 희망 분야 대부분이 커피전문점이나 식당 등 요식업에 집중됐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젊은이의 도전의식 결여를 비판했다.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3개국 젊은이의 `열정 지수’를 비교한 조사에서도 한국의 결과가 중국보다 한참 낮았다고 전했다.


이번 주에는 기사가 아니라 박재완 장관의 ‘말’이 문제였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언론매체가 박재완 장관의 말에 동조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자리 문제의 해결책을 골똘히 생각하지 않고, 청년 탓을 하고 있는 상황이 한심하기 짝이 없다. 도전이 도박이 되고, 창업 실패가 사회적 낙오로 직결 되는 곳에서 열정이 생길 리가 없다. 사회 안전망이 전혀 구축되어있지 않으니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러니 학력과 스펙을 쌓아나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언제까지 구조적 문제를 외면하고 청년 운운 할 것인가.

박 장관은 왜 학력과 스펙 쌓기 열풍이 일어났는지, 왜 청년들이 요식업종에서 창업하려고 하는지, 왜 청년들의 ‘열정지수’가 3개국 중 가장 낮은지 ‘제발’ 고민해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