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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7] “좀 늦어지면 어때요. 제가 배우고 싶은 걸 배워야죠” 꿈을 쫓는 삼수생 김은영 씨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 조지 버나드 쇼는 말했다. 이토록 절절한 표현도 부족하다고 생각될 만큼 젊음은 소중하고,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순간이다. 그토록 좋은 시기라는 것은 ‘가능성’ 때문이다. 하지만 주변의 젊은 청춘들은 힘겨워한다. 왜일까. 이름만으로도 가슴 뛰는 청춘은 더할 나위 없이 힘든 시기로 전락했다. 그 ‘가능성’이라는 것이 그들을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막막함으로 내몰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기를 조금이라도 빨리 벗어나기 위해 그들의 마음은 조급해진다. 무언가 이뤄야 한다는 강박에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해 멈춰 서는 것조차 불안해하며, 사회에서 요구하는 ‘스펙’에 자신을 맞추느라 바쁘다. 무한한 가능성이란 허울 좋은 망상일 뿐이다.

하지만 자신의 열정에 가능성을 묻어놓고 미래를 우직하게 기다리는 김은영(21)씨가 있다. 어릴 때부터 가지고 있던 꿈을 향해 천천히 발검을을 옮기고 있다는 그녀. 재수해서 대학에 입학했지만, 학과 공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과감히 자퇴를 하고 삼수를 결정했다. 오직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겠다’는 의지 때문이다. 올해로 세번째 본 수능을 마치고 책읽기에 한창이라는 그녀를 한적한 카페에서 만났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김은영이라고 합니다. 인생에서 마지막 수능을 마친 스물한 살 삼수생입니다.(웃음)


Q. 삼수생이라고 하셨는데, 세 번이나 수능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처음에 재수를 하게 된 건 단순히 점수에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이었어요. 한번 해봤으니까 다시 수능을 치루면 더 좋은 학교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죠. 학벌에 대한 욕심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재수를 해서 일본어과로 대학교에 입학했는데, 공부가 너무 안 맞아서 자퇴를 하고 삼수를 결정했죠. 좀 늦어지더라도 미래에 하고 싶은걸 배우는 게 낫다고 판단했어요.

 

Q.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이라. 그게 뭔가요.

모든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역사를 이해하고, 접할 수 있도록 컨텐츠화 시키는 일이에요. 그 중에서도 역사를 접목시킨 시나리오 글을 가장 쓰고 싶어요. 글을 쓸 때 영상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에, 영상을 쫓아서 글을 쓰고 싶거든요.


Q. 재수하고 일본어과에 입학했을 당시에는 그 꿈이 없으셨나요.


아니에요.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던 오래된 꿈이에요. 다만 현실적이었던 이유로 성적에 맞춰서 대학에 간거죠. 그 학교에서 일본어과가 점수가 낮은 편이였거든요.(웃음) 그리고 나중에 글을 쓰는 것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우리나라 역사에서 일본과 계속해서 교류가 있었기 때문에, 일본에 대한 이해가 기반이 되면 좋지 않을까 싶었죠.


Q. 그런데 그게 아니던가요.


우선, 아무래도 일어일문학과가 아니라 관광일본어과였기 때문에 계속해서 취업위주로 수업이 진행되더라고요. 자격증이라든지, 이미지수업이라든지. 아, 이미지수업이라고 해서 눈썹을 어떻게 그리는 것인지, 화장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배우는 수업이 있어요. 제가 생각했던 수업 커리큘럼과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Q. 재수해서 들어간 학교를 자퇴하고, 또 다시 수능을 공부한다고 했을 때 고민이 많았을 것 같아요. 주변의 시선도 무시 못 할 것 같은데.

일단 내가 가고자 하는 길에 대해서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그건 괜찮았어요. 다만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이 굉장히 컸죠. ‘난 무엇을 해도 안 되는 건가’,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어요. 또 부모님께 죄송하기도 했고요. 재정적인 부분을 또 의존해야 하는 것도 그랬고, 부모님이 저를 믿어준 것을 저버린 느낌이 들더라고요. 부모님은 제가 하는 일을 믿고 묵묵히 지켜봐주시는데,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해놓고 실망을 안겨드린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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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과정이 궁금해요.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사극을 즐겨봤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니까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죠. 그래서 사극을 보고나면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모르는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까 역사에 대한 지식도 쌓였고, 학교에서 역사과목 성적도 좋았고요. 당연히 내가 잘하는 것에 더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게 됐고, 그러다가 ‘아 내가 한번 컨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다’라는 생각까지 이르게 된 거죠.


Q. 요즘은 20대들이 역사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오히려 소외되고 있다고 해도 무방하죠. 이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안타까워요. 국영수를 강조하는 입시위주의 교육환경이 역사의 중요성을 무너뜨렸다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도 역사를 잘한다고 해서 선생님으로부터 한 번도 칭찬을 받았던 적이 없어요. 물론 주변 친구들도 저보다는 수학이나 영어를 잘하는 애들을 부러워했고요.

또 영어 스펠링을 모르거나 원어민과 회화가 안통하면 본인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주변에서도 ‘너 그것도 모르냐’는 식의 반응이 나오죠. 하지만 예를 들어 ‘도시락 폭탄을 던진 사람이 누구야’ 라는 질문에 대답을 못하는 것에 대해선 ‘그럴 수도 있지’라는 분위기가 조성돼요. 물론 스스로 중요성을 자각하고 조금이라도 공부를 한다면 좋겠지만… 생각해보니 이 문제를 누구의 탓으로도 돌릴 수 없을 것 같네요.(웃음)

 

Q. 역사를 알아야하는 중요성은 무엇일까요.

아직 저는 역사를 좋아하는 학생에 불과하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순 없어요. 하지만 역사를 연구하거나, 가르치는 분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하는 것이 있어요. 역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 준다는 거에요. 삶은 되풀이되기 때문에 과거의 역사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우는 거죠.

 

Q. 인상깊게 본 역사 컨텐츠가 있나요.

최근 들어선 광해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어요. 그동안 동생과 형을 죽이고, 어머니를 폐비시켜 가문을 멸문시킨 폭군으로 인식된 광해를 개혁적인 왕으로 그린 점이 인상 깊었어요. 또 무엇보다 광해를 1인 2역으로 설정한 연출이 신선한 충격이었죠.

 

Q. 혹시 나중에 쓰고 싶은 시나리오를 생각해 둔 것이 있는지 궁금해요.

구체적인 건 아니고 막연히 생각하고 있는 건 있어요.(웃음) 정조와 그의 아버지 사도세자, 할아버지 영조에 관한 이야기에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정조는 왕이 될 수밖에 없던 천재였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조라는 엄청난 왕이 있을 수 있었던 이유에는 중간에 아버지 사도세자의 희생이 있었죠. 사도세자는 아버지 영조가 뒤주에 가둬서 죽인 비운의 왕세자인데, 그는 굉장히 예술가적인 면모가 높았어요. 그림도 잘 그렸고, 시도 잘 쓰는 등 재능이 많았죠. 하지만 영조는 사도세자가 귀하게 얻은 아들인 만큼 그가 제왕으로 크길 바라는 마음이 컸어요.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군주수업을 계속 시켰죠. 사도세자는 그것이 맞지 않아 기대에 못 미쳤고, 대신 정조가 그 꿈을 이뤄줬죠. 영조는 아들을 잃고, 손자를 얻은 거에요. 저는 그 과정에서 이 세 부자가 겪는 부정을 그려주면서, 당시 그럴 수밖에 없었던 조선의 대내외적인 상황도 알려주고 싶어요.

 

Q. 하고자 하는 꿈이 뚜렷해서 두려운 적은 없었나요? 그 길만을 향해 달려가니까요.

실패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가끔 ‘망상에서 끝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더라고요. 사람은 누구나 자기 전 혹은 시간이 날 때 상상을 하잖아요. 그럴 때 항상 저는 성공해 있는 미래의 제 모습을 그리곤 하는데, 가끔은 ‘만약에 그것이 이뤄지지 않으면? 그냥 망상에서 끝나면?’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절대 그렇게 안 되도록 더 노력해야죠.

또 주변 친구들은 지금 취업을 위해서 토익이니, 자격증이니 열심히 스펙을 쌓아가잖아요. 객관적인 지표로 봤을 때 저는 저 멀리 뒤에 가있죠. 그런데 제가 지금 ‘아니야, 나는 꿈을 쫓아서 살아가니까 그거면 된거야’라는 생각이 못가진 자의 변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일종의 합리화 같은 거요. 그런 것도 가끔은 무섭더라고요.


Q. 일반적인 글을 쓰는 직업은 성공하기 전까지는 돈을 못 번다고 인식되잖아요.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요.


거짓말 안하고 한 번도 그런 고민을 해 본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돈을 쫓으면서 사는 사람은 되고 싶지 않거든요. 물론 아직 철없고, 세상물정 모르는 소리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쫓아서 열심히 하다보면 돈이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근데 또 모르죠. 훗날에  현실을 깨달고, ‘아 내가 헛소리를 했구나’ 할 수도 있어요.(웃음) 그래도 지금은 아직 어리니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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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얼마 후면 대선이 치러지는데, 이번 대선에 대한 어떻게 생각하세요.


무엇보다 대선후보들의 TV 토론이 없어서 선택권이 주어지지 않는 것이 문제인 것 같아요. 사실 시민들이 대선 후보들을 일일이 찾아보지 않는 이상, 일반적으로 TV 토론을 통해서 그들에 대한 정보를 얻잖아요. 공약도 검증받고, 어떤 사람인지를 알려줘서 대선에 대한 관심을 조성해야 되는데 그런 것이 없어서 아쉬워요.

 

Q. 차기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제적인 것을 떠나서 꿈만 가지고 살아도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기 위해서는 사람이 우선시 되는 사회가 돼야겠죠. 아, 문재인 후보가 카피는 진짜 잘 만든 것 같아요.(웃음) 사람이 먼저다. 말대로만 되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아호
아호

진지의 틀을 깨다

5 Comments
  1. Avatar
    구미삼백

    2012년 12월 1일 22:04

    네~그러게요,
    삼수생님 좋은 글 잘 읽어 습니다,
    글쓰고 이런곳에 글올리는 정신으로 공부를 하시면
    명문대 입문 하실줄로 생각됩니다
    잘 보았습니다,

    • Avatar
      유생

      2012년 12월 2일 05:13

      저 분은 자기 꿈을 위해서 노력하는데 저 분이 명문대가겠다는것도 아니고 역사컨텐츠화 시켜서 우리나라 알리겠다는 갸륵한 젊은이를 칭찬하지는 못할망정 비꼬면서 댓글다시는건 무슨 저의세요? 젊은이의 젊음과 열정을 시기라도 하시나봐요^^ 어르신도 어르신 나름이지 역시 나이만 먹는다고 어르신이 아니라는말이 딱 맞네요

  2. Avatar
    르네

    2012년 12월 2일 04:34

    댓글 한 번 천박하네.. 아무리 나이가 있다고 해도

  3. Avatar
    ㅎㅎ

    2012년 12월 2일 05:06

    수능은 이미 끝났고 자기일 열심히 하겠다는데 명문대고 뭐고 뭔 상관? 꿈으로만 남지 않게 열심히 하세요 홧팅

  4. Avatar
    nonamed

    2012년 12월 2일 05:23

    ‘젊음’이란게 부러워 지는 글이네요~^^ 그 열정과 믿음 잃지 마시고 정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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