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이 나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14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실제 투표율은 75.8%로, 표본조사 투표율 75.6%에 비해 0.2%p 차이가 났다. 연령대별 투표율은 50대 82.0%, 60세 이상 80.9%로 가장 높았고, 이어서 40대 75.6%, 30대 70.0%, 20대 68.5% 순이었다. 선관위가 18대 대선 유권자 4046만 여 명의 약 10%인 400만 여 명을 표본 추출해 조사한 결과다.


연령대별 투표율 변화를 좀 더 살펴보면, 17대 대선과 비교할 때 50대 투표율은 76.6%에서, 60세 이상은 76.3%에서 각각 5.%p 가량 상승하였다. 20대 전반은 51.1%에서 71.1%로, 20대 후반은 42.9%에서 65.7%로, 30대 전반은 51.3%에서 67.7%로, 30대 후반은 58.5%에서 72.3% 등 2030세대의 투표율이 모두 13.8%p~22.8%p로 높게 상승한 것을 볼 수 있다.


이 결과는 선거 당일 발표된 출구조사와 상당히 다르다. 선거 당일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가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50대 투표율은 89.9%, 90%에 육박하는 수치를 보였다. 그러나 선관위 발표에 따르면 그보다 7%p 이상 낮다. 숫자로 환산하면 대략 283만 표 차이다. 일각에서는 이 차이를 두고 “의도했던 의혹이 사실”이라며 부정 선거 음모론의 퍼즐을 끼워맞출 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발표의 상이함에서 우려해야 하는 것은 표수가 아니다.


심리학에는 첫인상 효과(초두효과, primary effect)라는 용어가 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첫 인상이 두 번째 인상보다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예컨대 한 사람을 설명할 때 “자상하고, 똑똑하고, 독선적이다”라고 말할 때와 반대로 “독선적이고, 똑똑하고, 자상하다”고 말할 때 사람에 관한 반응이 정반대로 나타난다. 이와 유사한 언어학 용어로 첫 언급효과(first-mention effect)가 있다. 언어 정보에 대한 표상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먼저 제시된 정보를 중심으로 표상의 기초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먼저 언급된 정보는 추후에 제시된 정보에 비해 주의를 유도하며 접근 가능성이 높아지는, 일종의 초두(初頭)효과를 가지는 셈이다.


이 효과들을 언급하는 이유는, 대선에 있어서도 언론의 영향력이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50대가 강력하게 응집하여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이끌었다”거나 “20대의 투표율이 꾸준히 저조하다” 등의 대선 전후 분석에 의해 이미 국민들의 인식이 자리 잡혀 있는 상태다. 그러나 실제 50대 투표율은 예상된 수치보다 낮았다. 또, 2030세대의 투표율은 17대 대선에 비해 대폭 상승했다. 전체 투표율이 75.8%를 기록한 데에는 상대적으로 중, 장년층보다 청년층의 투표율 상승이 기여한 부분이 더 크다는 말이 된다.


즉, 언론이 가장 처음 보도했던 대로 50대의 ‘무시무시함’은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았다. 또한, 언론이 최초에 보도했던 만큼 2030 세대가 박근혜를 뽑지 않은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성 언론의 프레임은 여전히 20대와 50대의 대결구도를 중심으로 짜여 있고, 이것이 진보와 보수의 대립각으로 종종 비화되는 현상이 초두효과에 의해 각인될 여지가 충분하다.


선관위의 투표율 결과 발표와 함께 대중의 편향된 인식이 조금이라도 유연하게 변화하기 위해서는 역시 언론의 보도 또한 대선 직후에 버금가는 지면으로 다루어져야 할 것이다. 대선 직후 각인된 정보가 대중에게는 강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선 결과에 대한 엉뚱한 편견, 특히 ‘엄한’ 세대론은 언론에 의해 재생산되지 않기를, 이번 주 발표될 선관위의 ‘대통령 선거 투표율 분석’ 발표 이후 언론의 보도를 조심스럽게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