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이코노미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가 지난 5일 제과점·음식점 등 16개 업종을 중소기업적합업종(이하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오는 3월 1일부터 실제로 적용될 예정이다. 어떤 업종이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그 업종에 속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체는 사실상 신규 진입과 사업 확장이 금지된다. 당장 이번 안에서도 대기업에 대한 여러 가지 규제안들이 실행된다. 프랜차이즈 제과점은 동네 빵집에서 걸어서 500m 이내에 새로 점포를 열 수 없고, 전년 말 점포 수의 2% 내에서만 점포를 새로 낼 수 있게 된다. 대기업 계열의 외식업체와 중견기업 이상의 프랜차이즈 외식업체에게도 새로운 브랜드의 매장 개설 금지, 인수합병을 통한 사업 확장 금지 등의 규제가 적용된다. 동반위가 이처럼 중기적합업종을 지정한 이유는 소상공인 및 영세 자영업자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골목상권에게 회생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이다.

동반위의 중기적합업종 지정은 ‘권고사항’이기에 법적인 강제성은 없으나, 사실상 정부가 뒤에 있기 때문에 규제 대상이 되는 업체들로서는 이를 결코 무시할 수 없다. 벌써부터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동반위의 결정에 강력하게 반대하며 행정소송도 불사할 것”이라며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통해 추가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놀부·새마을식당·원할머니보쌈 등, 중기적합업종 지정으로 인한 규제를 받게 된 중견 외식업체들의 반발도 거세다. 조그만 가게에서부터 시작해 중견기업으로까지 성장시켜 놓았는데, 이제 와서 정부가 발 벗고 나서 계속적인 성장을 가로막는다는 것이다. 한편 “프랜차이즈 업주들도 따지고 보면 영세업자들인데 왜 프랜차이즈 업주들만 역차별을 당해야 하느냐”라는 의견도 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로 인해 수많은 자영업자들이 운영하는 독립 영세업체들의 매출이 줄어든 건 분명한 사실이다. 신규 자영업자들 중에는 최소한 ‘망하지 않기 위해’ 프랜차이즈를 통한 가게 입점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지난 5년 간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폐업률은 25%로, 일반 자영업 폐업률 84.3%보다 훨씬 낮다. 자연히 프랜차이즈로 신규 자영업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다. 이것은 곧 프랜차이즈가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폐업을 면하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 없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등록해야 하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업주들에게 부과하는 온갖 의무들을 감수하고서라도 말이다. 프랜차이즈의 영향력을 줄이고 골목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도, 프랜차이즈에 대한 어느 정도의 규제는 필요하다.

동반위의 이번 중기적합업종 지정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위치에서 경쟁력을 펼칠 기회를 주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물론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되었다고 해서 그 업종 하의 중소업체들이 반드시 살아난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통해 영세업체들의 여건이 다소 좋아지긴 하겠지만, 골목상권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결국 이들 업체들의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동네 빵집 및 식당에 비해 더 많은 손님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그만큼 고객을 만족시킬 만한 요소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 및 4대 광역시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프랜차이즈에 대한 소비자 인식 및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79.4%가 ‘프랜차이즈 점포가 일반 업체의 점포보다 더 낫다’고 답변했다.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영세업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표준화된 생산관리 및 품질강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보다 더 믿고 소비할 만한 업체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프랜차이즈와의 경쟁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서는 골목상권이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제품의 품질과 서비스 수준을 강화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해 손님들이 제 발로 찾아올 수 있는 가게로 만들어야 한다. 골목상권이 이처럼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이후 프랜차이즈 업체들과도 건전한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될 것이다. 

골목상권 상인들이 원하는 대로 보호막을 쳐 주었다. 이 보호막의 지속기간은 3년이다. 3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긴 시간도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 안주하고 혁신을 미룬다면, 동반위의 중기적합업종 지정은 ‘말짱 도루묵’이 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