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다가온 2012년 연말, 연기대상, 연예대상만 있나? 고함 어워드도 있다! 2012년 올 한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문화계. 총선과 대선정국 때문인지 문화부분에서도 정치부문과 구별이 되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정치와 겹치는 부분은 최대한 자제했다. 여의도 텔레토비에도 상 하나를 안겼어야 하는 건데 그러지 못해서 아쉽다. 전체적으로 좌절 속에서 긍정의 힘도 맛 볼 수 있던 2012년이었다. 




 


올해의 기상(氣像) : Lv.7 벌레


‘되는데요.’ 
몇 년 간 인터넷에서는 ‘우리는 안 될꺼야 아마.’, ‘그런 것 없다’, ‘그래도 안생겨요’처럼 부정적인 유행어가 인기를 끌었다. 좌절으로 가득찬 현실과 맞물려 저절로 공감을 자아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들도 긍정적인 기운을 필요로 했던 모양이다. 불가능이라고 생각했던 ’24인용 텐트 혼자 짓기’는 “되는데요.”라는 말과 함께 거대한 행사가 되었고 ‘Lv.7 벌레’라는 닉네임의 이광낙씨는 멋지고 여유있게 텐트를 쳤다. “되는데요”만큼 기상(氣像) 넘치는 유행어를 만들고 혼자 24인용 텐트를 치는 기상을 보여준 그는 이 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물론 그 이후 야매요리의 정다정 작가에게도 과한 기상(다른 말로는 깝침)을 과시하며 그도 한 달 천하로 끝나고 말았다. 갑자기 유명세를 얻은 일반인의 나쁜 예를 알려주는 사례이기도 했다.


올해의 망상(妄想) : 진생쿠키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애 젖 먹이면서 주방에 앉아 웰빙 진생쿠키를 만들었다고 구글에 올리면 전 세계에서 주문을 받을 수 있다.”라는 발언은 많은 논란을 낳았다. 폐업하는 인터넷 쇼핑몰이 수 백에 이르는 현재,  젖먹이 애가 있는 상황에서는 베이킹은 커녕 밥 짓기도 어렵다는 현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망상’이라는 상의 이름처럼 자기 전 침대에 누워 공상이나 해볼 수준이지 공식석상에서 할 말은 아니다. 출산, 보육, 실업 문제에 대한 현실적 이해가 전혀 없는 발언이라는 점에서 ‘망상’을 수상할 자격이 충분하다.




올해의 명언상 : 퍼거슨 옹의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


퍼거슨이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엄밀히 따지면 작년이다. 맨유 소속 선수인 웨인 루니가 한 트위터리안과 논쟁을 벌인 것에 대해 이야기 하며 나온 말이다. 하지만 2012년에는 이 사례에 꼭 들어맞는 사례들이 너무나 많았고 그에 비례하여 이 명언을 사용하는 빈도도 늘었다. 티아라, 아이유를 필두로 Lv.7벌레, 공지영, 배슬기 등은 이 명언을 몸소 증명했다. 




올해의 유행어 : 어서 와, 000는 처음이지?



소위 ‘진리랩’이라고 불리는 유노윤호&H유진의 랩배틀에 상을 주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워낙에 오래 된 플짤인데다가 약간 마이너(?)한 경향도 있어 전폭적 인기를 얻은 ‘어서 와’에 유행어 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이 글을 쓰기 전에는 ‘어서 와’가 어떤 맥락인지도 몰랐다. ‘어서 와, 000는 처음이지?’는 포스트 ‘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지만 나갈때는 아니란다’였던 것이다. 이승철의 멍한 눈빛과 묘한 각도를 이용해 동성애의 뉘앙스를 풍기는 동영상을 만드는 것이 유행이었다. 그 중 기자가 최고로 꼽는 동영상은 ‘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올해의 상상 그 이상 : 종편 4사 



종합편성채널의 보도가 모신문사인 조중동매의 보수적 논조를 따를 것이라는 우려에 일부는 ‘까 보기 전엔 모르는 것’이라고 섣부른 추측을 자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선 정국에 상당한 수의 정치 프로그램을 편성하면서 이들의 정치색을 적극적으로 드려내는 역할을 했다. 박근혜 당선인의 무지함과 부족한 언변을 객관적으로 드러냈던 3차 대선후보 토론회 후에도 80%의 패널이 박근혜 승을 들어주는 우스운 상황을 연출했다.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쌓아야 하는 시점에서 조중동의 교묘함도 없이 노골적으로 편파적인 종편 4사의 대선방송은 ‘명불허전’, ‘상상 그 이상’이었다. 




올해의 인생무상 : 티아라
 


상의 이름을 인생무상으로 할 지 중상(重傷)으로 할 지 쪼~끔 고민했다. 그리고 이 상을 티아라에게 줄 지 아이유에게 줄 지는 쪼~끔 더 고민했다. 하지만 아이유의 스캔들은 개인적 사생활로 인정하자는 여론이 형성된 반면 티아라의 경우 ‘왕따’라는 사회적 문제와 결부되어 더 이상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의지의 차이!’라는 트윗으로 시작해 잘못된 소속사의 대처와 네티즌들의 추측이 결합해 막장의 길을 걷게 되었다. 오세훈의 나비효과에 버금가는 의지의 나비효과는 결국 은정과 소연을 드라마에서 하차하게 만들었다.  ‘트위터는 인생의 낭비’라는 퍼거스옹의 명언에 딱 들어맞는 사례. 잘 나가다가도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에 대해 제대로 알려주는 사건이다. 


올해의 비상(飛上) : 싸이


올 한해 이 남자보다 높이 날아오른 사람이 있을까. 아마 올 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대박난 사람이 아닐까 싶다. 유투브의 최고 조회수를 돌파하여 10억 뷰를 넘은 강남스타일의 인기는 아직도 사그라 들지 않고 있다. B급 감성, 영원히 동네 오빠로 남을 줄 알았던 싸이가 전 세계적인 스타가 되는 날이 올 줄이야. 그의 인생 스토리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그의 비상을 보는 우리도 신기함과 즐거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의 인생은 ‘그가 반전 있는 남자’라고 과시했듯 진짜 ‘반전’이 있었고, 팍팍한 삶 속에서 모두에게 희망을 줬던 것도 같다. 트렌드를 따르면서도 반전있는 그의 스타일은 완벽하게 기획된 기존의 K-pop에도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다. 



올해의 신상 : 솔로대첩


그래도 안생겨요(GRD AKSY)는 얼마나 많은 솔로들을 좌절하게 했는가. 커플 권하는 사회에서 솔로들은 연말이면 ‘크리스마스 이브엔 뭐해?’라는 질문에 ‘집에서 귤이나 까먹는다’는 답변을 하지 않기 위해 뭐라도 할 각오를 보인다. 그 결과물이 솔로대첩이다. 8000명이 참가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해 와 기대를 모았지만, 행사장소인 여의도공원과의 마찰과 강추위 등으로 여성과 남성의 비율이 1:9에 육박하는 참사를 낳았다. 솔로대첩이 아니라 난자에 돌진하는 정자 체험이라는 개드립이 나올 정도. 하지만 대구나 광주처럼 잘 진행된 사례도 있고, 각 사이트 별로 진화한 솔로대첩을 추진하고 있어 솔로들을 위한 대규모 소개팅 붐은 쉽게 사그라들 것 같지 않다. 대규모 소개팅이라는 새로운 유행을 낳은 솔로대첩에 올해의 ‘신상’ 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