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폐업 강행에 보건의료대학생들이 목소리 내다
 


보건의료학생연대 ‘매듭’,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의 학생위원회 ‘길벗’과 ‘늘픔약사회’가 경남도청에 의해 강제 휴업 된 진주의료원의 복구를 촉구하는 시위를 지난 7일 대학로에서 벌였다. 진주의료원의 폐업 반대를 하기 위해 보건의료 학생들이 거리에 나와 반대 운동을 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매듭’을 비롯한 세 단체는 진주의료원 사태의 본질을 ‘공공의료의 방향을 결정하는 문제’라며 “국민이 힘을 모아 진주의료원의 폐업사태를 막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매듭, 길벗 그리고 늘픔약사회가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해 반대하고 공공의료 확충에 대한 시위를 4월 7일 대학로에서 진행했다.

경남도는 지난 3일부터 진주의료원을 폐업의 전 단계로 내달 2일까지 한 달 동안 휴업에 들어간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의료원 환자들과 의료원 노동조합을 비롯한 사회 각 단체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던 공공의료확대와 배치되는 것이어서 그 파장은 더욱 크다. 
“진주의료원 사태는 공공의료 죽이기“

“진주의료원 폐업결정은 한국의 공공의료 현실을 외면하는 행위이며 그나마 남아있는 공공의료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습니다.”

보건의료학생연대 ‘매듭’의 대표 강희서(21, 아주대 의과대)씨가 말문을 열었다. 강 대표는 진주의료원의 적자는 저소득층에게 공공의료를 제공하는 당연한 복지비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진주의료원은 공공의료시설이기 때문에 수익성이 떨어지더라도 서민에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라며 “이 과정에서 발생한 ‘건강한’ 손실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당연합니다.”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적자를 줄이라는 말은 공공병원의 역할을 포기하라는 말”이라며 “공공병원 적자에 대한 비난은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안전망의 역할, 국가보건 정책의 선도적 실행자로서의 공공병원의 역할에 대해서 간과한 채 수익만을 강조하는 잣대를 들이밀어서 생기는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공공병원은 취약계층을 위해 의료비를 싸게 책정하기 때문에 적자가 불가피하다. 전국 34곳의 지방의료원 등 39개 공공병원 가운데 2011년 당기순이익을 낸 곳은 7곳뿐이다. 의료 수익만 따져 이익을 낸 곳은 김천의료원 하나였다. 

의무관 근무 중인 조 모씨(28)도 진주의료원의 폐업결정은 한국의 공공의료 현실을 외면하는 행위이며 앞으로 공공의료 정책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공병원이 적정진료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려면 최소 30% 이상의 시장점유율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한국의 공공병상은 OECD 평균인 70%보다 훨씬 낮은 10%밖에 되지 않아, 오히려 공공의료시설이 확충되어야 합니다” 라고 말했다. 

미국의 민영화된 의료보험 문제점을 꼬집는 영화 <식코>(2007)의 한 장면. 약지 접합수술에 만 이천달러의 큰 돈이 필요해 아무나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공공병상 점유율은 2005년 13.6%에서 2011년 10.4%로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영화 ‘식코’로 잘 알려진 심각한 공공의료 상태를 가진 미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입원환자 좆아 내는 것은 윤리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일”

민중과 함께하는 한의계 진료모임 길벗의 학생위원회 대표 박주연(23) 씨는 환자가 남아있는 병원을 멈추려는 행위는 무책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상남도는 휴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진주의료원의 200여 명 입원환자를 무리하게 전원 혹은 퇴원시켰고 현재 39명의 환자만이 병원에 남아있습니다. 남은 환자들은 민간병원을 이용할 금전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입니다.”

경남도가 진주의료원 휴.폐업을 발표한 가운데, 7일 오후 현재 39명의 환자들이 입원해 있다.ⓒ 오마이뉴스 윤성효


박 대표는 “인공호흡기를 달고 투병하는 환자와 의료진마저 무리하게 내몰면서까지 병원 문을 닫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남은 39명의 환자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의료원은 매년 20만 명이 이용하고 있으며 그 중 대다수는 저소득층 환자다. 저소득층 노인 무료 인공관절 수술, 홀몸노인 무료 방문 진료, 장애인 전문 치과나 산부인과 운영,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운영, 지역사회 보건교육 및 의료지원 등 민간병원이 잘 하지 않는 공공의료사업을 진행해 왔다. 현재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뒤 그 역할을 대체할 지역의 다른 의료기관은 준비되어있지 않다.  
쉽게 풀리지 않는 갈등

한편 경남도는 오는 12일 도의회에서 진주의료원 법인 해산을 명시한 조례 개정안 심의를 다룰 예정이다. 

이에 맞서 민주통합당은 지방의료원을 폐업할 때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방의료원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고 있다. 

진주의료원 노조는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경남도의회 앞에서 의료원 폐업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