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연예대상, 연기대상만 있나? 고함 어워드도 있다! 2012년 올 한해, 다사다난했다. 과거의 연장선인 나로호 발사 시도와 쌍용차 노조 이야기가 있었다. SNS의 위력을 보여줬던 채선당 사건, 소설가 공지영의 의자놀이 논란도 있다. 고함 기자들이 머리를 모아 뽑아본 고함 어워드! 그 영광스런 수상자는 누구일까?

 

ⓒ뉴스엔 김재철 MBC 사장

 

올해의 파괴지왕(破壞之王): 김재철 MBC 사장

올 한해동안 성실하게 MBC를 망치고 계신 김재철 사장님께 파괴지왕 타이틀을 수여한다. 2월, MBC의 직원들이 MBC 정상화와 김재철 사장 퇴임을 목표로 기약 없는 장기파업에 들어갔다. <무한도전>, <우리결혼했어요> 등 MBC의 간판 프로그램들이 연이어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 170일 만에 노조원들은 사장 퇴임에 희망을 걸고 업무복귀를 했지만, 김재철 사장 해임안은 부결되었다. 그리고 파업에 참여했던 직원들은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다. 스크린관에서 오상진, 김완태 등 MBC의 간판 아나운서들의 얼굴을 볼 수가 없다. 대신 우리는 양승은 아나운서의 모자를 컬렉션을 봤다. 뉴스데스크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뉴스에서 취재원을 설명하는 자막으로 실명을 표기하는 대신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단어를 썼다는 사실이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시트콤 <엄마는 뭐길래>와 8년 장수 예능 프로그램 <놀러와>가 시청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폐지되었다. 연출자와 출연자조차 폐지 소식을 몰랐다. 종영고지는 자막으로 했다.

공영방송 MBC가 망가지며 시청자의 권리는 우롱당하고 있다. 내년 3월이면 새로운 정부의 출범이다. 2013년 파괴지왕의 끝을 볼 수 있을지, 아니면 기어이 MBC가 끝이날지 두고 볼 일이다.

 

ⓒnew1 나로호

 

올해의 허상: 나로호 발사

“이번에는 되겠지” 했다. 그 다음에는 “설마 이번에도?” 싶었다. 그런데 “또” 란다.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 발사 이야기다. 기대만 심어주고, 성공할 듯 성공하지 못하는 나로호에게 올해의 허상을 수여한다.

나로호는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이다. 나로호의 1차 발사시도는 2009년이었다. 하지만 발사 7분 56초를 남기고 고압탱크 압력측정 소프트웨어의 결함으로 발사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2010년, 2차 발사때는 발사 2분 만에 내부 폭발하고 추락했다. 2012년 10월 26일, 나로호 3차 발사가 다시 예정되었다. 하지만 일부 결함 문제로 다시 11월로 연기되었다. 11월 29일 오후 4시, 두 번째 시도를 했지만 이번에는 2단 추력방향제어기 점검 과정에서 신호이상이 감지되어 발사 카운트다운은 또다시 멈췄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은 원인 파악과 해결을 위해 발사를 내년으로 미뤘다. 

올해의 나로호는 결국 허상으로 끝났지만, 2013년에는 힘차게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갔으면 한다. 설마, 내년에도..?

ⓒ한겨례

올해의 네버엔딩스토리상: 쌍용차 사태

‘그리워하면 언젠간 만나게 되는….’ 쌍용차 사태는 해피 엔딩을 맞을 수 있을까. 2009년 쌍용자동차 경영진이 2646명의 노동자를 정리해고하려 하자 이에 반발한 노동조합이 파업을 시작했다. 노조는 77일간의 평택공장에서 파업을 벌인 끝에 사측과 1년 내 해고자복직 등의 합의를 이끌어 냈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복직된 노동자는 없다. 정리해고의 고통으로 23명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그 가족들도 그 뒤를 좇았다. 직장을 잃은 가장은 매몰 찬 노동현실에 절망했고, 노조와 사용자의 노사협의는 유명무실해졌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한상균 전 노조지부장 등 노조원 3명은 해고된 노동자가 목숨을 끊는 것을 막기위해 30m 상공의 송전탑에 올랐다. 11월20일부터 벌써 40일이 넘었다. 매서운 추위 속에서 목숨을 걸었다.

기간제, 불법파견 등 고용불안 속에 사는 우리는 같은 노동자임에도 혹은 곧 노동자가 될 것임에도, 이들의 고통에 둔감하다. 사측은 판매량을 늘려 2014년에나 해고자를 복직시킬 수 있으니 조금만 참아달라고 부탁했다. 우리의 둔감함과 사측의 희망고문이 해고된 노동자를 벼랑 끝으로 모는건 아닐까. 우리의 무관심 속에서 쌍용차 사태는 네버엔딩스토리다.

ⓒ미디어스

올해의 문화권력상: 소설가 공지영

공지영 트위터가 다시 인기검색어에 올랐다. 의자놀이 논란 때문이다. 이는 공지영 작가가 쓴 르포르타주 <의자놀이>의 문장이 하종강 작가의 칼럼을 인용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밝히지 않았다는 데서 비롯됐다. 여론은 즉시 여러 갈래로 나뉘었다. “쌍용차 해고자에게 기부할 좋은 의도에서 쓰인 책이니 더 이상의 논란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쪽과 “명백한 표절이니 회수와 사과가 필요하다”는 방향 등으로 의견이 나뉘었다.

이에 공지영 작가는 하종강 작가를 겨냥해 ‘언제나 적은 우리 내부에 있다. 내면으로는 온갖 명예욕과 영웅심 그리고 시기심에 사로 잡혀 있는 그들은 남의 헌신을 믿지 않는다. 자신들이 진심인 적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헐!’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키웠다. 심지어 ‘인용문만 제 글로 대치했어요, 제 생각엔 제 글이 더 나은듯 쓩==33’이라고 트윗하기도 했다. 하종강 작가는 이어 트위터를 통해 ‘문화권력에 맞서 외로운 싸움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시 재반박했다. 이에 공지영 작가는 ‘문화권력이라니 감사하다’는 시상식용 멘트까지 준비하며 문화권력을 감내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따라서 고함20은 공지영 작가에게 2012년 문화권력상을 수여한다. 화무십일홍이라 하니 권력을 잡은 만큼 최선을 다해 누리시길.

ⓒ'주폭은 그만' 라벨

올해의 쎄굿뽜상: 주폭과의 전쟁, 교내음주금지법

2012년, 한국에서는 ‘주폭과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주폭(酒暴)이란, 만취상태에서 상습적으로 선량한 시민들에게 폭력과 협박을 가하는 사회적 위해범을 의미하는 신조어이다. 주폭과의 전쟁에서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조선일보이다. 조선일보는 <술에 너그러운 문화, 범죄 키우는 한국>이라는 이름의 주폭 기획시리즈를 진행하고 있다. ‘교내음주금지법’ 또한 비슷한 맥락에서 올 한해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9월 10일, 보건복지부는 내년 4월부터 대학교 캠퍼스 내 주류 판매와 음주를 금지한다는 조항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 개정안으로, 더 이상 캠퍼스 잔디밭에 모여 앉아 술을 나눠 먹는 ‘캠퍼스의 낭만’은 볼 수 없게 되었다. 한국사회는 술에 너그럽다? 더는 아닐지도 모른다.

ⓒ유코피아 뉴스, SBS뉴스화면 캡처

 

올해의 자작나무상: 채선당 임산부

 
“킁킁 어디서 타는 냄새 안나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자작’으로 의심되는 글에 달리는 댓글이다. 그런데 그 누구도 자작나무 타는 냄새를 맡지 못한 ‘자작’ 사건이 있다. 바로 채선당 임산부 폭행사건이다. 모든 국민을 감쪽같이 속인 채선당 임산부님께 올해의 자작나무상을 시상한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2012년 2월 17일 천안 불당동에 위치한 ‘채선당’에서, 한 임산부 손님과 종업원 사이에 실랑이가 있었다. 그리고 그 임산부 손님이 종업원으로부터 배를 걷어차였다는 글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렸다. 이것이 퍼지고 퍼져 채선당은 네티즌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았고, 언론 또한 사실여부 확인 없이 채선당을 탓하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결국, 채선당은 해당 지점에 폐업 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CCTV 확인 결과 종업원이 임산부의 배를 걷어찬 일은 없었고, 종업원과 임산부 모두에게 쌍방 과실의 책임이 있었다. 이 ‘자작’사건으로 인해, 채선당은 회복할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부산일보

 
올해 최고의 삼림욕장: ㅇㅇ옆 대나무 숲

SNS로 점철된 한 해였다. SNS가 대통령 선거 민심을 분석하지 못했다든가 오프라인 표심에 뒤졌다는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자. 2012년 하반기, 계정을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트위터의 장점을 활용한 ‘대나무 숲’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ㅇㅇ옆 대나무 숲’은 계정 ‘bamboo(대나무)’뒤에 계정의 비밀번호를 붙여 누구나 로그인해 사용할 수 있게 만든 공동 익명 계정이다. ‘임금님은 당나귀 귀’라는 동화에서 착안한 대나무 숲은 ‘을’인 이발사가 대나무 숲에서 ‘갑’인 임금님의 귀가 당나귀 귀라는 걸 외칠 수 있었던 것처럼 갑-을 관계에 놓인 피고용자가 자신이 일하는 업종에 대한 불만 사항을 마음껏 터놓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했다.

대표적인 트위터 대나무 숲 계정으로는 출판계 현실을 이야기하는 ‘출판사 옆 대나무 숲 계정 @bamboo97889’ 한국 영화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촬영장 옆 대나무 숲 계정 @bamboo2412365’, ‘국회 옆 대나무 숲 계정 @bamboo150701’ 등이 있다. 하고 싶은 말을 내질러 가슴이 뻥 뚫린다는 장점도 있지만 때로는 보안에 취약하여 사행성 광고가 쉽게 접근하거나 해당 직종에 대한 허위 기재나 속임수가 가능하다는 단점도 있다. 몇몇 대나무 숲 계정은 이미 누군가에 의해 지워지거나 해킹을 수차례 당해 복구가 불가능해지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ㅇㅇ옆 대나무 숲’을 올해 최고의 삼림욕장으로 선정한다. 부디 아마존 밀림처럼 아픈 한국 사회의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해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