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언론을 향한 쓴소리, 언론유감!
수많은 언론들에서 날이면 날마다 다뤄지고 있는 20대, 청년, 대학생 관련 기사들. 20대를 주목하고 다그치고 때로는 힐난하는 기사들이 왜 이렇게 많은 것일까요? 20대에 대한 왜곡된 시선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20대를 요리하는 키보드 위의 손끝들을 20대의 손으로 처단합니다! 매주 20대, 청년, 대학생 키워드로 보도된 기사들 중 어떤 기사가 좋고 어떤 기사가 나쁜지 알아보는 ‘언론유감’ 연재입니다.


WORST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내가 당신이라면 멘토를 찾을 것… 그들에게 가서 딱 7분만 들어라” (조선닷컴)

“만일 내가 당신이라면 멘토를 찾겠습니다. 당신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을 찾고 만나려고 노력하겠어요. 내가 만나려고 했지만 만나주지 않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기꺼이 만나서 얘기해 주는 사람도 많았어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겁니다. 그들의 삶이 얼마나 기구하고 힘들었는지 그들이 그런 상황에서 무엇을 했는지 알게 되면서 배울 겁니다. 저는 멘토가 어마어마하게 많아요. 그냥 그들에게 가서 딱 7분만이라도 들으세요. 나는 당신이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멘토 김미경의 힐링 신드롬이 종장을 향해 가는 상황에서도 조선일보는 여전히 ‘힐링팔이’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기사에서 힐링-멘토링 담론에 대한 반성이나 재조명의 시도는 찾을 수 없다. 조선일보는 전후 맥락에 관한 기술도 없이 바튼 회장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해 인생에서 성공했다며 멘토로서 자격이 충분하다고 치켜세운다.

바튼 회장이 청년들에게 전달한 ‘인생 조언’이란 것은 가당치도 않다. 청년들이 “엄청 큰 야망”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맞추려고 하지 말”며, “멘토를 찾”는 일을 하라고 주문한다. 이 세 가지만 지킨다면 젊은이들의 인생이 ‘성공’하리라고 말한다. 이런 뜬구름 잡는 소리로 청년들에게 희망고문을 하는 것이 멘토가 해주는 ‘인생 조언’이라고 말하는 조선일보에 박수를 보내는 의미에서 Worst로 선정한다.

ⓒ 한국일보

NOT BAD

힐링은 답이 아니다 (한국일보)

물론 힘들고 외로운 사람들에게 당장 위로와 도움이 필요하다. 그러나 진정한 치유를 위해서라도 제대로 된 진단과 처방이 절실하다. 우선 ‘힐링’을 공공화해야겠다. 정부가 할 힐링이란, 다름 아닌 복지 공약을 지키는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치유에 대한 자세를 점검해야겠다. 무엇을 위한, 어디로 가기 위한 치유인지를 물어야겠고, 개인적이고 자족적인 위로가 아니라, 진짜 자아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행동을 해야겠다.

한국일보의 칼럼에서 주목할 점은 힐링과 멘토링 담론을 20대의 입장에서 읽어내는 시선이다. 한국일보는 칼럼을 통해 지금의 힐링과 멘토링이 가지고 있는 지혜와 그로 인한 위로를 인정하면서도, 그 효과는 각자의 내적인 힘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힐링과 멘토링 담론은 근본적으로 이유와 방향을 제시해주지 않기 때문에, 진정 연민과 눈물이 필요한 이들과 멀어졌다고 기술한 부분은 현실 문제를 탁월하게 읽어낸 듯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필자가 내놓은 ‘진정한 치유’의 방법이다. 필자는 “힐링을 공공화해야 한다”며 정부가 복지정책을 지키고, 대중은 치유의 자세를 점검하라고 주문한다. 그러나 이처럼 단순하고 일반적이며 추상적인 답은 필자가 힐링-멘토링 담론에서 비판한 이유와 다르지 않다. 근본적인 이유와 방향성도 제시해주지 않는다. 현실의 문제는 잘 집어냈음에도 해결방안에서는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어서 Not Bad로 선정한다. 

BEST

‘김미경식 힐링’은 끝났다.(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3301427391&code=960100

자기계발 문화는 자아에 편집증적으로 집착한다. 상처받은 개인에게 위로를 건네는 말이든, 정글 같은 세상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말이든 자기계발 담론에서는 모든 문제해결의 중심에 개인을 둔다. 개인간의 연대나 구조적 모순에 대한 비판을 찾아보기가 어렵다는 것은 자기계발서나 자기계발 강연의 공통된 특징이다. 

서동진 교수는 “‘자신을 찾아라’ ‘개성을 발휘하라’ 같은 말에 저항하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자기계발 문화가 개인을 집단으로서의 노동자로 보는 게 아니라 자기 능력에 따라 보상을 받는 노동자로 보는 신자유주의 시스템에서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런 문화에서 개인은 실패를 자신의 탓으로 돌려버린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김미경으로 대표되는 힐링과 멘토링 담론에서 신자유주의를 읽어낸다. 신자유주의로 인한 개인의 불안과 좌절이 신자유주의 입각한 ‘힐링’이라는 문화산업의 동력이 되고 있다고 서술한 부분은 힐링-멘토링 담론에 독특한 시각을 탁월하게 기술한다.

경향신문이 힐링 담론의 문제점을 설명한 부분도 흥미롭다. 경향신문은 기사에서 힐링 담론이 근본적으로 모든 문제의 해결을 개인에게 집중하면서 문제의 원인과 책임도 전적으로 개인에게만 돌린다고 말한다. 편집증적으로 개인에게만 집착하는 힐링 담론은 사회 구조의 문제나 연대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는 하지 않는 한계를 지닌다고 비판한다.

경향신문은 위와 같은 문제 제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힐링과 멘토링 담론이 신자유주의로 인한 개인의 불안과 고통 속에서 기생하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는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사는 그 ‘방향성’으로 사회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과 더 넓은 연대를 해나가는 것을 제시한다. 힐링과 멘토링 담론을 흥미로운 시각으로 해석하고, 그 방향성 까지도 명료하게 제시한 경향신문의 기사를 BEST로 선정한다.

ⓒ 마켓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