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총선 때, 청년당이 내건 현수막 중 하나는 “Be 정규직이었다. 취업준비생뿐만 아니라 현재 노동현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모두 “Be 정규직을 원한다. 정규직을 손에 넣기 위해 대학생들은 스펙, 학점관리로 바쁘다. 모두들 정규직을 원하지만, 기간제법, 파견법 등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려는 목적으로 입법된 법들은 현실에서 악용되어,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다. 너도나도 비정규직인 우리나라에서 실제 비정규직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떠할까? 파견근로자로 일하는 김은영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경기도에 사는 김은영입니다. 어리다면 어리고 많다면 많은 22살입니다.



Q.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직을 하셨는 데 장단점이 있나요?


처음엔 공부 안 해도 되고 시험 안 봐도 돼서 좋았어요. 그런데 사회에 직접 나가보니 고졸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이 있고 사회의 벽도 있더라고요. ‘고등학생 때 날라리였느냐’, ‘너 좀 놀았느냐고 물어보고. 저 고등학생 때 착실한 학생이었는데, 고졸이라고 하면 일단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해요. 직장에서 승진할 때 제한도 있고. 그래서 지금은 대학에 진학하기로 마음 먹고 지원서를 냈어요.


 


Q. 20, 사회 초년생으로 일을 시작했을 때 마음가짐 어땠나요?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어 집을 사고 싶었어요. 집은 유일하게 쉴 수 있고, 안전하니까요. 밖에 나가면 위험하고 바쁘잖아요. 집을 사겠다는 마음은 아직도 있어요. (생각에 잠기며) 집을 사려면 몇 년을 일해야 하나. 월급을 150에서 200만 원 사이 받는다 치고, 생활비 빼면 저축할 수 있는 돈이 많으면 100만 원이네요. 1년이면 1200만 원. 최소한 10년을 벌어야 하네요. 꼬박꼬박!


Q. 현재 어떤 일에 종사하고 있나요?


서비스직이요. 상담 쪽에서 일하고 있어요.



Q.
지난 3년간 어떤 일을 하며 지냈나요?


그전에도 상담하는 일을 했어요. 주로 서비스직으로요. 고등학교 졸업하고 커피에 관심 많아 바리스타가 되고 싶어 카페에 취직했는데, 제가 생각하던 바리스타 일과 현실은 너무나 달랐어요. 일하면서 음료를 만드는 것보다 청소를 더 많이 했어요. 나중엔 바리스타를 뽑은 게 아니고 청소부를 뽑은 거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웃음). 카페에서 바리스타가 되려면, 2년 이상 일을 해야 바리스타 직함을 달아줘요. 정식으로 바리스타가 되기 위해선 바리스타 시험을 봐야 하는데, 3년의 경력이 있어야 해요. 지금 생각해보면 바리스타에 대한 착각이 있었고, 청소를 견뎌낼 만큼 (그 직업이) 제게 큰 의미가 없었던 것 같아요. 아무튼, 카페에서 5개월 일하고, 옷가게에서도 일하고, 모기업 서비스센터에서 1년 넘게 일했어요. 텔레마케터 일은 4~5개월 정도 했고요.





Q. 한 직장에서 오래 일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


저는 안정적인 삶을 원하지만, 막상 제 일상이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면 지루해져요. 솔직하게 말하면 일이 재미없죠. 이런 제 개인적인 이유가 있지만, 근로환경이라든지 대우가 안 좋아서 그만둔 경우도 많아요. 제가 텔레마케터로 6개월 일했을 때, 회사에 결근하면 벌금 5만원을 내야 한다는 규정이 있었어요. 결정적으로 화났던 건 연차휴가를 받으려면 한 달 전에 신청 해야 한다고 해서 한 달 전에 팀장님께 말씀드렸는데, 팀장님께서 보고하는 걸 깜박 하신 거예요. 팀장님은 어찌 됐건 보고 안 된 거니까 무단결근처리라고 했어요. 무단결근이면 월급에서 5만 원 깎이고, 일당도 못 받으니 그날 10만 원정도 손해 본 거죠.



Q.
법적으로 대응할 생각은 안 하셨나요?


법적으로 대응하기 전에 회사에 직접 건의해 봤죠. 원래 회사에서 주5일 근무에 9시 반 출근, 6시 반 퇴근이라면서 채용했지만, 매일 한두 시간 잔업 시키고 잔업수당은 안 줬어요. 토요일도 일하러 나오라고 했죠. 그래서 제가 회사에 잔업근무수당 줘야하고, 벌금 없애 달라고 했더니, ‘회사규정이라는 대답만 돌아왔어요. 그래서 고용노동부사이트 들어가 알아보고, 전화해서 물어봤어요. 임금체납에 관해서 신고했죠. 근데 자세히 알아보니, 대부분 이런 갈등이 생기면 사용사업주는 책임이 없고, 파견업체에서 책임을 물어야 한대요. 그리고 연장 근무 수당을 사업주 쪽에서 저한테 돈을 지급했기 때문에 법적 대응을 못한고 하더라고요.


Q. 신고했을 때, 사업주 쪽의 반응은 어땠나요?


제가 노동부에 신고하자마자 팀장한테 불려 갔어요. 신고했느냐고 물어보시며 절 노려보시더라고요. 나중에 안 사실인데 팀장님이 저랑 친한 회사동료한테 저랑 놀지 말라고 했대요. ‘너도 쟤랑 같은 생각이냐이러면서. 그리고 신고하면 사용사업주에서는 나 몰라라 예요. 파견업체에서는 불똥 떨어진 거나 마찬가지고요. 파견사업주에서는 저희랑 얘기 좀 하자며 불러내고 파견사업주는 저에게 사과해요. 신고 취소하라고 돈으로 합의 보려고 해요.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사용사업주 반응은 절 바로 파견복직 시키더라고요.



Q.
대부분 파견근로형태로 일하셨는데, 흔히 말하는 정규직이 되고 싶지 않으세요?


물론 되고 싶죠. 하는 일은 똑같은데, 임금과 복지가 달라요. 파견으로 들어가서 2년 일하고, 일을 잘하면 2년 또 재계약하고, 본사 정직원으로 바뀌는 경우가 있어요. 요즘엔 대부분 파견근로자를 채용하는 것이 우리나라 노동 현실이에요. 파견직은 계약을 1년이나 2년마다 해요. 여기에도 장단점이 있어요. 1년마다 임금 올려주면 좋은 거고, 단점은 재계약하다보면 경력이 안 쌓여요. 한 회사에서 일 한건 5년인데 재계약을 1, 2년 단위로 하다 보니 다른 곳에 취직하려 해도 경력으로 인정이 안 되는 거죠.



Q.
이직할 때 휴직기간이 있는데, 그 동안은 무엇을 했나요?


공무원이 최고라고들 하잖아요. ‘신의 직장, 철밥통’이라고도 하고, 또 학력제한도 없고요. 그래서 공무원 시험 준비를 3개월 정도 했어요. 책값만 10만 원 넘게 들었죠. 공부를 막상 시작하니 공부가 너무 어렵더라고요. 학력에 제한은 없지만, 공부수준은 절대 고등학교 수준이 아니에요. 영어도 대학영어고, 농업직에 지원하면 작물학개론도 공부해야 하고. 많이 버거웠어요. 또 공부하면서 이력서 100통은 써서 지원한 것 같아요.



Q.
그러면 일을 마치면 남은시간에 무얼 하시나요?


저를 위한 시간이 없어요. 일 끝나면 피곤하니까 쉬기만 하고, 8시간 근무라고 알고 취직을 해도, 회사마다 영업 준비하는 시간이 있으니까 9시 출근인데 아침 8시까지 나가야 하고 저녁 8, 9시까지 일하는 경우가 많아요. 원래 추가수당 줘야하는데 안주는 회사도 많고. 아무튼, 요즘 일상이 소중하다는 걸 느껴요. 장시간 일하면 TV 볼 시간도 없잖아요. 잠자기 바쁘니까요. TV 보는 거 재밌고 책 보고 집에서 뒹굴 거리는 시간이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또 행복하고요.




 


Q.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제 동생이 대학을 다녀요. 형편이 어려워 학자금 대출을 했는데, 대출 이율이 우리에겐 너무 부담스러워요. 사회진출하기 전에 빚쟁이 될 것 같아요. 이율이 복리로 7% 정도 되는데. 반값등록금은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우리나라 학생들 야간 자율 학습하는 거랑 회사원들 야간 근무하는 거 없어져야 해요. 제 생각에 우리나라 자살률 높은 이유가 일 많고, 공부도 많아서인 것 같아요. 또 경제적으로 힘들고요. 물가 상승률에 맞춰 임금도 인상해야 하는데, 물가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어요. 임금인상 해주셨으면 해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