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들은 불법현수막과의 지루한 전쟁에서 연전연패한다. 각 구청의 수거노력에도 역부족이다. 일부 지자체는 포상금제도를 활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과연 지자체들은 불법현수막과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에 의하면 광고물을 설치·유지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구청장에게 광고물 기재를 허가받아야 한다. 허가된 광고물도 지정된 장소에만 광고물을 게재할 수 있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의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채 게재된 모든 옥외광고물은 모두 불법이다.

불법현수막은 무분별하게 게재되기 때문에 시민의 불편을 야기하고 도시의 미관을 해친다. 이에 서울시의 구청과 주민센터는 불법광고물 수거에 열을 올린다. 하지만 문제는 구청과 주민센터 직원들만으로는 대량으로 제작·게재되는 불법광고물을 감당하기 벅차다는 것이다.

ⓒ 뉴시스

서울시 주민센터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박상재(가명, 34) 씨는 “하루 종일 밖에서 불법현수막을 수거하더라도 다음날이면 새로운 현수막이 보란 듯이 걸린다. 직원들이 다른 업무를 모두 제쳐두고 현수막을 수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감당할 수가 없다”며 자치단체의 내부 직원들만으로 불법현수막을 수거하기에는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자치단체의 인력만으로는 불법현수막을 관리·수거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 많은 자치단체가 불법광고물 수거보상제를 시행하고 있다. 일반 시민이 불법현수막을 수거해오면 규격에 따라 보상을 해주는 제도다. 부천시는 지난해 원미구에서 ‘불법 광고물 시민 수거 보상제’를 시범적으로 운행한 결과, 만족스러운 성과를 얻었다며 올해 3월부터 보상제를 부천시 내에 3개 구로 확대 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부산시도 지난해 동래구를 시범 운행한 뒤 올해부터는 부산 내 전 지역구로 확대해서 시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수거보상제를 모든 자치구로 확대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무엇보다 예산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부 자치단체에서는 수거보상제를 실시할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  수거보상제가 시행되지 않고있는 서울시 한 구청의 도시디자인과 관계자는 “(불법광고물) 수거보상제는 자치단체의 재량이다. 우리 지역구는 수거보상제 계획이 없다. 우리 자치구는 예산이 넉넉하지 못해 시행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자치단체에서 예산을 확보해 수거보상제를 시행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 부천시와 부산시는 확보된 예산에만 맞추어 불법현수막수거에 대한 보상을 진행한다. 부천시는 1인당 1일 3만 원 월 30만 원의 한도가 정해져 있고, 부산시는 일주일에 10만 원의 상한 금액이 정해져 있다. 서울의 각 구청이 시행하는 불법광고물 수거보상제 또한 상한 금액이 정해져 있다. 때문에 시민들은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한도까지만 불법광고물을 거둬가고 이외의 광고물은 여전히 방치된다.

일부 자치단체만 수거보상제를 시행할 경우 ‘풍선 효과’가 발생할 염려가 있다. 예산이 확보된 지역에서만 불법현수막을 대대적으로 거둬가 정비하기 때문에, 예산이 확보되지 못한 지역은 더 불법현수막에 취약해진다. 광고주들은 수거보상제를 시행하는 지역을 피해 이런 ‘취약지역’에만 불법현수막을 게재할 수 있다.

물론 수거보상제 이외에도 불법현수막을 정비하기 위한 다른 방안도 고려되고는 있다. 불법현수막 게재 집중 지역에 CCTV 설치, 상습적으로 게재하는 자에게 대한 과태료 누적 부과, 사법경찰 등과의 협력을 통해 대대적인 정비 등이 그것이다. 불법현수막을 담당하는 서울시 공무디자인팀 관계자는 불법현수막 정비를 위해 전문 용역업체를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위의 방법들이 불법광고물을 관리하는 실질적인 방안이 될 수 있는지에는 회의적이다. 예산확보와 ‘풍선효과’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하고 불법현수막 게재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지 않냐는 질문에 
서울시 관계자는 “우리도 (불법광고물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세워졌으면 좋겠다. 근본적인 해결책이란 불법광고물을 게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인데, 그런 방법을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