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가 어제(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위를 20점 넘는 차로 따돌린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김연아의 우승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롱엣지(wrong edge) 판정으로 감점을 받으며 기대만큼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심판진들이 김연아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논란이 일었다. 실수를 연발한 아사다 마오, 카롤리나 코스트너에겐 오히려 가산점을 주었기 때문이다. 심판진의 불공평한 판정은 김연아를 응원하는 팬들에겐 큰 걱정거리다. 김연아가 비록 불리한 판정을 딛고 연이어 우승을 차지해 왔지만, 판정으로 인해 언제 결과가 뒤집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비단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언론들에서 심판의 불합리한 판단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팬들은 공정하게 점수가 매겨지고 승패가 갈리길 바란다. 그것은 스포츠를 이루는 중요한 기준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스포츠에서 공정성은 빼놓을 수 없는, 그리고 절대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 스포츠에서 연이어 나타나고 있는 논란은 공정성에 대한 팬들의 기대를 무너뜨리고 있다. 
승부조작 논란이 대표적이다. 지난 12일 강동희 전 동부 프로미 감독이 구속되었다. 브로커에게 돈을 받고 의도적으로 승부조작을 한 혐의다. 강 감독은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결정된 지난 2010-11 한국프로농구(KBL) 시즌 막판, 주전 선수 제외 등의 방법으로 의도적으로 경기에서 패배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었기에 경기의 중요성은 떨어졌지만, 그래도 경기는 경기다. 어떤 경기에서 행해졌든 간에 승부조작은 경기를 즐기기 위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기 위해 찾아온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그러나 한국 프로스포츠는 이미 승부조작에 큰 상처를 받았다. 농구뿐 아니라 축구, 배구, 야구 등 소위 ‘4대 프로스포츠’에서 승부조작 스캔들이 적어도 한 번 이상 터졌다. 그때마다 팬들은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며 승부조작에 참여한 선수와 코칭스태프, 이러한 상황이 되도록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한 협회를 맹비난했다.   
편파판정 논란도 빼놓을 수 없다. 판정 논란은 이전부터 여러 스포츠에서 광범위하게, 꾸준히 제기되었던 문제다. 하지만 특정 연맹, 특정 국가 등에 의해 이루어지는 조직적인 편파판정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본격적으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한국은 여러 차례 편파판정의 희생양이 되어 왔다. 상술한 김연아 사례뿐만 아니라 축구, 핸드볼 등 다른 스포츠에서도 편파판정 논란이 있었다. 지난 2011년 있었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전 수원 삼성vs알 사드 전에서, 중동 심판과 AFC 측의 편파판정은 수원 삼성을 탈락으로 몰아넣었다. 경기 후 벌어진 난투극에서는 수원 선수들에게만 중징계를 물리며 정점을 찍었다. 한국 남자핸드볼 대표팀도 지난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중동 출신 심판들의 노골적인 편파판정으로 인해 억울하게 메달을 따지 못했다. 이 대회 전까지 남자핸드볼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5연패를 달성하고 있었다. 두 사건 모두 팬들의 극심한 항의가 있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는 스포츠에 이미 각본이 짜여 있다면 더 이상 스포츠로서의 의미가 없다. 팬들은 더 이상 돈과 시간을 들여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이유가 없다. 결과가 뻔히 보이는 경기는 곧 외면받기 십상이다. 그리고 이는 장기적으로도 스포츠 전체에 큰 손실이다. 스포츠는 팬들이 지켜보고 응원하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다. 팬들의 응원은 공정한 스포츠 위에서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으며, 그러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승부조작과 편파판정처럼 스포츠 전체를 무너뜨리고, 팬들을 우롱하는 행위는 근절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