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그럼이만’ 인터뷰는 학구적이다. 학문적으로 어려운 개념이 나와서 학구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에 하지 않았던 학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이다. 12년 간의 의무교육과 4년 동안의 대학교육을 통해서 우리는 얼마나 학문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왔을까? 그리고 그 학문을 대하는 여러 사회적 집단들의 자세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을까?  대학원생 최명군씨와 이야기 하면서 이 질문에 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성균관 대학교 인터렉션 사이언스 대학원에 재학 중인 최명군입니다. 
 



Q. 학과 명이 생소한데 소개 좀 해주세요.


인터렉션 사이언스 학과가 추구하는 방향은 ‘상호작용’이에요. 주로 다루는 분야는 휴먼과 컴퓨터죠. 이를 토대로 해서 휴먼에 중심을 맞춘 사용자중심. 기존에 산업에서 물건을 만들 땐 기술 중심이었죠. 그런데 인터렉션 사이언스는 이 단계에 사용자의 경험을 도입시키는 거에요. 웹사이트를 디자인 할 때 어떻게 해야 사용자들이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가 부터 사람들이 기계를 이용하는데 있어서 발생하는 생태계를 연구하고 다루는 것 까지. 인간과 기술이 상호작용하는 분야는 거의 대부분 인터렉션 사이언스 학문과 연결되어 있어요. 
 


Q. 기술과 인간을 함께 연구한다니,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인문학을 도입한 과학이라는 말이 생각 나네요.

네, 융합학문이죠. 안철수 전 후보가 원장으로 있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을 생각하면 쉬울 듯 해요. 기존의 학문이 영역을 명백하게 나누는 경향이 있었다면, 융합학문은 그 경계를 무너뜨리는 개념이에요. 

Q. 학문적 경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개념의 학문을 다루는 만큼 기존의 학문적 토대에 대한 고찰을 많이 했을 것 같아요. 명군씨가 느낀 한국의 학문적 토대는 어떤가요?
 

우선 학문적 틀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느꼈어요. 여러가지 원인을 들 수 있겟지만, 그 나라의 학문적 수준의 척도를 나타내는 ‘학회’의 권위가 미약하는 점을 우선 꼽고 싶어요.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회의 수가 별로 없으니, 학문적 커리어를 쌓으려는 연구자들의 경우는 해외 학회에 논문을 제출 하는 걸 선호해요. 또한 학회 참석의 목표가 학문 교류보단 인적 네트워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보니 학문을 진지하게 탐구하려는 교수님들이나 연구자 분들의 사기를 저하시켜요. 목적과 수단이 바뀐 거죠, 그러니 학문적 기틀이 마련될 수 가 없죠. 

Q. 학문적 발전은 연구자들의 노력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분위기도 중요하다는 말이 있죠. 학문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은 어떤 것 같나요?

제 시선을 일반화 시킬 순 없지만 사람들이 대학원 과정을 ‘취업 피하기’의 수단으로 보는 것 같아요. 대학원 생들이나 대중들 모두가요. 대학원에 들어온 이상 학문적 발전이 제 1 순위인데 그렇지 않으신 분을 보면 안타깝죠. 학생들이 공부를 게을리 하니 대중들의 인식도 나빠지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 외에도 사회 전반적으로 학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는 것도 안타깝죠. 실용성이 없다던가, 현실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요. 



Q. 솔직히 말해 학문과 현실이 따로 떨어져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지 않나요? 


기업이나 시행하는 어떤 전략들은 학문적 지식이 반드시 백그라운드로 포함되어 있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들도 모두 학문적 연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문과 현실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가에 대해서 전 이렇게 생각해요. 미국 같은 경우는 학문들 간의 분야가 세부적으로 나눠져 있지 않아요. 그런데 우리는 학문을 문과 이과로 나누며 학문을 틀에 가두는 거죠. 그러니 학문간에 교류도 없어질 뿐더러 그 틀 속에 있는 지식만을 습득하는데 집중하다 보니 넓은 시각으로 학문을 보는 힘이 없어진 거죠. 


Q. 학문을 틀에 가둔다라, 좀 더 구체적인 예를 들어주 실 수 있어요?

음, 학과 간 교류가 경직되어 있는 것이 문제에요. 예를 들어 건축학과 학생들은 건축학과 과목만을 중점적으로 듣고 다른 학과 과목을 자유롭게 들을 수 없죠. 철학과 학생들이 IT기술에 관심을 가질 수도 있고 이과 생 중에서도 철학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있을 건데 그런 학생들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대학 시스템의 부재가 안타깝죠. 학문적으로 교류하면서 학자의 자세가 갖춰지는 건데 말이에요. 그런 교류로 인해서 시야가 넓어질 수 있고 사회적 현상에 대해 통합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이 길러지는 거죠. 그런 이유로 학문과 현실의 차이가 발생하는거 아닌가 해요. 

Q. 그렇지만 여전히 학문의 실용성에 대해선 의문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학문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면서 생각한 건데, 학문은 우리의 생활을 반영하는 하나의 지표로서 사용된다고 생각해요. 학문을 하면서 논리적인 생각을 하고, 그 논리적인 생각을 객관적 실증적 지표로 만들어 내죠. 그리고 이 지표를 기업이나 정부가 사용해요. 예를 들어, 심리학자들이 밝혀낸 사실을 기업들이 마케팅에 적용하는 것 처럼 말이죠. 학문이 우리 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을 진 몰라도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은 학문에서 그 아이디어를 차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죠. 좁은 의미의 예지만,  이런 예들이 학문의 실용성에 대한 단적인 예를 나타낸다고 봐요. 그렇지 않나요?(웃음)

Q. 요즘 대학교육의 문제점이 많이 드러나고 있어요. 대학원생으로서 생각하는 대학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현재 대학교육에서는 ‘개념’에 대한 고찰이 부재되어 있어요. 본질적인 기본 개념을 잘 탐구해야 그 다음 단계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데. 기본 개념에 대한 교육 보단 커리큘럼에 급급한 교육이 문제에요. 요즘 대학에선 창의적인 인재를 강조하죠. 그런데 창의적이 되기 위해선 기본 개념에 대해서 충실해야 되요. 개념에 대한 고찰이 우선 되고, 그 고찰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응용하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한국 대학은 그런 커리큘럼을 마련해주지 못하고 물론 교수들의 교수법도 그런 식으로 바뀌어야 해요.


Q. 대학교육을 받는 사람으로서 대학 수업이 커리큘럼에 급급해 한다는 사실에 동의 해요. 

대학이라는 것 자체가 자신의 길을 밝견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고 자신만의 철학을 찾아나가는 건데, 사실 대학 내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가진 사람이 많이 없어요. 또 그런 자신만의 철학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수업이 많이 개설 되어 있지 않아요. 자신만의 철학을 길러야 창의적인 재원이 되는 것인데 말이죠. 

Q.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이 있나요?

단지 일자리 몇만개 창출 같은 눈에 보이는 것 말고 어떤 기본적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정책을 내놓아야 된다고 생각해요. 자기 임기 때 그 정책의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의 구조를 바뀌는 정책을 원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