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6살. 나 세뱃돈 받아도 될까?” 설이 다가오면 대학생들이 자주 방문하는 커뮤니티에 항상 비슷한 고민이 올라온다. 공짜로 주는 돈을 누가 진심으로 사양하고 싶을까. 다만 ‘학생이니까 아직 받아도 괜찮다.’ 따위의 답변을 기대하며 타인을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려는 행동일 것이다. 주위 눈치 안 보고 마음대로 연애도 할 수 있고, 남자라면 군대도 갈 수 있는 20대. 하지만 여전히 세뱃돈은 초등학생, 중학생 조카들과 같이 받아야만 하는 현실이 어딘가 야속하다. 경제적 자립이 안 되는 이상 20살이 아니라 30살이 되어도 여전히 ‘애들’ 취급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학생 신분은 어른이 되는 길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마저도 취업난 때문에 대학생신분을 벗어나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대학 5학년’으로 불리는 졸업연기생은 날로 증가추세에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해 7월 조사한 결과 서울시내 15개 대학에서 졸업생 대 졸업연기생 비율이 평균 40%를 넘어갔다. 2명이 졸업하면 1명은 9학기를 등록함으로써 ‘5학년’의 삶을 선택한다. 
대학생이라고 해서 경제적 자립이 불가능하진 않다. 외국의 대학생들은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부모로부터 독립해 사는 길을 선택한다. 타워팰리스보다 비싼 고시원에 거주해야 하는 한국의 대학생들에겐 꿈같은 이야기다. 대학생주거권네트워크의 조사에 따르면 서울 대학가 원룸의 평당 임대료는 10만9000원으로 타워팰리스의 평당 임대료 11만8000원과 맞먹었다. 고시원의 경우 오히려 타워팰리스에 비해 평당 임대료가 2만원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기에 400만원을 넘나드는 등록금을 장학금으로 어떻게든 보충한들 집세는 결국 부모님께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다.
대학생이면 시간도 많으니까 아르바이트를 해서 자립하고 싶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시급 4870원을 받으며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학교와 동시에 아르바이트를 하면 매달 고작 30, 40만원 내외의 돈을 손에 쥐기 마련이다. 등록금은 장학금으로 채우고 부모님과 한 지붕 아래 살아야 이제 겨우 ‘용돈’이 될 금액을 손에 쥔다. 물론 편의점과 카페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한다고 한들 취업에는 전혀 도움이 되진 않는다. 어른이 되기 위해 취업준비를 포기할 것이냐, 취업준비를 위해 어른이 되기를 포기할 것이냐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대부분은 후자를 선택한다. 
젊은 세대의 나약한 근성을 탓하는 기성세대가 많다. ‘헬리콥터맘’이니 ‘대학학부모회’같은 표현을 사용해서 지금 청년세대를 우회적으로 비판한다. 하지만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 없이 자신의 신념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도 어른이 되고 싶지만 대학생의 삶은 팍팍하고 일자리를 찾기조차 쉽지 않다. 언제쯤 우리는 사회에서 어른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