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사립대 학생들의 디자인이 구설에 올랐다. 사건의 발단은 학생이 SNS에 올린 한 디자인이었다. 디자인의 배경은 일본의 전범기를 연상케 하는 욱일모양이었고 학생들은 중앙에서 나치의 거수경례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해당 작품이 올라오자 곧바로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어떻게 지성인이라는 대학생이 기본적인 역사의식도 없이 디자인을 제작하느냐는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해당 대학의 교수진까지 나서서 역사 인식 교육을 약속했지만, 논란이 쉽게 사그러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서양을 통틀어 가장 끔찍한 범죄집단의 상징을 별다른 죄의식 없이 썼다는 점에서 이 학생들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학생들의 해명대로 ‘몰랐다’면 역사의식의 심각한 부재이고 ‘고의’였다면 역사의식의 심각한 왜곡이다. 그러나 비난의 대상이 단순히 학생들로 초점이 맞춰지는 상황은 잘못되었다. 그들의 행위는 단순한 잘못이지만 그런 행위를 유발하는 역사교육시스템은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번 디자인 논란부터 시작해서 ‘일베’논란, 등 젊은 층의 총체적인 역사의식 부재가 사회표면에 나타나고 있다. 역사교육을 방치해온 부작용이 한둘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역사의식을 얻기보다 역사지식을 채우는 현 정책은 잘못되었다. 역사교육은 학생들이 올바른 역사적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역사의식을 심어주는 데 집중해야 한다. 게다가 그 최소한의 역사지식 교육조차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2013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사회탐구영역 응시인원을 보면 국사는 43,918명으로 341,931명의 응시인원중에 고작 12% 정도를 차지한다. 그나마 많이 본다는 근현대사가 158,269명으로 약 46%를 차지한다. ‘국·영·수’에 ‘올인’하는 현 수능제도를 생각하면 역사를 배우는 학생 자체도 그리 많지 않은 셈이다.

분명한 것은 올바른 역사의식은 수준 높은 역사교육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교육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제2, 제3의 ‘전범기, 나치경례 디자인’이 우리사회에 또다시 등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