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ensive(방대하고) 내용이 너무 방대한 원서책, 책만 무거워질 뿐! 

 

충남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서영(가명)씨는 H사의 일반물리학 원서를 구입했다. 3Kg에 육박하는 책을 1학기 내내 들고 다녔지만 수업시간에는 책의 반절도 사용하지 않았다. “책도 커가지고 숄더백에 넣고 다닐 수가 없었어요. 항상 큰 등산용 백팩을 매고 다녔는데 이렇게 반절도 배우지 않을 책이라면 차라리 2권으로 나누어진 번역본을 살 껄 그랬어요.” 그녀는 원서가 내용이 너무 방대해 들고 다니기엔 다소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Expensive(비싼) 비싼 책값, 책 물려받을 수라도 있게 개정판은 자주 나오지 않았으면……

 

김재희(가명, 화학공학과 2학년)씨는 지난 겨울방학에 기숙사에 남아 근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번 방학에는 집에 내려가 부모님 일을 도와 드리려 했지만 이번 학기에 들어갈 돈을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택했다. 1학년 때는 주로 교양을 들어 교재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았지만 2학년부터는 4,5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원서책들을 사야하기 때문이다. “원서가격도 부담스러운데 책마다 (上),(下)로 나누어진 번역본 책 2권씩 더 사야해요. 작년보다 30만원은 넉넉하게 필요하더라고요.” 원서 가격 자체도 비싼데 번역본 구입의 부담까지 안게 된 재희씨는 스스로 돈을 마련하고 있다.
그녀는 작년에 선배들이 사용한 책을 받으려고도 했지만 2,3년마다 나오는 개정판이 이번 해에 걸렸다며 새로 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정판이라고 해서 이전 판과 큰 변화가 없지만 학생들은 교수님이 교재로 사용하시는 최신판을 살 수 밖에 없다. 개정판교재가 출판사의 상술 이거나 출판사와 저자와의 담합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현재 이에 따른 마땅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다. 
Effectless(비효율적인) 전공책은 라면 받침대로 사용합니다.

 

김제훈(가명, 경영학과)씨는 “책값은 아끼지 마라”라는 부모님의 말씀에 따라 제본의 유혹을 물리치고 3만원이 넘는 책을 구입했다. 하지만 곧 바로 책을 괜히 샀다는 후회감이 밀려왔다고 말한다. “정작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는 책보다 PPT를 사용하며 강의를 하셨어요. 시험문제들도 교수님께서 따로 올려주신 자료에서 나왔고요. 결국 3만 원짜리 전공책은 라면받침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자신은 책을 구입했지만 이 수업을 듣는 후배들에게는 책을 사지 말라고 말할거라는 제훈씨. 그가 부모님 말씀에 따라 책을 구입한 것을 마냥 잘 샀다고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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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교수님은 원서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국내 대학들이 글로벌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계속해서 교내 영어강의를 늘리는 이상 교재로 원서 사용은 불가피하다고 연세대학교 A교수는 말했다. 그리고 전공에 따라 다르지만 원서에 대한 정확한 번역이 된 책과 외국 전공 서적을 대안할 국내서적 또한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현실에 합리적인 대안책으로는 교수들이 강의록(Lecture Note)을 만드는 것입니다. 원서책을 주교재 보단 부교재로 삼아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빌려 참고할 수 있도록 하고 수업의 교재는 강의록으로 대체하는 것이죠. 또한 교수들이 스스로 전공과목에 대한 책을 집필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학생들에게 보급하는 방법도 제시할 수 있습니다.” A교수는 더 나아가 교과부 같은 정부기관에서 기본적인 과목에 대한 교육교재를 만들도록 투자를 해야 한다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대학교 근처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강경환(47)씨는 “비싼 등록금과 식비, 교통비 등으로 힘든 대학생들의 주머니 속 사정이 책값까지 더해져 더욱 더 빠듯해진 것 같다. 취업준비와 학점관리를 미뤄두고 돈벌이로 내몰리는 대학생들 보면 맘이 아프다. 하루빨리 구체적인 대안들을 현실화 시켜 돈 없으면 공부 못하는 세상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걱정 어린 투로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