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소외계층에게 교육을 담당했던 야학들이 위기에 처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야학지원 예산을 일원화 하면서 예산이 부족해지자 한 야학이 3년 이상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도록 정책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정부지원 이외에 기댈곳이 없는 야학은 문을 닫는 선택을 한다. 2009년 전국적으로 206개에 달했던 야학은 지난해 163개로 줄어들었다. 불과 3년 사이 20%의 야학이 사라졌다. 

야학이 사라지고 있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가 내놓은 ‘2012년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고등교육 취학률이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유지했다. 1970년에 30.5%에 불과하던 취학률은 90년대 이후 초.중.고의 취학율 모두 90% 이상이 되면서 거의 완전 취학 상태에 도달해있다.

이처럼 높은 취학률에서도 여전히 제도교육에서 소외된 ‘교육소외계층’은 존재한다. 여러 가지 개인적인 이유로 교육의 기회를 놓친 이들이 ‘배움의 대한 열망’을 가지고 검정고시 학원, 한글교실, 시민단체의 교육프로그램 등을 찾아간다. 하지만 학교에 대한 향수와 단편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아닌 학교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찾아 가는 곳이 야간학교이다.

야학 수업환경 제공: 참빛야학

 

1호선 석계역 근처에 위치한 참빛야학은 1976년에 광운대 학생들의 동아리로 시작해 38년 동안 만학도들의 배움의 등불을 밝혀주고 있다. 50명에 달하는 학생들은 두반으로 나뉘어 수준별 학습을 하면서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검정고시 과목 이외에도 한글반, 한문반, 영어반도 별도로 운영 중이다. 또한, 소풍과 참빛제, 일일호프 등의 학교행사를 열면서 공부만을 배우는 ‘학원’이 아닌 ‘학교’의 역할을 하고 있다.

한때 청소년반이 따로 운영될 정도로 청소년 학생들도 많았지만 지금은 과거 경제적, 사회적 이유때문에 제때 학교에 가지 못한 장년층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배움의 대한 ‘한’을 풀기 위해서 낮에는 직장에서 일을 하고 밤에는 야학을 찾아와 배움에 대한 ‘꿈’을 이루고 있다. 

 
이명박 정권 때 바뀐 정책, 3년이 지나면 지원금 받지 못해
 

만학도들의 배움의 등불이 꺼질 위기에 처한 이유는 재정난 때문이다.

참빛야학은 정부에서 받던 지원금을 지난 해부터 받지 못하고 있다. 과거에는 여러 관련 기관에 신청을 하여 지원금을 받았지만 지난 이명박 정부부터 모든 관련기관에서 주는 지원금을 평생교육사업으로 일원화하였다.

각 국가기관에서 산발적으로 이뤄지던 지원사업이 일원화되면서 여러 관련 국가기관마다 신청을 해야되는 수고는 덜었지만 책정된 예산이 신청액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되면서 적은 금액을 모든 기관에 나눠주기보다는 한 기관이 3년 이상 받지 못하도록 하였다.

참빛야학은 지난 3 년간 지원금을 받으면서 운영을 할 수 있었지만 더 이상 지원대상이 되지 못했고, 유일한 자금줄이 사라지면서 휴교의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다.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았지만 모든 관련사업이 일원화 되는 바람에 더 이상 지원금을 받을 곳이 없어졌다.

또한, 서울시에서 야학과 같은 미인가 교육시설 운영비 지원을 위해 실사를 매년 실시하지만 실제 지원으로 이어진 적은 거의 없었다. 참빛야학은 노원구 소유의 건물 3층을 무상으로 임대를 하여 임대비를 내지 않아도 되기에 그나마 버티고는 있지만 임대비도 마련하지 못하는 야학들은 문을 닫고 있다.

전국 야학 협의회의 자료에 따르면 2009년 206개에 달했던 야학은 지난해 163개로 줄었다.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의지를 볼 수 있는 게시판 제공: 참빛야학

 

참빛야학은 한해 공과금을 포함한 순수 유지비로만 600만 원이 필요하고 행사비와 교재비를 포함하면 1000만 원 가량이 한해의 운영비로 쓰여진다.

지금은 사비로 지탱하고 있지만 1년 예산 1,000만원 감당할 길이 없어

지원금이 끊긴 지난해에는 수업을 제외하고는 소풍과 참빛제 등의 모든 행사를 열지 못했다. 얼마전 노원구청 평생지원과에 지원금 165만 원을 신청하였지만 받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태이다. 

 야학운영을 총괄하고 있는 김호준씨는 “지난 해에만 내 사비 500만원을 야학에 썼지만 지금은 그럴 경제적 여유가 없다.”며 “학생들의 배움의 의지가 강하고 야학에 애정이 큰 교사들이 휴교만은 막자며 사비를 각출하여 운영하기로 결정하였지만 외부 지원금 없이 임시방편으로 얼마나 야학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라고 말했다.

야학은 사회 저변에서 나이에 제한된 공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교육소외계층이 마지막으로 찾는 교육공간이다. 아직도 야학을 찾아오는 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야학이 재정적 이유로 문을 닫게 되면서 이들은 공부할 공간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