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이 좋아요를 누르셨습니다.’ 최근 페이스북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글귀다. ‘친구사이에서만 가능했던 좋아요가 기업이나 단체 혹은 모르는 누군가에게도 좋아요를 보낼 수 있게 되면서 페이스북은 좋아요로 넘치기 시작했다. 여기에 나의 페이스북 친구가 누른 좋아요나 작성한 댓글을 볼 수 있게 되면서 타인의 관심사, 타인의 생각 등 타인의 사생활이 내 담벼락으로, 내 생활로 넘어오기 시작했다. 처음 페이스북은 친구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활동으로 시작됐다. 이제 페이스북은 나의 친구뿐 아니라 내가 전혀 모르는 누군가의 사생활까지 공유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렇게 사생활이 드러나는 유형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타인에 의한 사생활 공유다. 주로 폭로성의 성격을 띤다. 누군가의 잘못을 폭로하기 위해 쓰인 글이 많은 좋아요를 받곤 한다. 모두가 그 잘못에 분개하기 때문이다. 한 예로 남자친구로부터 명품백을 뜯어낸여자의 글의 캡처본이 10,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은 일이 있었다. 댓글은 온통 여자와 남자를 비난하는 글로 가득 찼다. 그 글은 10,000개 이상의 파급효과를 냈다. ‘좋아요를 누른 사람뿐 아니라 그 사람의 페이스북 친구들까지 그 글을 봤기 때문이다.



위 글은 지극히 사적인 글이다. 잘못했고 아니고를 떠나서 분명히 사적인 일이다. 그러나 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으면서, 몇 백 개의 댓글을 받으면서, 그 사람의 행동은 모두가 아는 일이 된다. 모두에게 비난을 받아야만 하는 일이 된다. 평범했던 누군가의 사생활이 갑자기 공인의 사생활처럼 남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시작한다.


첫 번째가 타인에 의한 사생활 공유라면 두 번째는 스스로가 사생활의 공유를 원하는 경우다. 여기에는 두 유형이 있다. 첫 번째는 좋아요를 의도하고 글을 쓰는 경우다. 특정집단에게 많은 좋아요를 받기 위해 그 집단의 입맛에 맞게 글을 쓴다. 커뮤니티 등에서 많이 이야기 됐던 개념녀, 이른바 여자마초 등이 그렇다. 두 번째는 보여주기용 글이다. 어디를 갔다 왔고 무엇을 먹었고 등등 과시용으로 쓰는 글이다. 위와 같은 글들은 내가 누군지를 끊임없이 확인받기 위해 나의 사생활을 소비시킨다

 위의 유형들은 페이스북 이전에도 많이 있었다. 그러나 싸이월드와 달리 페이스북은 완벽히 타인인 사람에게도 공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훨씬 더 매력적으로 사용자를 끌어들인다. 또한 네이트판과 달리 나의 글이 받은 수많은 좋아요공감을 내 친구들에게 과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사생활이 공유되는 위 두 유형 모두 좋아요로 가능해진다.



여기에 더해 는 자신의 페이스북 친구의 취향, 생각 까지도 공유하게 된다. 위의 글들은 나와 친구를 맺은 누군가가 좋아요를 누르거나 혹은 댓글을 달기 때문에 나에게 보인다. 이 과정을 통해 나는 그 친구의 취향, 신념 혹은 개그코드까지 속속들이 알 수밖에 없다. 때로는 어떤 성인동영상을 보는지와 같은 보고 싶지 않은 취향까지 알게 된다. 나는 보고 싶지 않은 그의 은밀한 사생활까지 강제로 공유해야만 한다.

페이스북에서 이렇듯 사생활 공유가 잘 되는 것은모두 ‘좋아요’덕분이다. 지금의 좋아요의 시작은 페이스북이 공유기능을 좋아요기능에 통합시킴으로써, 페이스북을 인터넷의 정보가 모두 집합되는 허브로 만들기 위해 시작됐다. 그럼으로써 일상을 공유하는 사소한 공간이 아닌, 온갖 잡다한 이야기가 섞인, 사생활 공간도, 포털사이트도 아닌 애매한 곳이 되어버렸다. 이곳에선 남의 잘못을 비난하거나 또는 내 일상을 자랑하는 것과 같은 사소한 이야기도 소재거리로 만든다. 그 소재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반응한다. 이렇게 나를 떠들게 만듦으로써 그들을 떠들게 만든다. 그리고 이것은 나를 더 떠들게 만들고, 반응하게 한다. 그렇게 나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은 남들을 더 떠들게 만들 자원이 된다. 이 자원을 밑거름으로 페이스북은 온갖 글과 반응들로 넘쳐난다, 이것이 페이스북의 운영방식이고 SNS의 운영방식이다.



페이스북 이전의 SNS, 싸이월드에서는 누군가의 홈피를 방문해야만 그 사람의 일상을 볼 수 있었다. 페이스북에서 또는 페이스북과 연동된 어떤 사이트에서든 나는 손대지 않고 다른 사람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 사생활 공유의 속도는 더 빨라졌고, 훨씬 많은 곳에서 가능해졌다.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많이 말한다. 다음형태의 SNS는 지금의 페이스북보다 더 많은, 더 자질구레한 정보를 훨씬 빠르게 끌어올 것이다. 그리고 더 간편하게 공유시킬 것이다. 그 많은 정보 속에서, 더 촘촘해진 소셜 네트워크 속에서 누구든 떠들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클릭 한 번, 댓글 한 줄. 그 어떤 방식으로든 점점 더 많이 말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어떤 것이건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