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도 MBC 뉴스 보도 사진 ⓒmbc news

 

 

기적이 있다면 이런 종류로 나타날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신문사 <외대학보>의 ‘선거특집호 사건(http://goham20.com/2579)’이 꼭 그렇다. 편집권 탄압에 대해 고민하는 학내 언론이라면 누구나 해오던 생각을, 그렇지만 감히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던 일을 <외대학보>는 행동으로 실천했다. 1991년에 보도됐던 MBC 뉴스에서 우리는 아직도 대학이 20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은 이전부터 발행해오던 선거특집호 호외를 학교에서 내지 못하게 하자 결국에는 자신들의 돈을 모아 신문을 냈다. 이후 학교 측은 경악했다.

 
강유나 편집장은 앳된 얼굴에 작은 체구를 가졌지만 어느 누구보다 확신에 차있었다. 그녀는 모든 일이 ‘잘 될 거라’ 이야기했다. 대선을 6일 남겨둔 20대 100인 인터뷰 ‘그럼이만’은 이번 순서로 강유나 외대학보 편집장을 만나 보았다.

Q. 현재 <외대학보> 상황은 어떻습니까?

총장이 생각보다 놀랐다고 말했다는 걸 전해 들었어요. 저희가 신문을 낸 이후 처장단 회의에서 학생들에게 발송할 메일에 쓰일 문구까지 논의했고, 그 메일이 전교생 앞으로 보내졌어요. ‘사랑하는 대학생 여러분. 저희는 <외대학보> 정규호 발행을 막은 적이 없습니다.’ 라고 시작하는 메일이었는데, 저도 정규 발행을 막았다고 한 적은 없어요. ‘이번 외대 총학생회 선거가 단선으로 치러진 상태에서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까봐 (호외를) 막은 것’이라는 게 전체 메일이 주장하는 바였죠. 하지만 저희가 처음 선거 호외를 발행하겠다고 말했을 때는 이런 이유를 대지 않았어요.

처음에는 호외를 내면 처장단 회의의 검열을 피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11월 18일부터 선거특집호를 준비하고 있었죠. 근데 27일에 주간 교수로부터 메일 한 통이 도착했어요.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이번에 발행될 선거특집호 역시 처장단 회의를 거치고 검열을 당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어요. 검열을 당하게 되면 신문이 미뤄지는 건 불 보듯 뻔하고 자칫하다간 선거 이후에 선거특집호가 나올 수 있겠다는 것도 예측할 수 있었죠. 밤새도록 고민을 했어요.


Q.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안갑니다. 어째서 단선인 총학생회의 공약을 분석하는 기사가 공정성을 훼손한다는 건가요?

듣지도 보지도 못한 논리예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번 총학생회랑 학교가 사이가 좋지 못했어요. 전 이사회랑 소송도 걸려있는 상태고, 이번 선거를 비밀리에 무산시켜야겠다는 의도에서 여론을 조장하려고 했고 처장단 회의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던 상태에서 <외대학보>가 선거특집호를 준비하고, 투표율을 독려하고 공약을 분석하는 신문을 내려고 했던 거죠. 학교는 이를 막으려고 했던 거고. 저는 이 모든 이야기를 전해들은 직후에 주간 교수님께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저항할 거라 말씀드렸어요. 주간 교수님은 양심상 막을 수는 없고 알아서 하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정말 알아서 했어요. 저희 돈을 모아 선거특집호를 냈고요. (웃음)


Q. 호외를 내지 못하는 이유가 뭐라고 하던가요?

선거특집호를 낸 이후에 많은 기자들이 저랑 <외대학보>를 취재했어요. 학교 측에서는 2가지 근거를 들어 학보를 내지 못하게 했다고 기자들이 말하더라고요. 첫 번째 이유는 호외 발행 비용이 정규호에 영향을 줄 정도로 든다는 것이었고, 둘째로는 총학생회 선거가 빠르고 중요한 소식을 전달하는 호외의 특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었죠. 기가 차요. 저는 발행 비용이 문제가 되면 이메일로 돌리겠다고 이미 말을 한 상태였거든요. 학교는 그냥 선거특집호가 싫었던 거예요. 전 총장 때까지만 해도 선거특집호가 호외로 나간 전례가 있어요. 그렇게 이야기하자 그건 전 총장이 잘못한 거고 왜 우리가 옛날 잘못을 반복해야 하느냐는 이야기가 나왔죠.


Q. 총학생회 선거는 대학으로 치면 대선이나 맞먹는 행사일 텐데요?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릴 수 있을만한, 1년에 가장 큰 학내 행사죠. 선거 투표율을 낮추기 위해 언론을 강제로 막았다는 거밖엔 도무지 다른 이유가 없는데 정작 학교는 엉뚱한 논리를 펼치고 있어요. 총장이 그때 출장 갔었다며 거짓말을 하고, 주간교수가 독단적으로 신문을 편집하고 검열을 했고 학교는 개입한 바가 없다고 이야기를 해요. 하지만 학교가 언론에 대고 했던 말은 모두 거짓이에요.

Q. 결국 <외대학보>가 자기들 손으로 낸 신문에 나온 외대 총학생회 후보자는 어떻게 됐나요?

무산됐어요. 단선이여서 투표율이 30%만 넘으면 괜찮았는데 30%도 안됐어요. 공약이 엉망이기도 했고 날씨 탓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눈이 많이 왔어요. 비대위 체제로 가게 됐는데 3월 말 재선거까지 무산되면 격변하는 외대에서 학생들을 대변해줄 기구가 없어지는 거죠. <외대학보> 입장에서는 위기가 될 수도 있고 기회가 될 수도 있겠죠. 이런 말이 있어요. <외대학보> 문짝에 붙어있는 건데, ‘잔잔한 파도는 결코 유능한 뱃사람을 만들지 못한다’고요. 정말 그런 것 같아요. 거친 파도일수록 뱃사람은 유능해지고 격변하는 시기일수록 언론의 역할이 빛을 발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2012년 선거특집호 '호외' ⓒ 외대학보 제공

 

Q. 학보 정규호는 처장단 회의를 거쳐서 만들어지나요? 

처장단 회의에서는 학교 대내외 활동을 망라하는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해요. 지금까지 그 회의에서 학보가 검열되고 있었어요. 원래 ‘신문운영위원회’라는 규정이 있어요. 그 운영위원회가 열려서 신문을 검열하는 건 규정상 합법이죠. 근데 이 신문운영위원회랑 처장단 회의에 들어가는 구성원이 같아요. 그래서 처장단 회의에서 신문을 검열하게 된 건데요. 저희가 한 번 정규호를 발행하려면 처장단 회의를 거쳐 신문이 고쳐진 다음에 승인을 받고, 그 후에 총장에게 검열을 한 번 다시 받아요. 검열이 끝나면 수정 요구를 재차 받고 여기서 오케이 사인을 받으면 그제야 신문이 나와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신문 발행까지 오래 걸릴 것 같죠? 선거특집호 전호가 955호였는데 이게 5주 만에 나온 거예요. 3~4주 만에 신문이 나오는 건 예삿일이고, 심하면 5주에 한 번 나오기도 해요. 신문을 검열하는 당사자들은 기사가 시의성에 맞는지는 관심 없어요. 한 번은 계절 학기에 관련된 정보를 알려줬는데 신문은 정작 2주정도 지난 이후에 발행됐어요.

 

Q. 원래 신문은 몇 주 간격으로 발행되나요?

격주로 한 번씩 나오는 게 정상이에요. 처장단 회의에 소집되는 총장 이하 구성원들은 신문이 5주에 한 번씩 나와도 하등 피해갈 게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학교 이미지가 어떻게 되는지에만 신경을 쓰고 있죠. 실제로 952호가 3주 만에 나왔어요. 제가 그 다음 호에 ‘학교가 불통이고 신문이 늦게 발행된 것에 대해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는 내용의 사설을 써서 이를 비판했어요. 이 이유 하나만으로 953호가 5주 만에 발행됐어요.

Q. 결국 그 비판 사설은 신문에 실렸나요?

아니요. 제가 완전 다른 내용의 사설을 쓸 때까지 신문이 미뤄졌어요. 그때 깨달았어요. 우리가 저항해도 학교는 자신들의 요구안을 관철시킬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신문을 발행하지 않으면 학우들의 알권리가 침해된다는 딜레마에 빠지게 됐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학교 측의 요구를 최대한 빠르게 수행해서 신문을 빨리 발행해보자, 한 번 저항해봤으니까 이번에는 학교 요구안을 들어줘보자, 라고 해서 발행한 게 955호인데 이것도 5주 만에 나왔어요. 학교 측의 요구를 들어주든 안 들어주든 상관없어요. 들어주면 들어주는 대로 신문은 늦게 나오고, 안 들어주면 그것대로 늦게 나와요. 결국 이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기자 한 명이 학보를 그만뒀죠. 이 와중에 학교에서 선거특집호까지 못나오게 막은 거예요. 더는 안 되겠다, 라는 생각을 했죠.

Q. 952호가 이번 학기 첫 번째 신문이라고 하셨는데 이번 학기 마지막 신문이 955호예요.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신문이 나온 셈이거든요?

어느 정도로 심하냐면 최종안으로 만들어서 처장단 회의에 가져간 신문이 5차례 수정을 요구받았어요. 수정을 하라고 요구한 사항도 터무니없었어요. 총장 인터뷰를 8면에 싣고 인터뷰 옆에 ‘버자이너 모놀로그’라는 여성의 성과 관련된 연극 칼럼을 실었어요. 여기서 문제가 생긴 거죠. ‘어떻게 여성의 성과 관련된 칼럼과 총장 인터뷰를 나란히 배치할 수가 있어?’라고 하면서 ‘총장 인터뷰를 3면에 배치해’ 라고 지시가 떨어졌어요. 결과적으로 총장 인터뷰가 3면으로 가고, 3면에 있던 기사는 4면으로 가고, 이런 식으로 차례대로 밀렸어요. 신문이 나온 걸 보면 마치 누더기처럼 너덜너덜해져서…….


Q. 이후 어떤 계획이 있나요?

처음에는 처장단 회의를 3일 이내에 소집하라는 조항이나 신문을 검열하는 자리에 학보사 기자랑 외대 영자신문사 기자가 참석해 신문 편집에 대해 논의한다는 규정을 넣으려고 했어요. 서명 운동을 통해 언론 탄압에 맞서려고 했거든요. 근데 그것만이 전부가 아닐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학교에 맞서 투쟁을 시작하는 것도 좋겠지만 곧 겨울방학이고, 기말고사 기간인데다가 대선까지 겹쳐서 학우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받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웠고요. 이것뿐만 아니라 한동안 신문 발행이 지체되니까 학우들의 알권리를 스스로 막는 셈이 됐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차피 학교의 간섭은 계속 될 것 같았고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기도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이전부터 생각해오던 재정 독립을 추진해보자고 말했어요. 하버드 크림슨 같은 외국의 대학 언론은 재정적으로 독립돼 있어요. 구독 신청을 하면 갖다 주는 형식으로 이뤄져있기도 하고. 이런 것들을 <외대학보>에 적용시킬 수 없을까 생각을 하게 됐어요.

Q. 재정적으로 독립을 하겠다는 말씀이신가요?

아직 계획 단계예요. 타대 사례를 분석하고 수집하고 이를 어떻게 <외대학보>에 적용시킬 것인지를 생각해보고자 해요. 개인적으로 학보 유료화부터 생각하고 있어요. 학보 귀퉁이를 쿠폰으로 만든다든지. <외대학보>가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학우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요.

Q. 결국 현재 학보를 발행하는 비용 또한 학생들의 등록금인데 학보를 유료화 시키면 학생들이 이중으로 돈을 내는 것일 텐데요?

네, 굉장히 걱정이 되요. 학우들의 알권리가 침해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우 여러분에게 100원으로 신문을 배포해드릴 수도 있지만 언론으로 역할을 다할 수 있다면 어떤 선택을 하겠느냐는 의견을 구하려고 생각 중이에요. 학생들이 원하는 쪽으로 운영을 해야겠죠. 등록금은 소중하니까요. (웃음)


 

탄압에 반대하며 교내 학생들이 대자보를 올렸다 ⓒ외대학보 제공

 

 

Q. 학생들이 평상시에 <외대학보> 잘 보나요?

아니요. 잘 안봅니다. 다른 학교랑 똑같이 안 봐요. 대학 언론의 위기다, 라는 말이 나오는데 마찬가지로 외대학보도 위기였어요. 저번 학기에 비해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학생들에게 다가가려고 애를 썼다는 점이 있겠네요. 전국 대학 최초로 한국 매니페스토 실천본부랑 연계해서 매니페스토 운동(예산확보, 구체적 실행계획 등이 있어 이행이 가능한 선거 공약의 의미로 주로 쓰인다: 위키백과)을 하기도 했어요. 많은 학우들이 <외대학보>가 이런 일도 하고 있구나, 라고 여론 형성을 해주던 순간에 이 사건이 터져서 같이 분노를 해줬어요. 10년 만에 아니 그냥 최초로 한국외대 커뮤니티 사이트 ‘HUFS LIFE’에 외대 학보를 지지한다는 글이 올라왔어요. 예전에는 외대학보를 검색하면 욕 밖에 안 나왔어요. 외대학보 왜 있냐, 왜 있긴, 우산대신 쓰라고 있는 거지 등등. 욕과 비판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면 외대학보 정말 잘하고 있다, 응원한다는 내용이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정말 많은 힘이 됐어요. 학우 분들의 지지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지 못했을 것 같아요.

Q. 직접 쓰신 매니페스토 기사에 대해 좀 더 말씀해주세요.

공약은 최소 2년 정도는 잡고 만들어야 한대요. 한국은 공약을 만들기까지 2달이 채 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건 너무나도 큰 차이잖아요. 이번 총학생회 선거 후보가 교내에 쓰레기통 개수를 늘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웠어요. 왜? 부족하니까. 제가 공청회 자리에서 ‘학내에 쓰레기통이 몇 개나 있는지 아십니까? 설치하는 데 돈은 얼마나 드나요? 학교 측은 이에 긍정적인 반응일까요?’ 이렇게 3가지를 물어봤어요. 아무 대답도 못했죠. 저는 이미 알고 있었어요. 교내 쓰레기통은 7개였고, 하나를 만드는 데 300만원이 들고, 학교는 이를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요.

Q. 매니페스토 정신에 입각해서 각 후보들의 반값등록금 정책을 판단한다면?

저는 새누리당도 민주당도 지지하지 않지만 현실적인 대학 등록금 정책을 내놓고 있는 건 새누리당 쪽이에요. 객관적으로 봤을 때 복지 정책 개수가 많은 건 민주당이에요. 과연 반값등록금이 그 우선순위에 있을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매니페스토라면 기본적으로 이것만은 지켜주겠다는 가이드라인이 있어야 하는데, 민주당의 복지 공약은 백화점식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것도 해주겠다, 저것도 해주겠다, 예산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이야기는 없고. 저는 그 우선순위에서 반값등록금이 밀려날 거라 생각해요. 새누리당 같은 경우 복지 정책의 개수 자체가 민주당보다 적긴 하지만 역시 지킬 것이라 생각하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매니페스토 정신에 따른다면 ‘나는 대학생과 관련된 공약이 A부터 Z까지 있는데 이중에서 ABC는 확실하게 지키겠다, 어떤 정책을 통해 이런 예산을 이용하겠다’는 정도의 공약이 있어야 하는데, 어떤 대선 주자도 그렇지 않죠.

Q. 당장 다음 주면 새로운 대통령이 나옵니다. 차기 대통령에게 바라는 게 있나요?

제가 이번 <외대학보>일을 겪으면서 학교가 자신들은 학생에게 베풀어줘야 하고 학생은 수혜자다, 라는 생각이 강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우리가 <외대학보> 너희한테 돈을 안대주면 선거특집호는 못 만드는 거야, 라는 식의. 근데 아니잖아요. 저는 대선 후보들이 반값등록금 ‘공약’으로 등록금을 내려주고 대학생 관련 보금자리 기숙사를 신설해주는 ‘후원’을 해주겠다, 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20대는 단순한 수혜자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미래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가능성을 품고 있는 세력이기 때문에 아래로 내려다보지 않았으면 좋겠고, 동등한 위치에서 대학생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초심을 잃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Q. 머릿속이 온통 학보사 생각으로 가득하실 텐데 요즘 이것 말고도 하고 있는 생각이나 걱정은 없나요?

사실 걱정이 있어요. 당장 다음 주에 기말고사인데, 기말고사고 뭐고 공부는 하나도 안 해놨고. 미치겠고. (웃음) 이걸 고민하는 와중에 학보사 후배 기자 한 명이 ‘선배, 학점 좋은 사람은 깔리고 넘쳤지만 우리 같은 경험을 하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 그렇군!’ 이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비웠어요. 한 학기에 수업을 3번 빠지니까 이제 수업이고 뭐고 모르겠어요. 하지만 대학생은 지성인이고 지성인으로서 해야 할 일이 공부에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추구해야할 가치가 분명히 있고 저는 그 가치를 학보에서 찾았어요. 사람들도 나름대로 다른 곳에서 찾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Q. 학보 계의 러시아 혁명 수준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일단 주간교수가 호의적이에요. 재정독립을 꿈꾸기 시작하던 무렵에 학보를 유료화하는 게 어떠냐는 이야기를 먼저 꺼내셨거든요. 물론 지금보다 사람도 늘어나야 하고 신경써야할 것들은 더 늘어나겠죠. 학교에 귀속되어 있을 때랑은 전혀 다른 시야가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이만큼 싸워서 이 정도의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못했어요. 꿈만 같은 일이었고 결국 여기까지 왔어요. 이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큰 기적을 만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요. 일반 시민들까지 응원을 해주고 신문 보고 알았다며 힘내라는 전화가 익명으로 걸려오기 시작합니다. 물론 더 큰 기적을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잘 될 거예요! 너무 긍정적인가?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