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행일치’는 사회 지도자가 갖춰야할 대표적인 덕목으로 꼽힌다. 선거 철 달콤한 공약들을 남발하다가도,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입을 싹 씻어버리는 정치인은 구태 정치의 표본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정치인들에 신물을 느낀 유권자들은 오랜 시간 ‘언행일치 하는 지도자‘를 바라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언행일치하는 원칙주의자’ 이미지는 대통령 선거를 승리로 이끈 주요 원인이다. 그 바람대로, 박 당선인은 대통령인수위원회에서 공약들을 수정함이 없이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언행일치’의 태도는 위태해 보인다. 그 공약들을 이행하는 방식에 현실 가능성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복지 공약이다. 박 당선인은 증세를 하지 않고 복지 정책을 실천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복지 공약에 필요한 재정을 충당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박 당선인이 발표한 복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증세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공약에 수정은 없다’는 의견을 분명히 하고 있다. 지난 18일, 박 당선인은 “지금 와서 안 된다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는 말로 강하게 반대의사를 밝혔다. 증세없이도 공약을 이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언행일치의 덕목은 그 말(言)이 ‘맞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공약 이행 방안은 다시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복지 공약을 지키기 위해선 반대로 증세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 번 검토하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하다. 공약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에 복지 정책에 반대하는 보수주의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복지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길 바라는 이들도 분명 존재한다. 공약을 이행할 수 있는 방안을 현실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채 그대로 추진했을 때, 복지 공약이 좌초하고 마는 모습을 유권자들은 원치 않을 것이다. 공약 이행방안에 대한 검토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은 채,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인다면 박 당선인의 언행일치는 오히려 불통의 이미지를 강화시킬 것이다.


사회의 리더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언행일치의 덕목은 주요기준이 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언행일치를 밀어붙이는 것도 옳지 않다. 자신이 한 약속에 결함이 있다면, 그 오류 가능성을 인정하고 그것을 고쳐나가려는 유연한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결국 유권자가 원하는 것은 과오가 있더라도, 그 과오를 인정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리더의 진정성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