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에 비보가 잇따르고 있다. 18대 대선이 끝난 후 지금까지 불과 일주일 동안 3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세상을 떴다. 지난 21일 한진중공업에서 정리해고 된 후 복직했지만 다시 무기한 휴업상태로 내몰렸던 최모씨(34)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휴대폰에 “박근혜가 대통령되고 또 5년을…못하겠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후였다. 다음날엔 울산 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조간부 출신 이모씨(41)가 투신해 세상을 떠났다. 이씨는 2004년 크레인 고공농성을 벌이다 해고된 뒤 2006까지 노조활동을 했다. 하지만 이후 외상 후 스트레스와 우울증,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성탄절이었던 어제도 한 노동자가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용인외대 노조지부장 이모씨(46)가 한국외대 용인캠퍼스 어문학동 내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아내가 발견하여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2006년 말 학교 징계위원회로부터 교내 불법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임통보를 받은 후 생활고에 시달렸다. 2009년 대법원에 학교 재단을 상대로 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승소해 복직했지만, 소송 비용 등 2006년부터 쌓인 부채로 빚 독촉에 시달려왔다.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가족과 동료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쓰여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100% 대한민국’을 내세우며 국민 대통합을 약속했다. ‘민생, 약속, 대통합’ 이 세 가지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고 이야기해왔다. 박 당선인이 대통합을 말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동계부터 돌아봐야 한다. 세대갈등, 여야갈등, 지역갈등 등 다양한 갈등이 존재하지만, 그 중 이명박 정권과 노동계와의 대립은 한계점을 넘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직·간접적인 노동 탄압을 받은 노동자들은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한진중공업 노동자는 목숨을 걸고 크레인에 올랐고, 쌍용차 해고 노동자 사망자 수는 23명에 다다랐다. 영하 14도를 넘나드는 오늘도 노동자들은 목숨을 건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 송전탑에서는 최병승씨가 70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고 있고, 한상균 전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도 철탑에 오른 지 36일째를 맞이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서를 통해 “박근혜 당선인이 대통합을 말하려면 노동 현안 해결부터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합의 시작은 노동계에서 계속되고 있는 죽음의 연쇄 고리를 끊는 것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정권교체를 뛰어넘는 시대교체’를 외쳤다. 이명박 정권을 극복하여 진정한 시대교체를 이뤘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척도는 노동계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