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가 국가적 의제로 떠오르며 그 어느 때보다 보육 문제가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보육제도의 핵심 축을 담당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크고 작은 사건들로 인해 민간어린이집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진 상황에서, 아이를 가진 엄마라면 질 높은 서비스와 저렴한 보육비를 갖춘 국공립어린이집 입소를 희망한다. 하지만 높은 수요에 비해 충분하지 않은 시설로 전국 대기자만 18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대기자만 18만, 갈수록 어려워지는 국공립어린이집 입소


“아이가 태어난 지 일주일 만에 입소대기신청을 했다. 이후 1년 넘게 기다린 끝에 어린이집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지난달 3일 남윤인순 의원이 의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그녀가 얼마나 ‘운이 좋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내 아동 50만 2623명 가운데 국공립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아동은 5만 5061명으로, 10.9%에 불과하다. 서울시 아동 9명 가운데 1명만이 국공립 보육시설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서울시 아동 5명 중 1명꼴인 10만여 명이 국공립 어린이집 입소 대기 중이다. 전국 국공립 어린이집 대기자는 18만으로, 정원의 113%에 달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국공립어린이집 신축 예산이 3년째 동결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7년 202억1600만원(112개소)에서 2010년 19억8200만원(10개소)으로 크게 줄어든 이후 현재까지 동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전체 어린이집 중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은 2007년 5.66%에서 지난 6월 기준 5.23%로 하락했다. 스웨덴(80.6%), 덴마크(70%), 미국(17%)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이 현저히 낮은 실정이다.


ⓒ 서초구 여성가족과 공식여행블로그

엄마들은 왜 국공립어린이집을 원하는가?

그들이 국공립어린이집을 선호하는 이유는 민간어린이집에 비해 ‘질 높은 서비스’, ‘저렴한 보육비’ 등을 갖췄기 때문이다. 마포구의 한 구립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김소영(35)씨는 “민간 어린이집에서 일하는 제 친구들 보면 박봉이고 할 일도 많아서 이직률이 높은데, 아이들한테는 주양육자가 바뀌는 게 치명적”이라면서 “국공립은 아무래도 처우가 민간에 비해 낫다보니 이직률이 낮아 선생님과 아이들이 좋은 관계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리·감독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국공립 어린이집의 신뢰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보육료 외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다. 박차옥경 한국여성단체연합 사회권 국장은 “보육료는 일정 금액 이상 받을 수 없도록 상한선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국공립이든 민간이든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민간의 경우 특별활동을 여러 개 하도록 해서 수익을 내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인천시에 있는 민간어린이집에 딸을 보내고 있는 최민희 (29)씨는 “민간어린이집에서는 특활비로 따로 받는데, 이번에 어린이집 옮길 때 보니까 최소 4만 원에서 최대 10만 원까지 부르는 곳도 있었다”고 전했다.



‘국공립 어린이집 의무화’ 법안 개정 추진돼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여론을 반영하여 지난달 4일 남윤인순 민주통합당 의원은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도시 저소득주민 밀집 주거지역 및 농어촌지역 등 취약지역과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주택단지 지역에 국공립어린이집 의무 설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초등학교의 유휴교실을 국공립어린이집으로 용도 변경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함’이 핵심 골자였다. 이를 통해 보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수요를 맞춤으로서 18만 명에 달하는 대기자를 축소하기 위함이다. 또한 보육교사의 근무시간을 명확히 하여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기 위해 ‘어린이집의 원장은 전임으로 하며, 보육교사의 평일 근무시간은 1일 8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는 조항을 신설했다.

 
우리 아이들은 울창한 숲을 이루기 위해 자라나는 작은 나무이다. 또한 보육수혜의 주체이자 미래이기도 하다. 이들의 안전한 생활공간 확충을 위한 영유아보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더욱 중요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