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들을 위한 새로운 게임이 출시되어 화제다. 고함20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명의 일본 원작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를 각색한 <20대 청춘 메이커>의 출시를 발표했다. 기본 베이스는 딸을 키워 프린세스로 만드는 <프린세스 메이커>와 같지만, 원작과 달리 이 게임은 평범한 20대 대학생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게 특징. 또한 중세 유럽이었던 배경을 2012년 대한민국으로 바꾸어 리얼리티를 극도로 살렸다. 플레이어는 “안정적인 취업과 내 집 마련”이라는 단기적 목표를 가진 대학생을 키우는 역할을 하며, 목표를 이루기 위한 양육 스케줄을 짜야 한다. 게임을 발매한 고함20 측은 “이 게임을 대선후보들에게 바친다”며 “게임을 하면서 현재 20대가 처한 상황을 진정성 있게 느껴 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각 대선후보들은 일제히 청년들을 위한 공약들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로 피부로 와 닿는 공약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의 저자인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와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참여하여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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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본 게임 인터페이스. 원작과 동일하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어린 여자아이 대신 다소 피곤한 얼굴의 스무 살 청년이 서 있다는 것 정도.

스케줄을 짜 청년이 일상을 시작하면 [학점] [토익] [대외 경험] [유머감각] [알바적응력] [인맥] 등과 같은 능력치가 변화한다. 학교를 다니고, 시험을 보고, 알바를 하고 연애를 하는 등 스케줄은 원작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키우는 도중 ‘이벤트’가 발생한다. 바로 20대가 게임의 최고 엔딩인 [청춘]이 되는 것을 방해하는 다양한 문제들이다. 그렇게 발생한 이벤트-문제에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는 20대가 어떻게 키워지는지 판가름 나는 중요한 분기점이다. <20대 청춘 메이커>의 플레이어들은 단지 스케줄을 정하는 것만이 아니라, 문제에 부딪혔을 때 캐릭터가 처해진 환경을 변화시켜 문제 자체를 없애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이벤트를 통해 나타난다. 한편 스케줄을 실행하고 이벤트에 대처하는 방식에 따라 캐릭터들은 ‘칭호’를 얻을 수도 있다. 칭호는 단순한 캐릭터에 대한 수식뿐만 아니라 능력치, 평판 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게임이 정식 발매되기 전, 대선후보들이 베타테스터 자격으로 미리 플레이를 해 보기로 했다. 이제 대선후보들은 갓 20대를 시작한 캐릭터에게 물건을 사 주고, 대화도 나누고, 스케줄도 짜 주며 그를 키울 것이다. [청춘]이라는 최고의 엔딩으로 자신의 20대를 키우기 위해, 대선후보들은 밤잠을 설치며 <20대 청춘 메이커>를 시작한다. 지금부터 그들이 20대를 어떻게 키우는지 따라가 보자.

Event 1. 등록금이 너무 비싸!

게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첫 번째 이벤트다. 멋진 대학생활을 보내게 하려고 했는데, 등록금이 너무 비싸서 공부를 할 수가 없단다. 부모님에게 전부 맡기고 무시할 수도 있지만 [등골브레이커] 칭호가 생긴다. 그러면 ‘개념’ 능력치가 대폭 떨어지고 집도 빚을 잔뜩 지게 되어 좋지 않다. [학자금 대출]을 선택하면 첫 번째 이벤트를 일찍 끝낼 수는 있지만 졸업 후에 [20대 빚쟁이]라는 칭호를 얻을 될 가능성이 크다. [휴학]을 통해 빈 시간 동안 아르바이트로 스케줄을 가득 매우는 방법도 있지만, 졸업이 늦어져 해피엔딩과도 멀어진다. 어떻게 해야 하지?

박근혜 아르바이트 최저시급이 5000원이 안 된다고? 지금 나랑 싸우자는 거야? 세상이 제정신인가 아무튼 어떻게 하면 등록금을 줄일 수 있을까. 풋사과들은 반값등록금을 많이 택하지. 하지만 그건 슬기로운 방법이 아니야. 그것보다 더 합리적인 것은, 소득 분위에 따라 등록금 인하율을 다르게 하는 거지. 전부 다 반값으로 하는 것보단 돈 없는 애들을 더 많이 깎아주는 게 좋잖아? 그리고 [학자금 대출] 스킬도 좀 고쳐야겠어. 부가효과인 [매년 달라붙는 이자] 효과를 없애 버리면 되잖아?

문재인 아니, 사람이 먼저지 대학이 먼저야? 강한 남자도 돈 앞에선 약해지는 법이라고. 좀 무리가 되더라도 [반값등록금] 스킬을 등록시키는 수밖에 없겠다. 다른 스킬들은 당장은 국립대부터 하고, 그 다음에 사립대에 [반값등록금] 스킬 적용이 기본이 되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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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nt 2. 자취방에서 쫓겨나다

기숙사도 구하지 못하고, 집은 통학하기엔 너무 멀어서 최대한 싼 자취방을 알아봤다. 그런데 학교 근처 자취방은 너무 비싸고 고시원은 시설이 너무 안 좋고 기숙사는 경쟁이 치열하고…… 망했다. 이대로라면 긴 시간 통학하느라 [체력]이 쭉쭉 빠져 다른 스케줄을 소화하지 못하게 되거나, 자취방 구하고 나서 얻은 [텅빈 지갑] 아이템 때문에 다른 능력치 올릴 기회가 없다. 조건 좋은 자취방 뭐 없나?

박근혜 집이 없으면 새로 지으면 되지. 땅값이 비싸서 못 짓겠다고? 싼 곳을 찾으면 될 거 아냐! 싼 곳이 없다고? 잘 찾아보면 다 있어. 그 중 가장 좋은 게 철도부지야. 땅값이 싸고, 상당수가 도심에 있어 교통도 편리하고, 관련 개발법도 이미 있거든. 신속하게 집을 지을 수 있어. 그렇게 지은 집을 싼 값에 파는 거지. 그러면 굳이 집을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고. [홈리스] 칭호가 붙는 건 무조건 막아야지!

문재인 기숙사 경쟁률이 치열하고 자취방이 비싼 건 숫자가 부족해서 그런 거 아니겠어? 뭐든 사람이 먼저야. 사람에게 의식주의 ‘주’가 빠지면 되나! [건설]스킬을 이용해야겠어. [대학 근처] 맵에다가 [기숙사] 추가 건설을 쓰는 거야. 그렇게 기숙사의 수용률을 20%까지 끌어올리자. 여기에 [대학생 공공원룸텔] 건설 까지 해버리면 되겠지. 대학 졸업하고 나서도 바로 집을 살 수는 없으니까 마지막으로 [공공 임대주택]까지 건설하면 자취방을 구하고 나서 [라면만 먹기]로 스케줄을 짜진 않아도 될 거야.

 

Event 3. ‘낭만’이란 단어 없이 대학 내내 달려왔는데 돌아오는 건 불합격 통지들. 나, 취업은 할 수 있는 거니?
그래도 꾸역꾸역 학점, 토익 능력치도 맞추고 인턴도 하고 자격증도 취득했다. 청춘이라는 엔딩을 위해 청춘차렷! 하며 밤을 새워 자소서도 썼다. 그러나 이대로라면 해피엔딩이 보이지 않는다. [군대] 강제 이벤트가 처음 발생했을 때도 [전역]을 기다리는 기분이 이랬는데 취업에서도 이렇다니… 일단 중소기업까지 되는대로 다 지원한 건 아니지만, 중소기업 입사는 [명절] 때가 되면 [친척들의 수군거림]을 피할 수가 없다. 그로 인한 [평판] 능력치 하락을 무시하려고 해도 [연봉]의 차이 때문에 해피엔딩이라 하기 뭐하다. 창업을 생각 안한 것도 아니지만 돈이 없는 데 어쩌라고! [대출] 스킬로 창업할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그대로 [빚쟁이] 칭호를 얻게 되고… 아. 이대로 [이태백] 엔딩을 맞아야 하는 건가?

박근혜 칭호를 무력화시키는 거야! 칭호 말고 순수한 능력, 열정만으로 평가하도록 하는 거지! 좋아, 나의 비기인 [칭호초월시스템]을 가동하겠어! 칭호초월시스템을 가동하면 오로지 능력치만 보고 청춘이 되느냐 마느냐를 보겠지! 그리고 일단 기업이 채용을 하면 함부로 해고하지 못하도록 하자. 점진적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 혹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도록 하면 취업한 지 얼마 안 돼서 다시 [백수] 낙인이 찍히는 일은 없겠지. 또 한 가지, 배경이 21세기라는 건 이 게임도 글로벌 시대라는 뜻! [국외취업] 스킬을 적극 권장하는 거야. 스킬을 쓰는 데 필요한 능력치와 비용을 낮춰서 이 스킬을 더 많이 쓰도록 해야지. 청춘이 되려면 외국에 나갔다 오는 게 중요하지. 이런 것들이 잘만 되면 청춘도 꿈은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해 볼 수 있겠어.

문재인 어차피 누구나 [대기업 취업] 엔딩을 할 수는 없어. [아르바이트]로 스케줄을 채우거나 중소기업에서 일해도, [연봉] [평판] 능력치가 떨어지지 않게 만들어야지. [취업]을 했는데 [부모님의 한숨소리] 이벤트가 발동되면 안 되잖아! 그러니까 가장 먼저 [최저임금] 규칙을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의 50% 이상으로 수정하고, [비정규직] 직업을 절반 이하로 감축하는 게 좋겠어.
일자리가 부족한 건 [실노동시간 단축] 스킬과 [교대제]로 일자리를 나누는 걸로 해결할 수 있어. 여기에 공공부문 일자리 40만 개 확대, 중견기업 4000개 육성으로 일자리 숫자도 늘려야지! 마지막으로 청년 벤처 1만 개 양성, 재도전 시스템 구축과 같은 방법으로 [창업]스킬 발동 조건을 쉽게 만들면, 만족할만한 취업도 먼 얘기는 아니지. 그렇게 강한 남자, 청춘이 되는 거야.

그렇게 스케줄을 모두 끝내고, 이벤트에 대처하며 20대를 키워낸 박근혜, 문재인 모두 손에 땀을 쥐고 모니터를 지켜보고 있다. [연애] 모드에 돌입하던 때처럼 좋을 때도 있었고, [F학점] 아이템을 얻어 슬픈 일도 있었고, 때로는 끝없는 경쟁이 너무나 힘들어 게임을 종료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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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엔딩 한 번 보자며 문재인과 공동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은 어떤지 논의하던 안철수는 엔딩을 앞두고 게임을 꺼버렸다. 게임을 하다가 컴퓨터 안에 발견된 새로운 바이러스를 치료하러 간 것일까?)

오로지 [청춘]이라는 꿈을 목표로 키워왔는데, 어떻게 해야 20대를 [청춘]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만들 수 있는 걸까? 그리고 대선후보들이 키운 청년의 엔딩은 과연 어떨까? 이제 엔딩을 눈앞에 둔 시점. [엔딩을 보시겠습니까?]의 질문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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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목표이자 20대의 목표인 [청춘]이라는 엔딩이 나올지, [이태백] 혹은 [88만원 세대]와 같은 엔딩이 나올지는 알 수 없다.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청춘]으로 향해가는 올바른 방향이라고 믿으며, 일단은 세이브 버튼을 눌러놓자. 어떤 엔딩이 나올지는 앞으로 5년 간 컴퓨터 화면을 통해서 보는 게 아니라, 직접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